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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걷기/충청 둘레길

소백산 자락길 5구간 그리고 4구간, 충청 둘레길(17)

by 강가딩 2012. 6. 5.


찔레향이 그윽한 소백산 자락길 5구간과 4구간 일부를 다녀왔다

 


5구간 황금구만냥길은 구만동에 사는 가난한 농부의 서글픈 전설이 전해져 오는 길로,

보발분교에서 구만동으로 넘어가는 보발재와,

대대리에서 기촌리로 넘어가는 매남기재의 두 고개를 넘어간다.

옛길과 산길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으나

소백산 자락의 산골 풍경을 그대로 안고 있는 소롯길이었고,

특히 산딸기와 오디를 실컨 맛볼 수 있는 오지마을 길이었다

 

4구간은 옛 단양사람들이 영주장을 보러 다니기 위해 넘나 들었던 길로,

특히 되인재(당이재) 고개마루 넘는 옛길은 "옛길이란 정말 어떤건지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길을 묻고 흔적을 찾아 넘어야 했다

 

이번 소백산 자락길은 역방향으로 걸었는데,

표지판 설치가 매우 인색한데다가,

역으로 걷는 도보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표지판 때문에 길찾기는 물론 알바까지 해야 했다

 

4구간의 되인재 넘어가는 길의 입구는 무성하게 자란 풀에 사라진데다,

비록 옛길을 살리고 그 길을 소개하고픈  의도를 모르지 않겠지만 걷기에는 매우 부적합했고,

특히나 만들고 난 후 한번도 들려보지 않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

 

길은 만드는 것 이상으로 다듬고 가꾸어 많은 도보꾼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걸은 단양구간의 소백산 자락길이 좋은 길로 입소문나고 전국에서 많은 도보꾼들이 찾게 하기 위해서는, 

이 곳을 처음 방문하는 도보꾼 입장에서 다시한번 길을 점검하고 꼼꼼히 살펴보길 희망한다

 

지난해 9월에 6구간과 7구간을 걸었고,

오늘 5구간과 4구간 일부를 걸음으로써 소백산 자락길 단양구간은 대충 한번 돌아 보았다.

가을경이나 내년쯤 3구간 죽령길을 넘어,

이번에 남겨둔 4구간의 나머지 길을 걸어봐야 겠다....... 

 

▶ 코스

- 5구간 황금구만냥길(12.8km) : 보발분교~구만동~대대리~기촌리(보발분교에서 역으로 걸음)

- 4구간 가리점 마을 옛길(11.7km): 기촌리~(차량 이동)~금곡교~수촌미륵이~마조리 종료~(~장형 문안골~당동리)


▲ 도보 시간/거리: 6구간과 7구간 일부(차량 이동 거리, 알바거리 포함) 21.6km, 6시간 15분(알바/점식식사 포함)

▲ 언제, 누구와: 2012년 6월 2일(토),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과

▲ 참고 1:  소백산 자락길 6, 7구간 답사기, 2011년 9월 3일, http://blog.daum.net/hidalmuri/264

▲ 참고 2:  소백산 자락길 홈피  http://www.sanjarak.or.kr/

 





가난한 농부의 서글픈 전설을 안고 있는 (황금) 구만동 마을

 

5구간 출발지 보발분교,

분교앞의 보발1리 다목적회관 앞뜰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단체사진 한방 찍고

대전충청도 둘레길 걷기를 시작한 이해 가장 오붓한 인원이 참석했다

대전에서 너무 멀리 온 탓일까?

 

출발한다

 

소나무 당산나무가 산마루에서 이 마을을 지켜 주고 있다

 

동네 아낙들이 이곳 빨래터에 모여 시어머니 욕도 하고...

애들은 천연 수영장에서 물장구도 치고 했을법 한데,

사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가꾸는 사람의 정성이 베인 탓인가?

비록 소박한 화단이지만,

그 집 앞을 지나는 사람의 마음이 더 포근해진다

 

마을 어귀를 막 벗어나자

 

나타난 하늘정원,

리앤슈님의 꿈이 바로 저런 정원을 가꾸고 사는 것이란다.

그럼 난, 가꿔놓은 정원에 초대받는 것을 꿈으로 가져볼까?

 

컴프리?

 

감자꽃 

 

바로 이 종교시설 근처에서 왼쪽 길로 들어선다

기촌리에서 온다면 당근 보발리 마을로 내려가겠지만,

우리처럼 반대에서 오고,

이 곳의 지리나 방향감각이 없는 외지 도보꾼을 위한다면 이쯤에서 표지판이나 리본을 달아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더덕 밭을 지나고

 

감자밭을 지나

 

보발재로 오른다

작년에 갔던 울릉도의 석포에서 내수전 옛길 찾아가는 길과 마치 흡사한 느낌을 준다

 

보발재에 이르러 처음으로 소백산 자락길 리본이 보인다

 

5구간은 오디와 산딸기가 지천이다

1주일 정도 지나면 오디가 까맣게 익을텐데...

그래도 먹을 만큼 충분하게 따먹었다

 

 

 보발재를 넘어간다

 

보발재를 지나자 낙석구간이 나타난다

마치 여기는 금산의 양각산 뒤에 숨어 있는 오프로드 임도길 느낌이다

  

멀리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길이 보인다

 

숫자는 적지만 꼭 선두그룹과

나처럼 후미그룹으로 나뉜다

  

황금구만냥 길에 얽힌 슬픈 농부의 전설

 

소해바다님의 섹쉬한 포즈?

