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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수도권 둘레길

서울 성곽길 느리게 걷기....동대입구역에서 경희궁까지

by 강가딩 2013. 4. 16.

 

햇수로 3년만에 서울 성곽길을 다 걷고난 후 얼마되지 않아,

서울 성곽길을 다시 한번 천천히 걸을 기회가 주어졌다.

 

아무리 느리게 걷는다고 해도 목적지가 있고,

마음 속으로 정해놓은 시간적 제약 등으로 평소에는 들러볼 생각조차 못한 그런 곳을,

오늘은 들러서 보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호사를 누렸다.....

 

조은 사람과 함께 걷고 있다는 상상으로 걸었다...

 

▲ 코스: 동대입구역~신라호텔 뒤 성곽길~남산~정동길~경희궁

거리/시간: 약 8.5Km, 약 3시간 30분(쉬는 시간은 빼고)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남대문 방면의 모습....

힐튼호텔 앞으로 새로 보수한 성곽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신라호텔 뒷편 성곽길을 오르면서 오늘 걷기를 시작한다

 

인왕산 너머 창의문까지 걸을 생각이었지만,

순전히 마음 속으로 계획일 뿐 맘 한편으론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더 컸다.

 

반얀트리 호텔 못미쳐 왼편으로 빠지는 산능성에 있는 정자...

이 정자 뒷편으로 서울숲까지 서울을 관통하는 도시 산길이 있다.

특히나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봄날 개나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으로

언젠가 한번 기회되면 걷고 싶다

 

남산 북측순환 산책로는 훗날 걸어볼 곶감으로 남겨둘 것이다.

 

남산에서 성곽길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남측순환 산책로이다.

 

 

 

 

 

개나리 사촌 '영춘화'

 

사랑은 변하는 것?

 

하지만 왜 첫사랑은 아련하게 변하지 않을까?

 

외국 관광책자에 남산타워 옆 '사랑의 자물쇠'는 꼭 들려야 할 명소로 소개되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중국 연인들이 많았다

 

남산 전망대에 올라갔다.

평소라면 전혀 생각치도 않았을 일이다....

왜 그랬을까?

 

멀리 종묘와 창덕궁이 보인다

 

지금 걸어왔던 성곽길도 보인다

 

남산 입구...새로 보수한 성곽길에 세월의 때가 뭍었을 무렵 우리 아이들이 걷고 있겠지

 

서서히 숭례문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난다.

몇백년 후 역사책에는 2013년 숭례문이 중건되었다는 설명이 붙겠지....

 

지나 다니면서 그  존재조차 눈치채지 못했던 왕실도서관 중명전

 

정동극장의 정체성을 암시해주는 동상

 

창피하게도 난 정동극장 안에 들어가서도 이 곳의 성격을 몰랐다.

커피숍 알바에게 물어보고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정동극장 2층 야외 베란다에서 커피 한잔을 마셨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파격의 연속인 셈이다.

파격적인 맛도 제법 쏠쏠했다.

가끔은 이런 일상의 일탈도 필요하겠지.

 

정동극장 건너편의 정동교회가 위에서 보니 전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캐나다 대사관 앞

오래전 거류비자를 받으로 여기를 몇차례 들락거렸을 터인데 기억이 도통 없다....

 

인왕산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경희궁 방면으로 발길을 돌렸다

 

6시가 넘어 경희문 내부는 출입할 수 없었지만 그 둘레길은 자유스럽게 돌아볼 수 있었다

 

35여년전 대학 1학년때 이곳에서 있었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라디오 공개행사에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명확하게 저장된 기억마저도 꺼내놓고 보면 긴가민가 해진다...

아직 치매 나이는 아님에도 

그 때 이종환 dj가 사회를 보았는데.....

 

최근에 내가 좋아했던 가수 박상규님이 별세했고,

이종환씨도 폐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저 경희궁의 존재처럼 시간은 흘렀다...

또 흘러가겠지

 

오늘 걷기는 짜투리 도보치고는 조금 길었지만,

마치 데이트를 한 것처럼 약간은 들뜨고 상쾌한 시간이었다.

평소와 다른 약간은 파격적인 행보를 한 탓이 크리라...

그리고 봄기운 탓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난 봄기운이 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