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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문경 토끼비리, 고모산성 옛길을 가다

by 강가딩 2010. 6. 2.


벼르고 벼렸던 길이다.

작년에 두번이나 왔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길이다.

 

막상 와서 보니,

순수하게 도보꾼 입장에서 본다면 엄지손가락 치켜드면서 권할 정도는 못된다.

 

다만, 옛길이 문화재로 지정된 토끼비리가 갖는 옛길 1번지로서의 상징성과,

신라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고모산성,

조선시대의 관성인 석현성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과거와 현재의 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은 존재성은 충분히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딱 빼 놓고 본다면 우리 땅, 강, 산, 하늘 중 이보다 못한 곳이 얼마나 될까?

더욱이 "보수"라는 명목으로 고모산성은 현대식 산성으로 바뀌고,

토끼비리 길은 나무데크로 바뀌어

그 맛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비록 그대로 놔두면 더 이상 문화적, 역시작 가치를 느끼지도, 후세에 전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 코스: 고모산성 1바퀴 반(?), 토끼비리

▲ 거리/시간: 약 3시간, 여기서는 거리가 의미가 없다

▲ 언제, 누구와: 2010년 5월 28(금), 노루귀님과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개념도>

 

 

 

<고모산성 Tip>

고모산((231m)에 축조된 고모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성(城)벽으로 길이 1,646m의 작은 성.

좌우 통로가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영강이 앞을 가로 막아 천혜의 요새로, 임진왜란 때 왜군이 그 험한 산세에 지레 위축되어 산성이 비어 있었는데도 꼬박 하루를 정찰한 뒤에야 군사가 없는 것을 알고 춤을 추며 노래하고 지나갔다는 기록이 유성룡의 '징비록'에 보일 만큼 조선시대까지도 중요한 산성이었음

 

진남휴게소에서 약 5분 정도 오르면,

진남루와 고모산성의 익성인 석현성이 보이며,

진남루 안으로 들어서면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이었던 예천 삼강주막과 문경 영순주막을 복원한 초가 2채가 있으며,

그 뒤를 지나면 고갯마루에 성황당이 나타남..

 

이 성황당에는

"옛날 과거보러 가던 선비가 하룻밤 같이 보낸 이 고장 처녀를 까맞게 잊고 지내다 경상도 관찰사가 돼 이곳을 지나던 중 옛 생각이 나서 처녀를 찾았으나 이미 목숨을 끊었다는 소문을 듣고 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성황당을 세웠다"는 우리나라 고갯마루에 흔히 얽힌 전설이 여기에도 전해진다

 

 

<토끼비리 Tip>

 견훤에 쫓기던 왕건이 오정산이 막아서고 영강이 가로지르는 이곳에 이르러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마침 토끼 한 마리가 벼랑을 따라 달아는 것을 보고, 사람 한명 지날 수 없을 것 같던 길이 토끼 덕분에 열리게 돼 ‘토천’(兎遷), 즉 ‘토끼가 달아난 벼랑길’이라 불렀다고 함

 

옛 廢철로를 지나, 고모산성으로 올라간다

 

진남루

 

복원중인 고모산성, 옛 맛이 사라졌다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고모산성 길....

 

 

 

 

사람 발길이 상대적으로 드문 북문지에는 찔레꽃이 한창이었다

 

이 고장 처녀의 안타까운 사랑의 얘기가 전해지는 성황당...

 

 토끼비리, 천수백년 우리 조상들이 지나간 그 자리로 내가 지나간다. 내 발자욱이 노루귀님이 발자욱이 더해져 더욱 빤질가려졌다

 

 

 

 

옛길과 현대 도로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진남교반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