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용산구곡을 아시나요? 충청도 걷기(11)

 

삼일절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취지로 

민족의 아픔과 얼이 한데 서려 있는 계룡산의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을 다녀왔다.

 

대전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계룡산이나 계룡산 자락에 한 두 번 이상을 가보았을 것이다,

또한, 민족의 매국노 간옹 윤덕영(艮翁 尹德榮, 1873~1940)이 새겨놓은 갑사구곡(甲寺九曲)에 대해선 혹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나,

용산구곡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용산구곡은 한일합방의 비보를 듣고 관직을 버린 후 계룡산 자락에 은거한 취음 권중면(翠陰 權重冕, 1856~1936) 선생께서

이 곳에서 살면서 "용과 함께 신이 숨을 쉬는 곳"이라는 의미를 붙여 9곡을 선정하여 직접 글씨를 쓰고 바위에 새긴 곳을 말한다,

선생의 아들은 단(丹)의 저자이자 우리나라 단학의 대가인 봉우 권태훈(鳳宇 權泰勳 )이기도 하다.

 

용산구곡은 최근 5~6년전 '대전둘레산잇기'팀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9곡의 위치와,

구곡내에 새겨진 여러 글씨들을 찾아내고,

매년 3월 첫주 일요일 대전시민들과 함께 그 의미를 되새기는 산행을 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는 계룡산 국립공원에서 용산구곡 입구에 표지판을 만들어 손쉽게 많은 사람들의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용산 구곡과 갑사 구곡에 대한 상세 내용은 이를 직접 탐사하고 발굴한 대전둘레산잇기의 운영자인 '가을하늘' 님의 블로그를 참조하기 바라며,

가을하늘님은 바쁜 시간에 불구 오늘 인도행 대충방님을 위해 함께 걸으면서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또한, 길안내를 자청해 줬을 뿐 아니라

암각에 새겨진 글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빗자루를 챙겨 들고와 쓸고 붓에 물을 뭍여 글씨에 덧칠을 해준

'대청호 오백리길'의 카페지기 돌까마귀 대장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 코스:  상신리~용산 구곡~금잔디고개~갑사구곡~갑사주차장

▲ 도보 시간/거리: 약 12km, 7시간 40분(점심, 해설 및 탐사 포함)

▲ 언제, 누구와: 2012년 3월 1일(목), 인도행 대충방 행님들과

▲ 참고, 가을하늘님 블로그

   1) 계룡산 용산구곡과 갑사구곡 위치, http://blog.daum.net/skyoffall/430

   2)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의 비교, http://blog.daum.net/skyoffall/473

 

  

 

용산 8곡 비룡추(飛龍湫)

'추'는 용이 하늘로 날아간 곳에 쓰인다고 하며, 계룡산에는 암용추, 숫용추, 그리고 비룡추의 3곳이 있다

 

용산구곡(龍山九曲)은 1곡 심룡문(尋龍門), 2곡 은룡담(隱龍潭), 3곡 와룡강(臥龍岡), 4곡 유룡대(游龍坮),

5곡 황룡암(黃龍岩), 6곡 견룡소(見龍沼), 7곡 운용택(雲龍澤), 8곡 비룡추(飛龍湫), 9곡 신룡연(神龍淵)이며,

용산구곡 주변에는 개학동문, 취음동천, 방화수류 등이 글자가 새겨져 있다

자 그럼 용산구곡의 구곡을 찾아 떠나보자

 

충남대 정문앞에서 8시 50분발 공주버스 5번을 타고 상신리 종점에서 내렸다

당간지주 앞 뜰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단체인증샷을 날린 후,

배낭을 놔둔 채 상신리 입구로 1곡을 찾아 내려갔다

 

상신리에 있는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그 지역이 사찰임을 나타내는 표시를 하기 위해 세워 놓은 것으로,

상신리에 있었던 구룡사가 얼마나 큰 절인가를 보여준다

 

여기가 바로 용산구곡이 시작되는 '상신소 입구'이다

 

제1곡 심용문

 

