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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수도권 둘레길

역사가 흐르는 여강길을 걷다

by 강가딩 2011. 2. 27.

 

여강(남한강) 따라 걷는 역사문화 체험길 여강길을 다녀왔다.

인류의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었고,

말없이 흐르는 물길에는 역사가 함께 흐른다.

강따라 걷기를 유독 좋아하는 도보꾼이 적지 않은데,

강이 주는 포근함과 아름다운 정경 못지않게 강에는 그 지방의 역사와 문화가 함께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강은 강원, 충청, 영남지방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과거보러 한양가는 길손들이 지나가는 길목이었고,

오늘 걷지는 못했지만, 

오전 도보 종료지점인 흥원창에서 오후 도보시작점인 도리마을회관으로 버스 타고 나오면서 만난  점동면 삼합리(三合里)는,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남한강, 섬강, 청미천이 만나 세 물머리를 이루는 곳,

지금의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가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산에 가면 3개 道가 만나는 삼도봉이 있듯이,

여강길은 삼도천이었던 것이다.

 

천지는 끝없고 인생은 유한하니(天地無涯生有涯)

호연히 돌아갈 마음 어디로 갈 것인가(浩然歸志欲何之)

여강 굽이 굽이 산은 그림처럼 아름다워(廬江一曲山如畵)

절반은 단청같고 절반은 시와 같구나(半似丹靑半似詩)

고려말 대학자였던 목은 이색선생님께서 자신의 고향인 여주를 끼고 도는 아름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틀림이 없었다

참으로 예뻣다

4대강 사업으로 그 아름다움이 손상되어 눈길을 주고 싶지 않는 곳만 제외한다면....

여강길은 1코스 옛나루터길, 2코스 세물머리길, 3코스 바위늪구비길 세코스로 이루어져 있고 총 55㎞다  

오늘 우리는 오전에 3코스 바위늪구비길(강천마을회관~흥원창),

오후에는 1코스 옛나루터길(도리마을회관~우만리 나루터)을 걸었다

 

▲ 코스:

   - 3구간(오전) 바위늪구비길: 강천마을회관~흥원창

   - 1구간(오후) 옛나루터길: 도리마을회관~우만리 나루터

▲ 산행 시간: 16.6Km, 약 5시간 35분

▲ 언제, 누구와: 2011년 2월 20일(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

 

 

 

 

오늘 도보 시작점, 강천마을회관(강천매운탕)

아름다운 여강길 대신에 4대강 사업현장이 우리를 반긴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

.

.

잠시 몸을 풀고 출발한다

 

여강길 카페지기님과의 통화로 길을 안내 받아, 취수탑이 있는 곳 까지 마을을 지나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강길 걷기가 시작된다

 

논두렁길이 끝나자 산길로 접어든다. 해돋이산길이다.

나무 숲 옆으로 얼핏 보이는 길, 강을 끼고 나즈막하게 만들어진 벼랑길이다

 

마지막 후미에 같이 걸은 다슬기님, 지금껏 걸었던 길 중에서 가장 멋진 길이다고 들뜬 말을 한다

강을 보면서 사람 손길이 타지 않는 숲길을 걷는다는 것은 도보꾼이라면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여강이 가까이 다가온다

 

 뽑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된 무우밭,

올 해 너무 추워서였을까? 아니면 어떤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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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의 유혹에 모두들 길을 잘못든지도 모르고....

여강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후회하지 않았다.

길은 만들어 걸으면 되기에

 

 

여강이 빛난다

이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면,

이런 길을 총총걸음으로 걷는다면 그는 걷기를 즐길 자격이 없다

 

강을 따라 걷는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강따라 걷기이다

 

새들의 보금자리에 인간들이 침범했나 보다....

 

바위가 길을 가로막는다. 길을 만든다

걷고 나면 이 길이 기억에 더 남는다

 

바로 이 바위이다

 

 그 바위 너머로 멋진 길이 열린다

 

성격 급한 도반님이 강을 건넌다...흥원창을 바로 가로 질러버린다

올 여름 비단강길 걷기에서는 중간 중간 강을 가로질러 건너는 일이 많을텐데 미리 시범을 보여준 셈이다

 

아직 겨울이다...

얼마나 차가웠을꼬

 

 

그래도 얼어 있는 강변을 걷는 이들의 마음은 기쁨이다...

 

섬강교를 지나면 원주 땅이다

 

섬강에서 바라본 오전에 걸은 길(우측 강변길)

 

 

시골식으로 먹기로 한 도리마을회관에서 전화가 온다. 언제쯤 오냐고

그 말을 들으니 배가 고파진다.

흥원창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오전 도보 종료지점, 흥원창

저 강 건너편으로 걸어 왔었다

 

여강길카페지기님 소개로 도리마을회관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소박하지만 시골맛이 느껴진다

 

오후 길은 역으로, 도리마을회관에서 우만리 나루터로 향한다

마을을 벗어나면, 아홉사리 길을 만난다

 

아홉사리길, 마치 국수 면발처럼 아홉 고개가 얽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경상도나 충청도 사람들이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길이라고 한다

아홉사리에는 민초들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정말 국수 사리와 같이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진다

 


 

아홉사리 길을 지나 흔암리 나루터에 이른다

여주 장으로 가려던 사람들, 등하굣길의 학생들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또 이어지는 숲길

난 참 좋은데, 일부 행님들이 힘들어 한다

 

남한강 대교 아래로 건넌다

 

우만리 나루터가 보인다

 

 

지금은 불어난 물에 사라져 버린 우만리 나루터

설명판에는 땔감을 구하러 강천으로 가는 사람들과,

장호원장과 여주장을 이용하는 원주 주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나루터라고 되어 있다

 300년 된 느티나무만이 빈 나루터를 지키고 있다

 

우만리들 뒤로 하고 오늘 도보의 마지막을 향해....

 

도보 종료지점, 우만리 우만수퍼

우리를 싣고 갈 버스 뒤로 우만 수퍼가 보인다.

수퍼에서 여행자 여권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여강길 개념도와,

 

 오늘 우리가 걸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