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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걷기/충청 둘레길

태안 솔모랫길 겨울바다를 걸었다, 충청 둘레길(14)

by 강가딩 2012. 2. 7.

 

열네번째 대전/충청땅 둘레길은 곰솔의 향기와 하얀 모래가 절묘하게 어울린 태안의 솔모랫길을 다녀왔다

 

오늘 걷기는 지난달 걸은 노을길의 멋진 감흥을 잊지 못해 이뤄진 앵콜도보로,

몇십년만에 찾아온 한파경보가 주중 내내 기승을 부렸으나, 

인도행이 가는 오늘 길 앞에서 어린애 마냥 순하게 풀어졌다  

 

코스:  몽산포~달산포~청포대~별주부전망대~염전~드르니항

▲ 도보 시간/거리: 약 14km, 약 4시간

▲ 언제, 누구와: 2012년 2월 4일(토),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과

 

 

 

 

50년만에 찾아온 한파를 녹여버린 햇볕이 찬란하게 빛나는 겨울바다입니다


 


김남조선생님의 '겨울바다'란 시를 먼저 읽으면서 시작하죠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가는 길에 들린 간월도 들어가는 서산 AB 방조제

한파로 바닷물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몽산포 해수욕장


 


오늘 우리가 걸은 솔모랫길은,

곰솔림과 모래언덕을 밟으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운 길입니다


 


 


 


 은은한 솔향기에 취해 가기 싫으면 드러누워도 좋습니다


 


하루 종일 드러누워 있고 싶지만 기다리는 길동무들 때문에,

산림욕 체조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합니다


 


바다를 끼고 발끝으로 느껴지는 푹신한 감촉을 즐기면서 걷습니다


 


서해안에서만 아니 이곳 태안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다~갯벌~해안사구~곰솔림~사구습지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해안 생태계입니다


 


 


파도가 들려주는 겨울 이야기도 듣고,


 


학창시절 불렀던 가요들도 읖조리며,


 


 걷는 길이 바로 태안의 해변길, 솔모랫길입니다


 


곰솔림을 지나 만나게 되는 뚝방길 옆 기수역(염습지)에서는 다양한 해안 동,식물의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고,


 


마치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와있는 듯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모래언덕을 뒤로하고 청포대 해변 끝자락에 다다르면 별주부전의 전설을 들려주는 자라바위를 만납니다


 


자라바위를 건너 별주부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걸어온 해안길과,

앞으로 걸어갈 해안길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특히 한 눈에 들어오는 노루미 독살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그네 놀이도 하고,


 


발자국 남기기 놀이도 하며,


 


눈이 쌓여있는 겨울바다를 걷다보면


 


쓸쓸함보다는 마음이 참 평화로와집니다

최근에 마음 공부 하기 위해 구입한,

이케 류노스케가 쓴

버리고 사는 연습, 행복하게 일하는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 등 3권의 책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화내지 않는 연습"에서 저자는 욕망, 분노, 방황 등 우리를 괴롭히는 번뇌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는 자가발전을 하면서 나쁜 에너지를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모두 감싸게 만든다고 역설하고는.
십선계의 목록을 들어 이를 다스리라고 조언합니다.

 

십선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고에 관한 목록
(1) 욕망을 억누른다.
(2) 분노를 억누른다.
(3) 그릇된 견해를 가지지 않는다.

- 발언에 관한 목록
(4)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5) 험담을 하지 않는다.
(6) 이간질을 하지 않는다.
(7) 현란한 말을 하지 않는다.

- 행동에 관한 목록
(8)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
(9) 도둑질하지 않는다.
(10) 남녀의 도를 문란케 하지 않는다.

위 중에 몇 개만이라도 지키면 분노를 통해 스스로를 망가트리는 일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 분명합니다.


 


때마침 젊은,

아름다운 연인을 만납니다

겨울햇볕이 그들이 사랑을 따뜻하게 비쳐주고 있습니다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지역주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염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드르니항에 도착할 무렵 영총 비우기는 여렷을 적 소녀로 돌아갑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의 걷기 테마는 비우기입니다


 


일몰이 내려옵니다

홀애비 바위 뒤로


 


고개를 들어보니 낮달 옆으로 UFO가 지나갑니다


 


이제 갯벌 위로 떨어지는 솔모랫길의 아름다운 일몰을 보는 시간입니다


 


 


 


솔모랫길의 날머리 드르니항입니다

건너편이 지난달 걸었던 노을길이 시작되는 백사장항입니다


 


오늘 우리가 걸은 길입니다(GPS)


 


그리고 이것은 솔모랫길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