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바다환경 오염 사고로 기록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고 당시,
123만의 자원봉사자가 걸었던 방제로가 생태탐방로로 탈바꿈한 '태배길'을 걸었다.
'옛날 중국의 시성인 이태백이 조선에 왔다가 이지역의 빼어난 자연경관에 빠져 머물렀다'는 유래에서 붙여진 태배길은,
환경재앙의 불행한 사건을 반성과 교훈의 기회로 삼고,
자원봉사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조성된 길이다.
단합도보 둘째날 오전,
신진도항 앞에 있는 가의도 섬트래킹을 나설려고 했으나 불순한 일기로,
7월초 일반인에게 선보인 태배길을 걷기로 했다.
길을 걷는 내내 멋진 경관에 반했으며,
동시에 이처럼 청정해안에 닥친 불행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 코스: 의항해변~방제로~태배전망대~신너루 해변~의항항~의항해변
▲ 도보 시간: 7.2km, 2시간 10분(쉬엄쉬엄), 공식거리는 6.5km, 2시간 40분
▲ 언제, 누구와: 2012년 7월 15일(일), 인도행 대충방 단합대회
▲ 참고: 태안 바라길 1구간: 가칠음 속에 비경이 숨어 있는 길, 2011년 8월 14일, http://blog.daum.net/hidalmuri/244
몰라보게 깨끗해진 기름 유출사고가 일어났던 해안
태배길은 총 6.5km 2시간 40분 걸리며,
순례길, 고난길, 복구길, 조화길, 상생길, 희망길 등 6개의 테마별 코스로 이뤄져 있다.
한데 걸어보니 약 7km 정도 되고,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10분이면 충분할 듯....
순례길부터 순서대로 걸어 한바퀴 돌아나오기로 했다.
독살체험장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발길을 잡는 의왕해변을 뿌리치고
가랑비 내리는 임도를 오르기 시작한다.
방제로 시작점
왼편으로 가면 구름포 해변이고,
오른편 길이 자원봉사자들이 걸었던 방제로이다.
아직 다져지지 않은 탐방로가 비의 공격을 받았다.
이태백 5언시
선생하일거(선생은 어느 날에 다녀갔는지)
후배탐경환(문생이 절경을 찾아 돌아오니)
삼월견화소(삼월의 진달래 꽃 활짝 웃고)
춘풍만운산(춘풍은 운산에 가득하구나)
지금은,
여름 운무가 구름포에 가득하구나....
구름포 해변
기름 유출 지역과
자원봉사자들이 오갔던 철계단 터
이렇게 예쁜 해안 절경이 인간의 실수로 최악의 오염터로 변했었다.
태배 전망대로 오른다.
태배 전망대
태배전망대에서 바라본 일곱뱅이섬, 그리고 그 너머 운무에 아스라히 숨어버린 아기자기한 섬들
오랑캐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낸 칠뱅이의 전설
태배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오늘 함께 한 대충방 행님들
신너루 해변
참, 예쁜 우리들이다...신너루
기름은 제거되었지만,
바닷물에 실려온 쓰레기 더미는 여전하다.
나무 골대 너머로 OO이 흐르고...
아직 본격적인 피서가 시작되지 않았는데,
송창식의 철지난 바닷가가 떠오른다.
의항항 건너편 신두리 사구로 유명한 신두리 해수욕장이 보인다.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신두리까지가 태안 바라길 1구간으로 지난해 여름 걸었고,
오늘 걸은 태배길은 태안 바라길 2구간의 일부인 듯 하다...
의항항
의항분교
군데 군데 웅덩이가 생긴 흙길
어렸을 적 많은 도로가 포장되지 않아,
비만 오면 자동차가 지나면서 튕기는 물세례를 받곤 했었는데.....
왜 이 길을 포장하지 않았을까?
시골 구석구석 길도 시멘트로 바르는 지금,
돈 때문은 절대 아닐 터인데....
여튼, 난 좋다
출발점 의항 해수욕장으로 돌아왔다.
가의도 섬 트래킹을 갔어도 걷는 거리와 시간이 별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태배길은 그 길에 버금가고도 남았고,
또 우린 천리포 수목원에 갈 것이니 한참 得이다...
오늘 걸은 길(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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