상신리는 '길고 굽은 큰 연못'이라는 뜻의 신소(莘沼) 윗쪽에 있는 마을로 

옛적에는 신소를 가마소, 용둠벙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곡 주변에 있는 글자들, 개학동문, 취음동천, 신야춘추 도원일월, 여천 등

그 중 여천은 빨래터란 뜻이다

 

상신소 입구에서 올라와 돌담마을을 지나 봉우 권태훈 선생의 묘소를 찾아 걷는다

 

 

 

소설 '단'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봉우 권태훈 선생의 묘와,

꽤 규모가 컸을 것으로 짐작되는 구룡사지터

 

상신마을에는 도예촌이 있어 체험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며,

아름다운 전원주택에 있는 저런 멋진 조각상이 계룡산을 찾는 산꾼들의 눈길을 잡곤 한다

 

2곡 은용담

 

2곡에 있는 글자 궐은(厥隱)과 그리고.....

 

제 3곡은 와룡강

 

 3곡에 있는 글자, 자양산월 동원만천 백록담파 영방사해, 그리고 탄금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붓에 물을 뭍여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도록 탈렌트 봉사를 해주고 계시는

대청호 둘레길 카페지기 돌까마귀대장

 

제 4곡 유용대

 

 4곡에 있는 글자들, 강산풍월 한자주인, 거연아천석, 그리고 자양시, 취음서, 권태훈, 최종훈 등등

 

4곡 유용대는 취음선생이 썼으나,

그 아래 한강산풍월 한자주인은 아들인 권태훈과 아들친구이자 제자인 최종훈이 뒤에 쓴 것으로,

오늘 해설을 해준 가을하늘님을 설명했다

 

5곡 황용암

바위 위에 새겨져 있어 희미하게 5곡은 보이지만, 황용암을 잘 보이지 않는다

 

 5곡에 있는 글자들 호서 제일산수와 태종암,

호서제일산수는 '제일산수'라고 새겨져 있는 글 위에 누군가 후에 '서호'를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궁산을수, 명월수(?)보감한

 

취음 권중면선생이 임신년 8월에 5곡을 새겼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백운거사는 누굴까?

 

6곡 견용소

 

7곡 운용택

 

 

8곡 비룡추,

여기는 물이 내려오는 쪽으로 글이 새겨져 있어 많이 지워지고 찾기도 어려웠다

유일하게 알바를 한 구간이다

 

마지막 구곡 신용연

 

글자가 희미하여 줌으로 땡겨본다

 

구룡조천

취음선생꺼서는 구룡조천의 시대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여기서 기념사진 한 컷.....

오늘 도보에는 20명이 참석했다

처음 오신 몇분과 효들님 고등학교 친구분이 동참했다

 

용산구곡을 뒤로 하고 금잔디고개를 향해 오른다....

잔설을 밟으며

 

금잔디고개

산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상신리에서 금잔디고개에 왔다가 남매탑을 거쳐 원점 회귀를 하곤 했다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고 입장료도 내지 않고 그래서.....

 

아마 상신리에서 금잔디고개를 지나 갑사로 내려가는 길이 가장 계룡산을 쉽게 넘어가는 길일 것이다

실제 3시간이면 충분하다

 

갑사로 넘어가는 길은 참 오랫만이다

내리막이 이렇게 심했나......

 

갑사구곡(甲寺九曲)은 1곡 용유소(龍游沼), 2곡 이일천(二一川), 3곡 백룡강(白龍岡), 4곡 달문택(達門澤),

5곡 금계암(金鷄암), 6곡 명월담(明月潭), 7곡 계명암(鷄鳴암), 8곡 용문폭(龍門瀑), 9곡 수정봉(水晶峯)이며,

그 주변에는 윤덕영의 별장이름인 간성장을 비롯하여 갑생삼각, 행인도달천화, 삽감동문 등이 새겨져 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은 민족의 매국노가 새겨놓은 글자는 보고 싶지 않지만,

그 역시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역사의 아픔이자

되풀이되서는 안된다는 교훈의 교과서라 생각하고 걷는다...

