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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외씨버선길 아홉째길, 봉화 춘양목 솔향기길......청정함이 뭔지 가르쳐 주다

by 강가딩 2012. 9. 1.


외씨버선길 9구간 봉화 '춘양목 솔향기길'을 걸었다.  

 

춘양목 솔향기길은

"춘양에서 5일장을 구경하고 과수원을 따라 문수산 둘레로 자리잡은 마을과 마을이 통과하고,

춘양목의 솔향기가 나는 길"로(외씨버선길 홈피에서),

마을길, 둑방길, 산길, 솔숲길을 연이어 걸어간다.

 

특히나 문수산 자락에 펼쳐진 금강송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갈 때,

계곡 사이로 솔향 그득한 청정한 바람에

큰 아들과 난 그만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있었다.

아들 曰,

'피톤치드가 뭔지는 모르지만, 지금껏의 공기와는 확실히 다른 깨끗하고 시원하네요...'

 

분명 지금껏 걸었던 수많은 멋진 길 중에서,

청정함이 뭔지를 가르쳐 주는 길이었다.

 

우린 두내약수탕에 가서 춘양면사무소까지 반대로 걸어내려 왔다.

 


▲ 코스: 두내약수탕(춘양목 체험관)~서벽리춘양목군락지~도심리 마을~운곡천 뚝방길~거포리 과수원길~서동리 3층석탑~권진사댁~춘양면사무소(춘양5일장)

거리/시간: 18.8km, 약 5시간 20분(공식거리 17.6km, 6~7시간)

▲ 언제, 누구와: 2012년 8월 25일(토), 큰 아들과 함께

  



서벽리 춘양목 군락지

 

승부역 걷기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아들과 어떻게 하면 내일 빨리 대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얘기를 했다

아들이 낸 방안은,

춘양면사무소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두내약수탕에 가서 역으로 내려오자는 것......

 

외씨버선길을 낸 경부북부연구원에 문의하니(054-683-0031)

두내약수탕에서 춘양면사무소로 나오는 교통편이 상당히 불편하다고 했다, 

제 코스로 걷고 싶었지만

대전에 빨리 돌아가서 분실한 휴대폰을 새로 개통해야 한다는 아들의 조름에 역으로 걷기로 했다

 

 

춘양목 솔향기길 종료지점 두내약수탕

우린 여기서 역으로 걸어 내려 왔다.

(참, '두내 약수탕' 하니 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하지 말길, 약수터를 말한다.

대충방 걷기가 찜질방 걷기라고 하니, 끝나고 찜질방 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과 같다:

찜질방에 와서 친구들과 얘기하고 노닥거리듯 유유자적으로 걷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인 줄 모르고...)

 

대신 아들과 내기를 했다

아침에 일찍 춘양면사무소에 와서 택시를 콜하여 오면 아들이 택시비를 내고,

바로 오지 않아 제코스를 걸은 후 두내약수탕에서 오면 내가 내기로......

 

춘양목 체험관 올라가는 길

 

해서, 전날 미리 춘양면 소재 택시회사( 춘양택시 : 054-672-3277)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기사님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 부탁했다.

전화를 받은 분이 아침 7시에 면사무소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여긴 춘양목 체험관

공식적으로 이 곳이 춘양목 솔향기길이 끝나는 곳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났음에도

통고산 휴양림에서 춘양면사무소까지 밟고 밟았음에도 40분 가량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춘양면사무소에 7시 20분 경에 도착했다.

미리 받아놓은 휴대폰에 전화를 걸을려다,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하기에 약간은 사리가 맞지 않는 듯 해서 

도착해서 전화를 걸 요량으로 도착하고 보니

연세가 지긋한 기사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분까지 기다리다 안오면 들어갈려 했다고 기사님이 말했다

친절한 기사님 감사합니다

참, 춘양면사무소에서 두내 약수탕까지는 2만원이다.

 

내기는 내가 이겼다

택시비는 아들이 냈다

아들 왈, "아빠가 일당 5만원 준다고 했지만, 정말 15만원을 받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 중에서 2만원 쓰는 것은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춘양목 체험관 올라온 길

 

춘양목 체험관 뒤로 솔향기길이 나있다

 

일반적으로 제코스로 갈 때는 길찾기가 편하지만,

역으로 걸을 때는 상당히 어려울 때가 많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길들의 상당수가 역방향 길안내에 매우 인색하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자체들이 도보꾼을 진정으로 생각하지 않고

성과만을 앞세워 길 내기에만 급급한 탓일 것이다.

 

하지만, 춘양목 솔향기길은

경북북부연구원 솔향기길 담당자의 설명처럼,

역방향으로 걷기에도 큰 불편이 없었다.

 

서벽리 국민의 숲에 도착했다

 

멋진 금강송 솔숲이 시작되었다

 

이른 아침 안개가 펼쳐주는 멋진 장관에 잠시 넋을 잃고 한참을 서있었다

 

드뎌 울진 금강송 군락지 못지않은 서벽리 금강송 군락지에 접어들었다. 