요즘 숨어있는 잠재 능력을 깨우고 있는 중이다

 

비탈감자길(?)을 내려간다

 

우리가 넘어온 임도

 

메나리님이 알려준다. '벌풀'이라고

 

'구릿대'도

 

구만동 마을이다

황금 구만냥이면 지금 어느 정도일까?

로또 50억 당청금보다 많을까?

 

 구만동 마을을 넘어 대대리에 도착한다

 

담벼락을 항아리로 만들었다

저 항아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주인장의 따뜻한 인심도 함께 들어있으면 좋겠다.....

 

정말 오랫만에 본 종탑

 

우린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신샘님 왈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와 손두부를 파는 곳이 있는데 도시락을 싸오게 하고 그래"....

혹 다음에 이 길을 걷는 길벗들은 이 음식점을 이용해도 좋을 듯 하다

 

마을에는 길손(?)을 위한 샤워장도 있었다

 

대대리를 막 벗어나자 이런 표지판을 만났다

우린 저 표지판대로 마을을 한바퀴 돌고 말았다

알바를 한 셈이다

이 역시 기촌리에서 대대리로 들어오면 절대 헷갈릴 수 없는 가리킴이지만,

역으로 오면 열에 아홉은 알바를 할 것이다

 

기촌리를 갈려면 대대리 마을자랑비에서 차도로 조금만 내려오면 이런 표지판을 만난다

그리고 여기서 왼편에 있는 두 집 사이의 길로 가면 된다

 

동네를 지나

 

매남기재를 넘어 기촌리로 간다

 

근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표지판도 매우 인색하게 붙어 있으면서 키가 작아 다른 물건에 가려있으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표지판의 생명은 눈에 잘 띄고 방향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것인데....

정자 아래 숨어 있어 겨우 찾았다

 

점프님의 저 포즈에 희망찾기는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 포즈로 답을 한다....ㅋㅋㅋㅋ

 

오전에는 구름이 끼어 걷기 편했는데 오후 들어 햇볕이 강해지고 시멘트 포장길에서 열기가 올라온다

오르막 시멘트 임도가 산길보다 몇배 힘들다

 

고개마루에 도착했다

 

내려갈 때는 꾀가 발동한다

 

임도를 다 걷지 않고 길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꼴지가 일등이 되는 인생역전의 순간이다

 

 

5구간의 도착점, 아니 시작점인 기촌리로 들어선다

 

 

 

마을이 참 예쁘다

분명 마을이 예쁘다고 했다

 

여기서 시작하여 5구간을 넘어갔으면 훨씬 길찾기는 수월했을 것이다

제주 올레길이 만들어진 초기에도 역방향으로 걸으면 길찾기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불편함이 없다

소백산 자락길도 조금만 신경쓰면 역방향으로 걸어도 큰 문제없이 길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촌리 쉼터에 잠시 휴식을 가진 뒤

 

차도로 걸어야 하는 금곡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바로 여기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이 집은 소해바다님이 갖고 싶은 집이다

리앤슈 왈 "가딩님 하나 사줘버려"

 

꽃 마을이다

 

이런 마을에 살면 마음에서도 꽃향기가 날까?

 

해당화 향기도 참 진했다

 

노부부

우리 부부는 어떻게 늙을까?

저렇게 허리가 꼬부라질 때도 항상 옆에 있어야겠지

 

 

한참을 오르다 보니 소백산 자연농원이 나타난다

이 농원 전에 오른쪽 샛길로 올라야 하는데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

 

농원 농장주께서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아울러 농장사이로 지나가도록 허락도 해준다

 

농원 끝자락에서 키작은 표지판을 발견한다

한데 방향도 틀렸다

 

되인재(당이재) 올라가는 옛길 입구가 무성한 수풀로 사라졌다

마침 입구에는 취나물 재배지역이므로 채취금지 푯말이 붙어 있어,

이 길이 옛길 입구라고 도저히 짐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농장주가 알려주기 전까지

 

그러나 길을 찾고 들어서니 멋지다

 

 

 

 

 

하지만 그 길을 지나니

쳐놓은 줄을 보지 않았으면 옛길이라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산길이 이어진다

 

되인재 정상에서.........

 

도저리 옛길같지 않은 길을 내려가다 보면

 

산 중턱에 만들어 놓은 황토 밭 앞으로 떨어진다

 

 

황토밭 아래로 길이 또 사라졌다

 

그 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봉삼 꽃이 피어 있는 길을 지나갔다는 점이다

 

 

마조리 나가는 길로 나왔다

우리를 축하하러 나온 친구는 제법 큰 독사였다

고개를 뻣뻣이 들고 혀를 날름 거렸다

 

한참을 내려와서 또 키작은 표지판을 만났다

바로 저 옆으로 내려와야 했다

 

가리점 마을(마조리)로 내려 옵니다

 

 

다음에 이 곳을 찾을 때는 죽령을 넘어(소백산 자락길 3구간) 여기까지 올 때일 것이다

 

바로 여기 마조리에서 오늘 도보를 종료하였다

 

 

오늘 걸은 길(GPS)

대대리 지나 알바한 구간이 보이고,

기촌리에서 깃발이 있는 금곡리까지는 차가 다니는 도로여서 차량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