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금강 소나무 숲길 3구간, 금강송 군락지를 찾아가는 길

by 강가딩 2013. 7. 9.


보부상들이 울진 앞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과 소금 등을 지게에 이고,

봉화·안동 등 내륙지역까지 나르던 옛 길,

금강 소나무 숲길을 다녀왔다 

 


울진은 등허리를 긁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만큼 가기 힘든 이 곳을 이틀 일정으로 찾았다. 

 

첫날 걸은 길은 3구간, 금강송 군락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하늘로 쭉쭉 뻗은 금강송에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정작 3구간의 꽃인 미인송은 보지 못하고 왔다....

 

왜, 무엇때문에....

참 궁금했다.


그리고 금강소나무 숲길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

 

▲ 코스: 금강소나무 숲길 3구간,  소광 2리 금강송 팬션~저진터재~너삼밭재~화전민터~금강소나무 군락지 초소~오백년 소나무~원점회귀

▲ 거리/시간: 약 16.3km, 약 7시간

▲ 언제 누구랑: 2013년 7월 6일(토),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과

 




500살 먹은 일명 못생긴 금강 소나무 할아버지

 

못생겨서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해 장수할 수 있었다는,

 

잘나고 똑똑한 친구들은 미리 미리 승진하고 나가는 바람에,

변두리에서 퀘퀘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양반이 결국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그 아이러니처럼.....

 

정작 꼭 보고 싶었던

520살 미인송은 보지 못했다

왜....

 

 금강 소나무 숲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200~300년 된 소나무 약 8만여 그루가 살고 있는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며,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서식하는 생태자원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오늘 걷는 3구간 초입은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다.

소광천입구까지 1구간과 겹치기 때문이었다.

1구간은 개통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걸었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은 산림청 지정 제 1호 숲길이며,

1구간(두천1리~소광2리) 13.5km, 3구간(소광2리~5백년소나무 순환) 16.3km에 이어

최근 2-1구간(소광2리~광회리) 12km가 시범 운영중에 있다.

 

3구간은 두개의 재를 넘는다

 

첫번째는 저진터재이다

 

 

두번째 재는 너삼밭재다

 

 

다래가 주렁주렁 달렸다

 

금강 소나무 뿐 아니라

일본잎갈나무(낙엽송) 군락도 여기저기 분포되어 있다

 

 

 

금강소나무 숲길 심볼

 

금강소나무 숲길은 청정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

하루 탐방인원을 제한한다.

 

또한, 환경을 보전하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점심은 주민들이 준비한 식사를 하게 되어 있다. 

 

무공해 식단에 주민들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생각 이상으로 반찬가지 수도 많고 맛도 뛰어나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6천원)

 

주민들이 숲해설사로 참여하고,

전통주막과 민박을 공동운영하고 수익을 공동분배하는

우리나라 공정여행의 모범 사례로도 꼽힌다고 한다.

산림청과 주민들이 win-win 하는 좋은 정책 사례인 셈이다. 

 

점심을 먹고 금강송 군락지에 들어선다

오늘 길의 하일라이트다.

 

금강소나무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향토수종으로,

일반 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바르고 마디가 길며 껍질이 붉은 것이 특징이다.

줄여서 강송이라고 부르는데 흔히 춘양목이라고 알려져 있다.

.
다른 지역의 울창했던 소나무 숲들은 몰래베기와 일제 삼림수탈로 황폐화됐으나,

 이 곳은 지리적 이점 등으로 1,600ha에 수령 200~300년의 8만여 그루와,

500년생 금강송이 다섯 그루가 있을 정도로 숲의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어,'

숲으로서의 가치 뿐 아니라

학술연구, 유전자보존증식 등의 가치가 높다고 한다.

 

특히, 이 곳에는 조선시대 왕실 전용소나무 군락지임을 알려주는 황장봉계표석이 있어

이 지역 소나무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이상 퍼온 글)

 

분명 금강소나무 숲길은 우리나라 최고의 숲길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앞서 이 길을 걸은 분들의 블로그나,

언론 기사 등이 모두 칭찬 일색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

 

다만, 그럼에도 앞으로 이 길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동시에 당초 취지라 생각되는 숲의 활용과 힐링의 목적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이틀 동안 걸으면서 느낀점 두가지만 적어본다.