 

용산구곡 때보다는 아무래도 주의가 집중되지 않는다

 제 9곡이 있는 수정봉이다

 

천진보탑 신흥암 뒤에 보이는 남근바위를 보지 않고는 계룡산에 왔다고 말하지 말라고 누군가(?) 말한다

아마 계룡산에 왔어도 오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으리라...

그런 면에서 십수번 온 나도 초행길이다

 

가까이서 본 남근바위,,,,과연 생긴 것이 맞기는 하나

직접 손으로 만져봐야 효용이 있다고 하던데....ㅋㅋㅋㅋㅋ

 

9곡 수정봉

글자체도 확연이 다르고, 마치 기계로 찍어 낸듯이 새겨져 있어 격도 떨어진다

 

오늘 해설을 맡아준 '대전둘레산잇기'의 운영자 '가을하늘'님

 

구곡이 새겨진 바위를 지나 수정봉 가는 길에는 옛날 스님들이 도를 닦던,

머물던 바위 암자가 있다

 

남근바위에서 바라본 신흥암과 계룡산

 

 신흥암 처마 너머 바위에 새겨져 있는 간성암

윤덕영의 별장 이름인 간성암이 갑사구곡에는 3군데(?)에 새겨져 있는데

여기가 자신의 땅(별장)이었음을 과시할려고 새겨놓은 것이다

매국노가 하면 자연훼손이 아니라 파괴다.,....나쁜 놈

 

내려오다 용문폭포 앞에서 만난 8곡 용문폭

분명 몇차례 지날 갔었을 터인데 그 전에 본 기억이 없다

 

7곡 계명암

계명암은 가을하늘님이 아버님, 아들 등 모든 식구들을 동원하여 겨우 찾아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전혀 생뚱맞은 곳에 숨어 있었다

 

영규대사 위령탑 뒤 산비탈에 7곡이 숨어 있다

영규대사에 대해서는 가을하늘님 블로그를 한번 더 찾아보길.....

 

6곡 명월담

물 속에 비치는 명월담 글자를 보고 와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봐도 본 것이 아니다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에서 구원해 준다는 부처 약사여래불

이번에 약사의 의미를 제대로 배웠다

혹시 저같이 모르시는 분은 절에 가거든 자세히 보길 바란다

약사여래불은 흔히 연꽃 위에 서서, 왼손에는 약병을 들고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을 맺은 모습으로 형상화된다고 한다

 

5곡 금계암

 

 

5곡이 있는 계곡은 1박 2일에서 박찬호가 벌칙으로 물속에 빠진 곳이다

 

5곡 주변에 있는 글들

 갑탁원, 순화림원, 용화, 천장소회어상 인문화성우화, 수정암, 삼갑동주, 군자대, 행인도 인의석 달천하.....

 

 

 

 정유재란 후 폐사된 절을 중창할 때, 크게 기여한 소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공우탑

공우탑 기단에

'쓰러진 탑을 일으켜 세우니 인도(人道)에 우연히 합치되었네, 세번 수고하고 수고했으니 그 공이 으뜸'

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X서석 등 역시 가을하늘님 블로그의 도움이 받지 않고는 해석이 안된다......

학식을 가진 자들의 배움의 유희인가....아니면 일종의 암호인가?

 

 

 

여기가 윤덕영의 별장 간성장이다...

이전에는 전통찻집으로 쓰였는데 지금은 문을 닫았다

 

4곡 달문택 

 

3곡 백룡강

 

2곡 이일천

 

두개의 천이 합쳐지는 곳이다

 

갑사 입구에 있는 1곡 용유소

내려가기 힘들어 멀리서 찍었다

 

 그리고 또 여기부터 자기땅이니 들어오지 말라고

간성장이 새겨져 있다

 

 

전부 꼼꼼히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가을하늘님의 블로그에 상세하게 위치와 설명이 나와 있으니

기회가 되면 다녀오시길 추천하며,

혼자서는 무리라 생각되면 매년 삼월 첫주 일요일에 대전둘레산잇기에서 안내를 하고 있으니 동참해도 좋을 듯

 

오늘 걸은 길,

출발은 표시는 안되어 있지만 상신리 당간지주 아래 입구에서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