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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걷기/옆지기와 떠난 길

함양 선비문화 탐방로, 옆지기와 떠난 1박 2일(2-2)

by 강가딩 2012. 8. 17.


함양에는 선비의 고장답게 지금도 옛 선비가 풍류를 즐겼던 정자와 누각이 많이 남아 있으며,

이 정자와 누각을 엮어서 만든 길이 '선비문화탐방로'이다.

 

함양 나들이의 첫날 오후,

1구간 '정자탐방로'와 2구간 '선비탐방로'를 한번에 다 걸었다.

 

▲ 코스: 선비문화탐방로

- 1코스(6.1km): 선비문화탐방관~영귀정~다곡교~(잠수교)~도로~동호정~(도로)~호성교~경모정~람천정~황암사~농월정

- 2코스(4.0km): 농월정~월림마을~구로정~점풍교~오리숲~(광풍루)

▲ 도보 시간: 약 12.7km, 약 3시간 30분(1코스 동호정 갈림길이 물에 잠겨 장수교로 돌아나와 걸음)

▲ 언제, 누구와: 2012년 8월 14일(토), 옆지기, 둘째 아들과 함께

 



화림동 계곡을 따라 나무데크로 조성된 정자탐방로

 

 선비문화 탐방로의 출발지,

선비문화탐방관은 아직 조성중이었다.

 

 

봉전교를 건너면 오른편에 거연정이 보인다

 

 

선비문화 탐방로는 화림동 계곡을 끼고 만들어져 있다.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계류 사이로 너럭바위와 기암괴석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동양화 속 풍경 같은 곳이다.

이 지역 현감으로 부임했던 연암 박지원(1737~1805)은,

 '한양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날 화림동 계곡에 발 담그고 족탁 한 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더니 과연 화림동이구나'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상 중앙일보 '그 길속의 이야기(26),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2012년 5월 11일에서 빌려옴)

 

길은 계곡 사이로 나무데크로 만들어져 있는데,

비가 와서 높은 습기로 이끼가 끼어 미끄러웠으며, 다리 심이 약한 옆지기가 한번 넘어졌다.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귀정을 만난다,

화림동 계곡에는 정자가 7개 있는데,

그 중에서 군자정·거연정·동호정 세 곳만 조선시대에 지어진 것이고 나머지는 1970년대 이후 새로 올린 것이다.

 

 

 

다곡교를 지나면

 

 과수원길과,

 

고속도로 아래로 농로가 나오고,

 

 

또다시 예쁜 나무데크 길이 이어진다

 

보통때는 물이 넘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잠수교(?)

동호정으로 가는 길이 어제부터 내린 비로 잠겨버려, 다시 돌아와 여기로 건넜다.

한데 보기 보다 깊었고 물살도 셌다....

폭우로 불어난 개천은 겉보기엔 착해 보이지만 건너서는 곤란하다...

 

 건너편으로 동호정이 보인다.

 

동호정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버렸다.

 

 

부득불 되돌아 가서 앞서의 잠수교(?)로 건넜다

동호정

 

동호정 앞에 있는 차일암, 100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다

 

 

 동호정을 구경하고 다시 건너편의 화림동 계곡 쪽으로 건너가야 했으나,

길이 사라져 차도를 잠시 걸어 호성마을(호성교)로 갔다.

경모정은 옛 선비의 정취는 오간데 없고 동네 놀이터로 바뀐 듯 하다...

 

무궁화 길을 지나

 

다시 나무데크 길을 걷는다

 

나무데크 길에는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벤치가 만들어져 있었다.

멀리 호성교가 보인다

 

마지막 정자 람천정,

벌집에 땡기벌들이 계속 드나들고 있어 아예 가볼 생각을 하지도 안했다.

 

여기서 황암사는 징검다리를 건너 도로를 걸어야 하나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있어(충분히 건널 수는 있었지만)

 

도로보다는 계곡 길을 걷고 싶어 임시 통행로로 걸었다.

임시 통행로는 사유지의 밤나무밭을 지난다.

 

그리고 소나무 군락을 지난다

 

정말 오랫만에 만난 두꺼비

 

임시 통행로로 오길 정말 잘 했다.

 

강 건너에, 정유재란 때 순국한 선조를 모신 사당 황암사가 보인다.

 

정자탐방로의 도착점 농월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나무데크가 이어진다

 

달을 희롱하던 농월정은 불 탄 흔적만 있고,

'못에 비친 달'이란 뜻의 월연암은 반은 물에 잠겼다.

 

월연암은 바위 곳곳에 움푹한 웅덩이가 여럿 있어,

  이 웅덩이에 막걸리를 붓고 꽃잎이나 솔잎을 띄워 바가지로 퍼 마시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가끔 옛 선비를 흉내 내는 호기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농월정에서 다시 2구간이 시작된다.

 

농월정에서 월림마을까지는 평탄한 농로길이다.

 

월림마을에서 구로정 가는 길은 농로에 아예 우레탄을 씌어 버렸다.

마치 갑천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1854년 한 해에 태어난 선비 9명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는 구로정


 

선비탐방로 종료 지점인 광풍루(光風樓)가 보인다.

옆지기는 농월정에서 도보를 중단하고 차를 몰고 미리 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여창이 현감으로 부임해 중수한 광풍루

 

연암 박지원이 현감으로 부임하여 금천변 제방에 만든 갯버들 숲이 바로 오리숲이다. 

연암은 '둑 길이가 오리나 되니 오리숲이고, 오리가 내려앉으니 오리 숲'이라 했다고 한다.


 

함양 안의면에 큰 우시장이 섰다고 한다.

해서 안의에 가면 갈비찜과 갈비탕이 유명하다.

 

 지금껏 먹은 갈비찜 중에서 가장 담백했다

우리 가족 3인이 갈비찜大(5만원)로 충분했다. 

 

실제 걸은 길(GPS),

동호정으로 건너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되돌아 나와 차도를 걸은 후. 호성교에서 다시 화림동 계곡길을 걸은 것이 선명하게 나타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