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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천년 역사의 숲, 상림과 최치원 둘레길을 가다

by 강가딩 2010. 8. 20.


유난히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

고3 자녀를 둔 죄인(?) 아닌 죄인 덕분에,

찔금 찔금 하루짜리 휴가를 내놓고 요리조리 재보다 오늘도 결국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일주일 전부터 뒤지고 뒤져 머릿속으로 계산해 놓은 '삽시도' 여행은 뒤로 미룬채...

 

어데를 갈까?

2시간 넘지 않는 거리에서,

더위를 피해 2, 3시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거기에 걸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 지리산의 언저리길 함양의 상림을 여름철에 갔다

 

▲ 코스: 상림주차장~상림 산책로~필봉산 산책로~상림 산책로~상림주차장

▲ 도보 거리/시간: 6.1Km, 약 3시간

▲ 언제, 누구와: 2010년 8월 18일(수), 옆지기와 딸네미

 


 

상림과 최치원 둘레길 Tip(월간 산에 실린 기사를 축약한 것이다);

 

상림주차장-연꽃단지 지도 1~5

‘함양 8경’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상림(上林)은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태수로 부임한 최치원이 조성한 인공림이다. 당시 함양 시가지를 흐르던 위천이 자주 범람하여 피해가 빈번하자 물길을 돌려 둑을 쌓고, 숲을 조성한 것이다. 상림은 어느 쪽으로 돌아도 좋지만 지도에 표기된 순서대로 걸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연리목(3)은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 몸통 전체가 결합되어 연리목 중에서도 상서로운 나무로 꼽힌다. 이 나무 앞에서 남녀가 손을 잡고 기도하면 애정이 두터워진다고 한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오른쪽으로 고운 연꽃단지가 넓게 자리한다. 이 단지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연꽃단지 전체가 활짝 핀 꽃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꽃잎에 해당되는 가장자리를 따라 연꽃 산책로가 이어진다.

 

상림 연꽃단지-물레방앗간 지도 5~9

‘함양 산천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 집에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도네.’ 함양에서 구전으로 전하는 민요의 한 대목이다. 함양을 ‘물레방아의 고장’이라 부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물레방아를 이용해 곡식을 찧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5번 지점의 이 물레방앗간은 상림을 빠져나갈 때 다시 거친다.

위천은 물막이 보(洑)를 설치해 잔잔한 수면이 호수를 연상시킨다. 왼쪽으로 끼고 걷는 울창한 상림에선 맑은 산소를 뿜어낸다.

2층의 함화루(咸化樓·7)는 조선시대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던 전각이다. 일제가 강제로 철거하려 하자 1932년 함양고적보존회 대표였던 노덕영 선생이 사재를 들여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이다. 원명은 지리산이 보이는 자리에 있어 망악루(望嶽樓)였다. 함화루를 왼쪽에 두고 숲길을 5분 정도 나아가면 단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사운정(思雲亭·8)이 기다린다. 정자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숲길을 걸어 나간다. 이 고운 길에서는 양말까지 벗어 버린 채 맨발로 걷는 ‘발맛’을 느껴봄 직하다. 걷는 즐거움이 한층 담백해진다. 특히 가을이면 주발만 한 크기로 피어난 꽃무릇 수십만 송이가 관능적인 붉은빛으로 나그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필봉산 산책로-상림 주차장 지도 10~26

필봉산은 파란 기둥으로 높게 솟은 가로등과 낮은 갈색 나무기둥이 길손을 맞아들인다. 필봉산 등줄기는 좌우로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이 일품이다. 오른쪽으로는 아담한 분지에 자리한 함양읍이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는 괘관산(1,251m) 줄기가 병풍처럼 함양을 두른 것이 볼 만하다. 경치 구경도 해가며 그렇게 걷다 보면 운동기구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23)에 닿는데, 이곳이 본 코스에서 가장 높은 해발 300m 지점이다.

‘세종왕자 한남군묘’는 세종의 열두 번째 아들 한남군의 묘로 상왕(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되어 함양 휴천계곡 새우섬에서 유배생활을 하다가 병사했다. 후대 사람들은 한남군의 지조와 절개를 기리기 위해 그가 살았던 새우섬에 한오대라는 정자를 세우고, 마을 이름도 한남마을로 부르게 됐다. 봉분 주변의 상석들이 잘 보전되어 있으므로 묘역까지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함양 상림은 겨울을 제외하면 언제라도 좋다. 하지만 연꽃이 피는 7~8월에 특히 가 볼 만하다. 약 7만m2에 걸쳐 조성된 단지에는 다양한 연꽃 품종과 수생식물 300여 종을 심어 큰 인기를 끈다. 연꽃단지 사이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꽃구경하기에 그만이다. 연꽃이 시들 무렵이면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 수십만 송이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꾀어낸다. 해마다 10월이면 함양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인 ‘함양물레방아축제’가 펼쳐진다. 꽃무릇 개화 시기와 맞물리기도 하는 이 축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주요 행사가 상림에서 펼쳐지므로 가 볼 만하다. 함양물레방아축제 홈페이지http://watermill.hygn.go.kr. 붉은 낙엽이 뒹구는 11월의 상림도 특별나다.
 
▶ 걷는 거리  총 7.4km(단축 5.5km, 8지점에서 회귀)
▶ 소요시간  2시간~2시간 30분(단축 1시간30분)
▶ 출 발 점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상림주차장                        
▶ 도 착 점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상림주차장
 
상림주차장에서 공원으로 들어서면 연꽃단지가 펼쳐진다...
오늘 여기로 온 것도 바로 이 연꽃을 보기 위함이 가장 컸다

   
   
   


 

연꿏단지 안에는 전세계 여러 종의 연꽃들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상림 숲으로 들어섰다..

'천년의 숲'답게 아담한 공원이었지만 숲이 깊었고 꼭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세월의 두터움이 곳곳에 베어 있는 듯 했다

 

사랑의 연리목도 만나고,

최치원 선생님의 신도비도 보고,

연암 박지원 선생님이 함양현감 재직시 우리나라 첨으로 만들었다는 물레방앗간 앞에서 돌던지기도 해보고.....

   
   
   


 

물레방아간 뒤로 나가 도로를 건너면 필봉산 둘레길이 나온다..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우리 회사 뒷산보다 낮은 필봉산, 필봉산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예뻣다

   


 

멀리 마을 건너편으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보이고,

 

 

늦여름을 태우고 있는 밤나무 터널을 지나, 

 

 어디 가을을 기다리는 꽃과 열매가 밤송이 뿐이더랴...

     


 

산불감시초소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또 다시 펼쳐지는 예쁜 숲길

 

세종의 열두번째 아들, 단종의 복위사건에 연루되어 여기로 유배되어 죽음을 맞은  한남군 묘역이 있었다

왕자로 태어난 것이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닌가 보다.

   


 

필봉산 정상, 정상에서 마을로 돌아 내려가지 않고 정수장 뒷편으로 내려왔다...바로 상림과 연결된다

필봉산에서 정수장 뒷편으로 내려오는 길은 일본에 가면 동네 귀퉁이에 있는 신사 오르내리는 길과 매우 흡사하다.

아니, 그런 냄새가 난다

   


 

 

상림으로 되돌아 온 후, 함화루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면서 약간의 휴식시간을 갖었다

   


 

바로 여기서 점심, 어탕국수를 먹었다...국물이 다른 어죽과 달리 매우 담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