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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수도권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全區間을 휘리릭 돌다

by 강가딩 2010. 11. 26.

 

북한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도봉산과 북한산을 에둘러 걷는 북한산 둘레길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다녀올 생각으로,

사전에 예약해야 통과할 수 있는 '우이령길'을 우선 예약하려 했으나 주말에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해서 금요일에 하루 휴가를 내고 이틀간 全구간을 휘리릭 돌아보았다.

 

느긋하게 즐기면서 걸었음에도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소요 시간보다는 훨씬 적게 걸렸으며,

북한산 둘레길이라기보다는 북한산을 밀고 올라간 마을들, 어귀를 도는 마실길에 가까웠다.

 

산길도 아니고, 마을길도 아니고 별다른 특색을 찾기 힘든,

그래서 정체불명의 길이라고 이름붙여도 좋을 그런 길이었다.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을까?

계절을 핑계대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적지 않은 실망감이 밀려왔다.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또한 많은 사람이 꼭 가봐라고 추천하지만,

나는,

굳이 꼭 가보고 싶다면,

마지못해 맛은 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다.

매년 늦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신라의 달밤 도보'처럼,

도보꾼이라면 대화에 동참하기 위해 한번은 갔다와야 할 필수코스로 알려져 있지만,

두번은 손사래를 치는 그런 길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상당부분 시멘트 포장길이고,

산길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밀려드는 탓에 마른 흙길은 먼지가 풀풀 나고......

 

그래도 2천만명이 몰려 사는 서울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지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절대 부정할 수 없다.

오히려 고개를 크게 크게 끄덕일 것이다...

 

그래도 길만큼은,

사람 손이 덜 타 옛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그런 길을 걷고 싶다 

 

▲ 코스: http://ecotour.knps.or.kr/dulegil/index.asp

- 첫날: 효자길 구간~충의길 구간~우이령길 구간~소나무숲길 구간~순례길 구간~흰구름길/23.8km, 12시간

- 둘째날: 솔샘길 구간~명상길구간~평창마을길 구간~옛성길구간~구름정원길 구간~마실길 구간~내시묘역길 구간/21km, 10시간 30분

▲ 걷기 거리/시간: 첫날: 8시간 25.6km, 둘째날: 6시간 50분, 19.8km

▲ 언제, 누구와: 2010년 11월 19~20일(금, 토), 가연님과 둘이서

 

 

 

 

첫날 아침 대전에서 6시 40분발 KTX룰 타고, 서울역에서 704번을 타고 9시가 조금 지나 효자마을 파출소에 내렸다....

순례길 표지판을 효자길 구간의 들머리를 찾아간다는 것이 내시묘역구간에 있는 '북한산 탐방센터'를 찾아갔다.

 

공원 입구를 들어서자, 오늘 길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이 밀려왔다...적어도 이 때까지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 효자길 구간 국사당을 지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부터 알아보고 걷는 것이 순서일듯

 

 

 둘레길 거리표

이 표시를 제외하고,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은 정말 너무 너무도 많이 붙어 있는데,

내가 어느 구간에 들어섰는지 모를 때가 많고,

그 구간에서 얼마만큼 왔는지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만히 붙여놓은 표지판 중 열에 하나만이라도 기록해 주면 좋을텐데

예를 들어, 효자길 구간, 사기막골 방향, 2.5km 지점....

 

 

 역시, 충의길 구간에 들어섰는지 모르고 들어섰다.

이 길은 완전 도로 옆길을 쭉~~~~ 걸었다. 영덕 블루로드 3구간의 마지막 6~7km 구간처럼

그래도 중간에 만난 눈길을 끄는 것, 이름은 모르지만 옛 건물의 담벼락, 대광농원의 나무 조각 작품....

 

우이령길로 들어섰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 생태계 보전이 우수한 지역인 것 분명하지만,

40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 개방되었다는 점을 빼고 나면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임도길 수준보다 나은 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계족산 황토길이 역시 명품길이다

 

우이령길

 

멀리 오봉을 끼고 걸었다

 

우이령길(소귀고개) 너머 있는 대전차 장애물 설치 구간에서 인증샷 한방

 

내려가는 길, 가을이 아직 남아 있었다

 

 

우이령길 입구로 내려간다...

 

입구 근처에는 '추억이 머무른 곳'이란 이름의 레스토랑 몇 곳이 눈길을 끈다

그 중 한 곳으로 들어가 청국장을 먹었다. 막걸리 한잔 겻들여

가격대비 반찬도 꽤 괜찮았다

여주인 曰, '조용한 방도 있는데요'...ㅋㅋㅋㅋㅋ

 

점심을 먹고, 소나무숲길로 들어섰다

 

 

그나마 금요일이어서 부쩍거림이 적었다

 

솔밭 근린공원

 

순례길 구간, 올초 북한산 둘레길 13개 구간 개통 전에 맛보기로 먼저 개통된 이 길,

한번 왔다 갔었다.