 

분리목(?)이라 했던가?

 

첫째는 주민과 금강송 숲길이 윈윈하고,

여기를 찾아오는 탐방객도 함께 윈윈윈 할 수 있으려면,

시스템이 조금 강화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숲길 예약, 금강송 팬션 예약, 아침 식사 예약 등을 각각 별도로 해야 하고,

주민들 공동으로 하다보니 간혹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듯하다.

실제 둘째날 아침 식사는 예약을 했음에도 예약이 되어 있지 않고,

금강송 패션 예약도 재차 확인 전화 등이 오는 등...

 

어딘가 조금은 부족한 듯하면서,

그래서 맘이 편하고 넉넉해지는 시골의 인심이 느껴져서 오히려 더 정겹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기획능력과 시스템을 강화하면

길이 늘어나고 찾아오는 탐방객이 늘어도 모두가 만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둘째는 숲해설사의 균질성 문제다. 

예컨대, 앞에서 설명하는 숲해설사의 특성이 너무 돗보이는 듯 하다.

 

소광리에 왔으니 이 곳에 대한 설명은 좋다.

 그리고, 금강소나무 숲길인 만큼 금강송과,

이 지형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것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면 족할 듯 하다.

 

이틀동안 단풍나무 구별법을 두차례나 들었다.

 

우리나라 단풍인 신나무는 가운데 잎이 길고 이파리 수는 세개이며 나무에 혹이 많고,

고로쇠는 거치가 없고 이파리수 5개 내외이고,

홍단풍은  결각수가 7~9개이고 심열이 깊게 파이고,

당단풍은 이파리수가 9~11개이고 중열이고 산에서 주로 자란다 등등...

여기 온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배운 것을 테스트해 볼까?

그럼 아래는 무슨 나무?

 

단풍나무 등 수목에 대해 알고 싶으면 수목원을 가는 것이 더 낫다

숲해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금강소나무 숲길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린 스토리 텔링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인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로봇형이 아닌,

탐방객과 교감하면서,

더 중요한 것은 장황하지 않게 간단하게 끝내는 것이 아닐까?

 

 미남송

 

2010년 방문했을 때 처음 보고,

이번에 또 만난 동자꽃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꽃을 설명해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후미를 조용히 챙기면서 따라오는 여자 해설사님에게 들었다....

바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우린 금강송 군락지에서 미인송을 보지 못했다

지도에는 나와 있지만 안내코스에는 들어 있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시간상 빼먹었는지 모르겠다.

 

여튼 매우 아쉬었다.

시간상 빼먹었으면 양해를 구했어야 하며,

코스에 들어 있지 않으면 홈피에 미리 공지를 해두어야 맞을 것이다

 

이 꽃이 오가는 길섶에서 자주 보였다..

이미정 숲해설사님 헬프미....

 

3구간은 다시 원점회귀해야 한다

 

금강송 찾아가는 임도보다

길만 놓고 보면 난 이 산길이 훨씬 좋다

 

 

 

이제 소광2리에 도착했다

어린 강아지가 우릴 반긴다

 

미인송을 보지 못했지만,

분명 멋진 숲길을 걷고 왔다.

 

이 숲길을 안내해 주고 상세한 설명을 해주신  여러 숲해설사님들,

그리고 소광리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금강소나무 숲길 가기 전 망양정에서>

 

대전 IC를 밤 12시 20분경 빠져나와 울진 망양정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안되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5시 9분에 뜬다는 해돋이는 만나지 못했다

 

어슴프레한 여명 속의 망양정

 

대신 새벽 바다를 약 1시간 가량 거닐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 노숙자 폼으로.....

자연에 안겼다(현철백작임 사진 빌려옴)

 

 

첫날 도보가 끝난 후,

울진 군청에서 소개해준 사랑바위 휴게소에서 닭도리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이 음식점 썩 괜찮다....

이 근처에서 맛집을 찾는 분들께 충분히 권해줄 자격이 있다.

 

사랑바위 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불영사 계곡

 

서글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사랑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