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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지리산 둘레·언저리

가을 길목에 찾아간 지리산 길: 매동마을~용유교까지

by 강가딩 2010. 9. 14.


출발전까지 도저히 그칠 것 같지 않은 폭우였음에도 불구하고 30여명이 넘는 로열티높은 산꾼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오늘 산행지 가야산은 이미 입산통제가 내려져 있었고,

부득불 운영진에서는 회원들의 동의 받아 지리산길로 샌행지를 급변경하였다.

 

거리와 시간, 경치 등을 고려하여 매동마을에서 출발하여 금계마을을 거쳐

최근 변경된 4구간의 용유교까지 걸었다

(3구간 인월에서 매동까지 건너뛰었는데, 선경지명이 있었는지 이 구간이 폭우로 일시 통제되었다고 한다)

 

점심 무렵 비는 완전히 그쳤고,

여름 끝자락을 놓고 싶지 않은 퇴약볓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

 

올들어서만 4번째 온 지리산길,

굳이 작년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올때 마다 지리산길이 변하고 있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지리산길이 사람들로 연결되고,

그 연결공간에는 팬션과 텐트주막들로 가득찬다.

 

1박 2일탓인가?

그래서 좋은 길은 꼭꼭 숨겨놓고 싶은지 모른다..

아니, 좋은 길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걸어야 제맛이 나거늘,

길이란 본래 소통인 것을,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을 것이건만

괜한 욕심을 또 부려보았다

 

▲ 코스: 매동마을~삼봉암~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의중마을~용유교(약 3.3km)

▲ 거리: 약 14km(3구간 10.68Km)/4구간 3.3km)

 ▲ 언제, 누구와: 2010년 9월 12일(일), 청죽산악회팀과

 



오늘 출발지 매동마을
   
 

작년 초에 왔을 때는 벽화만 있었을 뿐 전형적인 시골마을 모습이었는데,

집집마다 예쁘게 만든 민박집 간판이 내걸렸다....

   


 

매동마을 뒷길로 올라는 길에 있는 탱자나무,

너무도 예쁘게 핀 하얀 탱자 꽃이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탱자꽃 자리에 지금은 탱자가 익어가고 있다..

   

 

비가 그친 후 청아한 S字 길, 저 길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상황마을, 멀리 등구재가 보인다

   

 

물이 불었다, 덕분에 누군가의 등에 업혀보기도 하고, 매달려 보기도 하고,....

   

 

지리산 길 3구간에서 가장 예쁜 길...

   

 

 

그리고 다랭이 논밭(퍼온 사진), 걷기는 역시 후미도보가 진수인데, 앞서 가다보니 멋진 경치를 흘리고 지나간다

   

 

등구재 오르막길,,...1박 2일에서는 역으로 헬기를 쫓아 내려갔던 길  

 

봄이면 으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등구재를 넘는다...맨발로

   

 

논, 밭길을 거쳐 창원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동네주민들의 요청으로 산등성이로 에둘러 가도록 바뀌었다  

 

 

창원마을로 내려 간다.

   

 

수수밭 너머로 하늘이 걸려있다

   

 

창원마을 들어서자, 동네 할머니께서 올 첫 수확한 것이다고 호두를 건네준다...아니 넉넉함을 나눠준다.

그러고 보니 이 집에서 올해 초에는 막걸리를, 작년에는 다래순 말린 것을 샀던 것 같다..인연이란 그렇게 이어지나 보다 

   

 

   

 

붉은 수수밭을 지나고,

 

 

조밭을 지나

   

 

금계마을로 내려간다

오늘 우연히 알게 된 중학교 1년 선배 ‘현철 백작’님


   

 

멀리 칠선계곡과 천황봉이 보인다 

 

폐교된 의탄분교는 이제 누군가의 손에 넘어갔나 보다, 운동장은 유료로 바뀐걸 보니

   

 

 4구간 의중마을로 들어가는 길,

힘이 되어주는 그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다.

   

 

어렸을 적 외갓집 가는 길이 바로 이랬다

 

4구간에서 가장 예쁜 길,,,여름 넘어가는 길에는 망초가 정말 예쁘게 피어 있고 구름이 깔리는 이 길, 벌써 맘 속에 그 장면이 떠오른다

 

산길 옆으로 엄천강이 따라온다...

   

 

여기도 내가 좋아하는 S자 길이 펼쳐진다...

 

용유교로 내려오자, 최근 내린 비로 작은 폭포를 만들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누누이 말하지만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면 그건 예의가 아니다,

미인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황토물로 변한 용유담, 엄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