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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호남권 둘레길

금오도 비렁길(1), 그 섬에 가고 싶었다

by 강가딩 2013. 2. 7.


자라를 닮은 섬 금오도(金鰲島),

여수 돌산 신기항에서 배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

그 섬에 가고 싶었다.

더욱이,

지난해 아쉬움만 남기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다 보니 그 간절함이 더했다.

 


숲과 바다, 게다가 해안 절벽의 아찔함까지 간직하고 있는 비렁길이 있고,

그 길 사이로 멋진 비경을 안고 있다는 소문에,

스스로 도보꾼임을 자처하는 나로서는 가보고 싶어 애가 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전국의 모든 동백들보다 더 많은 동백들의 환영을 받으며,

1박 2일동안 걸었다.

금오도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 코스: 비렁길 1코스~3코스(함구미 선착장~두포마을~직포마을~학동마을)

▲ 거리/시간: 약 15.5Km, 7시간(점심포함), 공식적으로는 12km/4시간 30분 

▲ 언제, 누구와: 2013년 2월 2일(토),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과 1박 2일로

 



아찔한 해안 절벽을 끼고 비경이 숨어 있는 비렁길

 

여수 돌산 신기항에서 9시 10분발 배를 타고 여천항에 도착,

배에 싣고 온 버스로 함구미 선착장으로 이동하였다.

 

비렁길은 함구미 선착장에서 시작한다.

지난해 5개 코스가 완성되었다.

 

총 18.5km, 6시간 걸린다고 안내책자에서는 소개하고 있지만

하루에 걷기에는 무리가 있다.

 

산길이 포함되어 있고,

그보다도 멋진 풍광을 놔두고 앞도 안보고 걷는다는 것은

아무리 감성이 무디고 매정한 도보꾼이라도 떨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시간도 적지않은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비렁길은 절벽의 순 우리말 '벼랑'의 여수 사투리 '비렁'에서 연유하였다고 한다.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해안길이고,

 

다른 올레와 달리 숲, 바다, 해안 절벽과 비경을 갖고 있다.

 

미역널방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내내 마치 제주 올레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미역널방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널어 놓은 곳이다.

 

 

오늘 길잡이를 자처한 호남방 노고단님

초등학교 동창이다

 

금오도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민들레, 개불알풀(봄까치꽃), 그리고 여린 쑥까지...

 

 

 

종교는 인간이 있는 곳 어디에든 있었다.

 

섬을 걷는다

 

섬(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마을을 지난다

 

금오도 막걸리 한잔에 취하고 싶다

 

최근까지도 사용했다고 하는 초분을 만났다.

 

전 날 내린 비로 중간 중간 힘찬 물줄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내가 걸어온 해안길

 

선남선녀 신선들

 

비렁길을 걷고

 

시누대 오솔길도 걸어

 

1코스가 끝나는 두포마을에 도착했다

 

우린 여기서 섬사람들이 집에서 먹는 가정식 백반으로 점심을 먹었다

(비렁길의 식당, 숙소 등은 제 4편에서 별도 상세 소개한다)

 

바람과 인간 1

 

바람과 인간 2

 

굴등 전망대

 

여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촛대바위

 

 

삶,

누군가에는 죽음

 

금오도의 특산물인 방풍나물 밭

 

다른 꽃에 비해 막 꽃이 피울 때가 훨씬 예쁜 동백

하긴 인간도 이팔청춘에는 꾸미지 않아도 예쁘지....

 

2코스가 끝나는 직포마을에서 노고단 친구와 헤어졌다...

고맙다

부러 와서 길동무 해주고, 숙소도 잡아주고, 막걸리고 사주고.....

 

3코스는 동백터널 길이다

 

비렁길에서 가장 멋진 길이다...

비렁길에 오거든 완주할 생각이 아니면 3코스와 4코스를 걸을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차를 가져왔거든 안도에 들어가 상산 트래킹을 하고 돌아가면 좋을 듯

 

오동도에 있는 동백들은 이 곳에 있으면 빛을 잃을까 봐서 피난간 놈들이다

 

2주 후면 만개할 듯하다

 

오동도, 가보지 않았지만 지심도 그리고 내가 가본 전국의 모든 동백군락지의 동백을 다 합해도,

금오도 동백보다 적을 정도로 자연산 동백이 숲과 터널을 이뤘다.

 

 

촛대바위가 왜 거기에 서있었는지 짐작케 하는 해수동굴(?)

자세히 보라

 

매봉 전망대에 비박을 쳤다...

 

또 다시 동백터널이다

절정을 지나면 그 화려함이 곧바로 시드는 동백,

차라리 영화로운 흔적을  땅 위에 남기고 떠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 동백

 

 

 

첫날 도보는 3코스 학동마을에서 끝냈다

 

버스가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오리들도 깃발을 따라 졸졸 걸어 간다

 

안도대교 근처에서 일몰을 만났다

하루에 멋진 일출과 일몰을 모두 만나는 행운을 얻은 하루였다

 

 

 

우리가 머문 숙박 및 저녁식사 식당

 

 

식사 후 숙소에서 간단한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고,

달빛도보로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낙관과 비관의 차이

 

비관론자들은
모든 기회에 숨어 있는 문제를 보고,
낙관론자들은
모든 문제에 감추어져 있는 기회를 본다고 한다(데니스 웨이틀리)

 

오늘 하루 해안 절벽 사이의 비렁길에서 우리는 두려움 보다는 즐거움도 느꼈다.

인생은 종이 한장 차이다.

슬픔보다는 기쁨을 보는 사람이 되자.

 

비렁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