그 때는 언제 또 올까라는 생각에 순례길 구간에 있는 애국지사 묘소들을 모두 돌아보았다...

그 때 돌아보지 않았다면 오늘,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걷기 바빠서

 

'북한산둘레길 중 유일하게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북한산(북한산, 도봉산)의 경관과 서울도심, 수락산 등을 구름 위에서 조망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흰구름 구간과,

그 흰구름을 보기 위해 전망데크로 올라가는 길

 

 바로 이 조망이다.....개스 때문에 희미하지만 

 

솔샘길 구간: 정릉초, 아파트와 바로 붙은 뒷산길이다

 

 

이번에는 아파트 사이로 내려와 도로를 걸었다....

 

바로 여기까지,

서서히 어둠이 내려 무리하지 않고 오늘은 여기서 종료하기로 했다..

 

걷기하면서 KTX 타고 다니는 사치를 부리는 것은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대전역에서 새벽 5시 57분발 무궁화를 타고 서울역에서 162번 버스로 갈아타 어제 종료했던 정릉주차장에 도착했다

지금껏 그냥 알지 못하고 불렀던 정릉,

오늘서야 정릉이 이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것을 알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오늘 출발은 '명상길'부터이다

 

길이 말라 먼지가 풀풀 나고, 사람이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낙엽이 잘게 다 부셔졌다

 

 이 푸석푸석한 산길을 내려오니 평창마을길이다....

상류층, 특히 작가와 예술인들이 주로 거주한다는 곳, 그래서인지 발은 불평을 지르지만 눈은 즐겁다

오늘 걸었던 길은 이처럼 뒷산에 올랐다 마을로 내려와 도로를 걷다가 다시 뒷산에 오르고 또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연화정사에 들리니 마침 벽화를 보수하고 있었다

 

 

연화정사에 본 서울의 모습

 

평창마을 길에는 TV에 등장하는 멋진 집도 있고

 

갤러리도 있고,

마침 명(?) 사진관에서는 MBC 수목 드라마가 촬영차가 와서 준비중이었다

 

마을을 통과하여 걷다보니 여기 저기 이런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북한산 국립공원 직원들이 직접 나와 조용히 해줄 것을 지도하고 있었다

 

또다시 산길로 올라섰다.....사자능성에서 바라본 북한산 모습

 

다시 마을로 내려왔다, 도로를 걷다 보니,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지 헷갈린다.

차가 옆에서 씽씽 달리는데 접지 않고 들고 있는 스틱이 어딘지 어색하다

 

옛성길 구간의 탕춘대성으로 또 올랐다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북한산

 

북한산 둘레길에는 이런 나무 계단길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줄지어 몰려드는 사람들의 발부리에 치여 산길이 다 망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마을 가까이 내려온 산길에는 군데군데 아직 가을이 남아 있었다.

 

다시 마을로 내려왔고,

구름정원길 구간 입구에 북한산 국립공원 직원들이 나와 '쉿 지팡이'를 들고 조용히 지나가줄 것을  지도하고 있었다

 

구름정원길 구간으로 들어섰다

 

잘은 모르겠으나 은평 뉴타운인듯,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를 통과한다.

진관사 입구 1.9Km 지점에서 허기가 져 도저히 걷기가 힘들었다

아침 출발 지점에서 간단한 멸치국수 한그릇먹고,

중간에 찹살떡 3개와 방울토마토로 점심을 대신했는데....

아무래도 부족한 듯....

지금껏 걸으면서 이런 허기를 느낀 적은 첨이다

하긴 그동안은 1시간 가고 마셨으니 그럴수밖에...

 

 가방을 뒤져 초콜릿과 밤을 허기를 메우고 다시 출발

마실길 구간은 이 구간을 통과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

 

내시묘역구간의 여기소터,

여기도 집에 와서 정리하다 '내시묘역 구간'인 줄 알았다

만일 여겨기가 묘시내역 구간인줄 알았으면,

바로 여기를 조금 지나 만난 포장마차에서 오뎅과 순대로 배를 채우진 않았을테니까....

마지막 구간인 내시묘역구간을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

잘 알지도 모르고 허무하게....

 

 

저 언덕을 넘으니 어제 출발했던 북한산 탐방센터였다...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배가 차서 너무 억울해, 파전 한 장에 막걸리 한잔으로 간단히 뒷풀이를 하고.....

704번을 타고 서울역으로 오니 대전가는 무궁화 좌석이 없다,...

부득불 용산역으로....서대전에 도착하니 9시 40분

그렇게 1박 2일 북한산둘레길 돌아보기는 막을 내렸다

 

북한산 둘레길과 GPS로 찍은 실제 걸은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