여기가 문수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너무도 멋진 솔 숲에,

 

문수산 탐방로를 한바퀴 돌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솔향 그득한 금강송 군락지

그리고 그 사이로 그림처럼 난 솔향기길을 눈으로,

맘으로 걸어보자  

 

 

 

 

더더욱이,

내가 좋아하는 물길이 금강송 사이로 흘렀다.

 

아니나 다를까.

물길이 만들어낸 시원함과

춘양목의 솔향이 어우러져 심장 깊숙까지 청정함이 밀려왔다.

 

참, 오지마을에서 점심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험을 살려

아침일찍 일어나 남은 달걀을 삶아 왔다

 

  그 청정함에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아들과 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여기서 아침상을 차리고 그 깨끗함 속에 있었다.....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 잣나무 숲길이 이어졌다

 

그래도 여긴 외씨버선길 춘양목 솔향기길이다

 

마치 구름 위에 난 산 중턱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저 물건은 뭐 하는 것인고?

 

문수산 자락길이라고 하면 틀린 말일까?

그 산 중턱에 고랭지 채소밭과,


 

과수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것도 사과나무 과수원이...


 

과수원길을 걸으면서 아들에게 '노래 한번 불러볼래' 라고 말했다

 

한번은 빼더니만,

이 놈 갑자기 요사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강남 스타일'을 춤과 함께 한다....

한번 봐볼까?

 

 

 

 

 

 

도심 3리 마을회관이 도착했다

 

어렸을 적 곧잘 갖고 놀았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시골 마을길을 지나자

잊었던 어렷을 적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풍경들이 나타난다,.,,,


 

도심공원이 나타나고

 

굳이 말이 필요하리

 

운곡천 둑방길이 나타난다.

이 지역 주변에 있는 봉화 성문동이 10승지 중의 한 곳으로 꼽혔던 곳이라 한다...

 

십승지보다 나를 더욱 즐겁게 한 것.

마침 밭일을 나오신 노부부가 계시길래 저 밭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묻자

'백지와 당귀'의 약초라고 답하면서,

막걸리를 가득 따라 주면서 한잔 하라고 권해 준다.....

그리고 안주로 재래종 복숭아를 건네 주었다

 

내가 사진으로 담고 싶다고 했더니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면서 고개를 돌린다

 

아직도 시골의 풍요로운 인심을 보여주신 두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뚝방길 옆으론 호박밭과

 

메밀꽃밭이 펼쳐졌고,

 

길섶으로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참, 이놈은 꽃이 아니라

목단(?) 꽃이 지고 난 씨방(?)이다.

 

운곡천변에 서있는 일곱색깔 무지개 팬션


 

이제 운곡천 옆으로 내려왔다


 

우리를 위해서 거칠게 자란 수풀들을 베어 놓았다


 

자, 지금은 숨은 그림 찾기 시간이다


 

다시 오르막 산길이다


 

꼭 막걸리만 마시면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여기만 넘으면 이제 내리막 평지다


 

산중턱에서 다른 산을 보는 것도 멋지구나....

 

가끔은 꽃이름을 다 알고 싶은데.....

도보만 끝나고 나면 완전히, 정말 완전히 까먹고 만다

 

우리 아들 키만한 고추를 만났다

열매 고추가 아니라 고추 나무(?)가.....

 

돝나물 길을 지나고....

 

벌써 가을이 되었나 코스모스가 제법 많이 피었다

 


여기는 봉화 춘양면, 양반의 마을

 

양반 걸음 걸어보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춘양면에 어울리는

정말 어울리는 기억에 남는 이벤트(?)였다...

 

이 놈을 찍고 싶어 카메라가 안달이 났었다.

 

논길을 지나

 

춘양중학교과 한국산림과학고가 함께 있다

 

서동리 삼층석탑도 학교 안에 함께 있다

 

여긴 권진사댁

 

진사댁을 둘러보고 나왔다

 

권진사댁 근처에는 보기 쉽지 않은 고택들이 있었다


 

그 앞에 피어있는 이 놈은 그 세월을 함께 했을까?

 

여긴 만산고택

 

 

그 후손이 살고 있었다

가만히 문패를 보니 나와 종씨였다

 

춘양장터 입구에 서있는 표지판에는 

‘소설가 이외수의 글에 시골로 발령받아 온 국어선생님이 첫 시간에

“너희들 백일장에 나가봤니?” 질문했더니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선생님 여기능 오일장인데요”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4일과 9일에 서는 춘양장은 봉화사과·한약우·송이가 유명하다고 한다.

장이 서는 날은 시끌벅적하고 부산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나름 한가롭다. (퍼온 글)

 


 

 오늘 도보는 바로 요기 춘양면사무소에서 막을 내렸다

 

 오늘 걸은 길(G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