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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상주의 구수천 팔탄 천년 옛길을 걷다

by 강가딩 2012. 9. 13.


상주 백화산(933m) 계곡 사이로 흐르는 구수천(龜水川) 팔탄 천년 옛길을 다녀왔다.

 

구수천은 작은 소금강 혹은 영남의 동강으로 불릴 정도로 멋진 비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려 때 황령사(상주시 은척면 소재)의 홍지스님이 차라대가 이끄는 몽고군을 몰살시킨 곳이고,

임진왜란 때는 의병들의 주둔지로 사용되는 등 항몽과 항일투쟁의 무대이기 하다.

 

올초 이 길을 조성한 상주시는 선조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흘린 피와 땅방울을 잊지 않기 위해 "호국길"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 코스: 옥동서원~백옥정 ~출렁다리 ~난가벽 ~임천석대 ~징검다리(물에 잠김)~원점회귀

▲ 도보 시간: 정말 천천히, 4시간 20분, 약 9km(공식적으로 왕복 약 11km, 약 4시간)

▲ 언제, 누구와: 2012년 9월 9일(일), 인도행 대충방 행님들과

 



구수천 천년옛길의 랜드마크, 출렁다리

 

구수천 팔탄 천년 옛길은 백화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 길로 가면 3탄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최근 내린 큰 비로 잠겨서,

 중간에 돌아올 수 밖에 없다.

(물론 1년에 이런 날은 며칠 안될 것이다)

 

 

전날 걸었던 옥화자연휴양림 옆 달천이 크게 불어 있어서,

분명 오늘 걸을 구수천의 징검다리도 물에 잠겨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1시간 넘게 차를 몰고 확인차 오후 늦게 여기를 왔었다.

 

황간 IC에서 빠져 막 상주로 넘어서기 전 중간에 스님을 한 분 태웠다.

마침 그 스님은 백화산 중턱의 암자에 사셨고,

옥동서원 앞에서 출발하면 반야사터까지 갔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 주었다.

다만, 답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백화산 호국의 길은 옥동서원에서 출발하여 옛반야사터까지 5.1km를 돌아오는 길로,

이 길을 걷게 되면 경상북도 상주에서 충청북도 영동을 갔다 오는 것이다. 

 

만일, 그 스님을 태워드리지 않았다면 구수천 옛길의 출발지가 백화산 주차장 뿐 아니라

강 건너편의 옥동서원에서 출발해도 된다는 것을 모른 채 곤란할 뻔 했다....

 

난, 스님의 권고에 따라 출렁다리까지 답사를 하였고,

다음 날 걷기에 큰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멋진 물소리길을 하나 건졌다는 행복감마저 느꼈다.

 

호국의길은 옥동서원을 왼편으로 돌아서 동네 뒷산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오늘 걷는 길 중 유일하게 여기만이 산길이다.

길은 매우 짧지난 멋진 소나무 길이다.

(답사 때는 이 길로 내려왔다)

 

 

 

 산 능선에서 바라본 옥동서원과 주차장

 

백옥정은 돌아오는 길에 들리기로 하고 구수천으로 향한다.

 

구수천에 도착하기 전 세심석 정자를 지난다.

 

세심석은 세속의 마음을 씻고 선비가 청정한 마음으로 학문하고 유상할 만한 자리이다....

 

세심석 뒷편에는 그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밧줄을 묶어 두었다.

 

세심석은 호연지기를 키우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놈은 무슨 꽃일까?

 

 요 놈은 고마리인데....



  지금부터는 구수천을 따라 걷는다

 

 

물길은 거세고,

물소리도 요란하다

  

 

표지판을 막 지나면

 

백화산 주차장에서 걸어오는 1탄과,

옥동서원에서 걸어오는 2탄이 만나는 징검다리가 물 속에 완전히 잠겨버렸다.

 

물이 빠지면 돌아올 때는 징검다리를 건너서,

한번 걸었던 길을 걷지 않아도 된다.

징검다리 건너는 재미도 있고.

 

건너편에 길이 보인다.

징검다리로 건널 수 있으면 맛볼 수 있을 터인데

 

이 길을 걷는 이의 안녕을 기원하는 부처굴과,

 

돌탑들이 쌓여 있다...

 

토종 밤나무 밭을 지난다

 

어떤 상상이 떠오르시나요? 

 

 상주시가 얼마나 이 길에 공들였는지는 짐작케 하는 출렁다리

 

 

출렁 다리 위에서: 반야사터 방면

 

오른 편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보인다

 

출렁다리 위에서 2: 우리가 걸어온 길도 보인다

 

 몽고군을 몰살시킨 저승골 입구를 지난다

 

 

 난가벽도 지난다

 

 

 

길은 여전히 예쁘고 편하다

 

구수정, 우린 되돌아와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임천석대

 

 

임천석대가 보이는가? 

 

여기서 백화산의 정상인 한성봉까지는 3km도 되지 않는데 2시간 30분 걸린다고 되어 있다.

경사가 매우 심한 오르막 길이 분명하다.

 

 

 바로 여기 징검다리에서 건너지 못하고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야래향님이 포즈를 취해준다

 

바로 건너편에 길이 보이는데,

무척이나 아쉬었다

 

 할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 나왔다

 

나오는 길에 백옥정에 들렸다

백옥정에 오르면 옥동서원과 백화산, 구수천 등 수봉리 일대의 수려한 경관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백화산 등산로 입구와 그 오른편의 주차장

 

구수천 건너편으로 보이는 길이 1탄이다....

 

도보가 마칠 때 즈음 비가 보인다

 

비록 시간과 거리는 짧았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