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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의 땅

카미자카 전망대, 대마도 1박 2일(2)

by 강가딩 2013. 5. 21.


첫날 다녀온 사라다케 트레킹을 제외하고,

이번 1박 2일 대마도 여행 중에서 들린 관광지 중에서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산책로는 짧았지만 긴 여운이 몸 속 깊은 곳까지 밀고 들어온다

 

가미자카 공원은 이즈하라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1246년 소 시게히사(宗重尙) 군대가 당시 통치자였던 아비루를 물리치고 대마도주에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대마도주가 된 소(宗)씨 가문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송씨 가문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전망대 입구에는 덕혜옹주의 남편인 소 다케유키의 시비가 있다.
가이드의 설명을 빌리면,
소 다케유키는 당시 영문학자이자 시인으로 인텔리전트였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악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덕혜옹주와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는 것이다.

 

시비의 내용은 이렇다

 

섬도 야위었지만
벗도 야위었다.
어형(물고기)을 깍으면서
가만히 바다를 본다.
하지만 나에게는 꿈이 있다고 하면
말없이 벗은 웃는다
깊은밤 세계지도를 펴
콤파스를 쥐고
섬을 축으로 크게 돌려본다.

 

대마도를 세계 중심지로 만들고 싶었던 대마도주의 버릴 수 없는 꿈을 그리고 있다.
몸은 늙고 벗조차 실소를 날리지만....
누군가의 해석처럼 본토의 일본인에게는 촌놈이라고,

조선인에게는 야만인이라고 무시당하면서 살았을 대마도인들의 꿈을 함축되어 있다고.....

 

358m 높이의 가미자카 전망대는 일본을 대표하는 리아스식 해안인 아소만이 눈 아래에 펼쳐지며,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부산항까지 보이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에게는 그런 사실보다 정상 주변에 만들어 놓은 숲길 산책로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일본은 왜 입만 열면 평화를 말할까?

 

산책로 중간 중간에는 일본의 군국주의가 판을 칠 때 만든 포루 등 당시의 전쟁 잔재들이 보인다

 

막사

 

 

 

숲 속을 거닐고 있는 동안 십수년전 잠시 체류했던 캐나다의 숲이 떠올랐고,

 

비가 온 후의 숲은 여름을 향해 가는 봄이 아니라,

 

여전히 봄을 기다리는 늦가을의 모습으로 나를 맞아 주었다.

 

 

길은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으며,

 

나오면서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사놓고 쳐박아 놓은 덕혜옹주(권비영 저)를,

끄집어 내봐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