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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옛 보부상이 넘나들던 울진의 금강소나무길을 걷다

by 강가딩 2010. 7. 27.


울진의 금강소나무 길을 다녀왔다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십이령 보부상길이었지만 대전에서는 너무 멀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주어져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였다.

 

바로 며칠전 환경과 생태 보호 차원에서 새롭게 길을 다듬고 예약을 통해 제한적 인원만 다닐 수 있도록 개통되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서는 약 6~7시간 유유자적으로 걸으면 좋다고 되어 있었고,

모신문에서는 4~5시간이면 자연과 호흡하면서 충분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주관적이긴 하지만 옛 보부상들이 넘나드던 고개마루이기 때문에 평지를 걷는 도보꾼에게는 조금은 부담이 될 수 있는 반면에, 산꾼들에게는 약간은 지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옛 조상들의 발자취와 어명을 받고 기다리는 금강소나무 군락들을 보면서, 흙길을 밟는 기쁨은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여기에 온 것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또다른 소득은 안동 간고등어가,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영남 내륙지역에 팔기 위해 보부상들이 가져가는 동안 부패를 막고자 왕소금을 치고 또 쳤던 것이 안동의 명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군자산에 다녀와서 샤워를 하고 도시락을 준비해서는 밤늦게 다시 나와 11시에 버스에 몸을 실었다...아침 일찍 한번, 밤늦게 또 한번 하루에 두 번씩이나 도시락을 군소리않고 싸준 옆지기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난 아마 간이 배밖으로 나온 수준을 벗어난 듯 하다.....

 

금강소나무길 Tip(예약하려면 여기를 클릭, www.uljintrail.or.kr);

국가 주도로는 첨 조성된 트레일형 숲길인 “금강소나무숲길”은 총 4개 구간 70㎞를 계획 중인데, 지난 7월 20일 제 1구간 13.5㎞가 개통되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순환형이 아닌 직선형이고, 인가가 드문 오지에 위치한데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및 산양보호구역을 통과하고 있어, 탐방객의 안전과 생태계 보존 등 상호 공존을 위하여 하루 탐방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하는 ‘예약탐방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부상을 비롯하여 이 지역 선조들이 넘나들던 12령길은 다음과 같다: 울진~구만리~외고개~천고개~바릿재~샛재~너삼밭재~(너불한재)~저진터재~새넓재(적은 넓재)(한나무재)~큰넓재~고채비재(고치비재)~맷재(곧은재)~배나들재~노룻재 ~소천

 

▲ 코스: 두천1리~바릿재~샛재~저진터재~소광2리

▲ 산행 시간: 13.5Km, 약 5시간 30분(점심, 주유소 등 포함)

▲ 언제, 누구와: 2010년 7월 25일(일), 청죽산행팀과 

 



전에서 전날 11시에 출발, 울진 봉평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보았다. 비록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진 못했지만...

   

 

시간이 일러 죽변항에 들렀다. 고기잡이 배가 들어오고 잡아온 고기를 부리면 경매가 열렸다. 바로 옆에서 경매를 본 것은 첨이다

   
   
   

 

바로 여기서 산 오징어회에 아침부터 막걸리 한잔씩 걸쳤다....

   

 

바로 이 오징어회를 사서 만인에게 즐거움을 준 신라의 달밤, 별밤 부부이다

   

 

금강소나무길

   

   

 

출발지부터 안내 표지판을 다 찍을려 했으나 도착하기 전 1시간 가량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일부 누락되었다

       
       

  

오늘 우리를 안내해줄 숲해설사의 소개를 듣고 출발하였다.

   

  

출발지 두천1리, 마을 입구에서부터 금강소나무가 우리를 반겨준다

 

전기줄에 제비대신 고추잠자리가 날개를 말리고 있다....이술에 젖어 날개짓이 힘든지 앉을 곳만 있으면 아무런 경계도 없이 철썩 주저앉는다....

   


 

‘내성행상불망비‘를 지나간다...

 

   

 

여기서부터는 출입제한구역,

생태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허가받은 사람들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고 공지하고 있으나 아직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걷는 동안 계곡에서 물놀이하고 다슬기 잡고 고스톱판도 펼쳐져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숲해설가의 설명과 정중한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은 막무가내이다.

규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초창기 출입제한의 목적이 정착될 때까지는 일정 수준의 규제권이 숲해설사 등에게 주어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바로 이곳에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천연기념물 산양이 서식한다고 한다.

바로 오른 쪽 사진은 수달의 배설물, 어젯 밤 실례를 했는지 아직도 물고기 뼈가 선명하다(내성행상불망비 앞 돌징검다리에서)

   

 

바릿재를 넘을 때 꽃댕기님이 숨을 헐떡이면서도 도종환시인은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해 준다....

후미도보의 새로운 맛을 느끼는 순간이다

   


 

계곡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1차 휴식시간, 여기저기서 이렇게 걸으니 6시간 걸리지 않느냐의 푸념들이 터져나온다. 역시 이 모임은 산꾼들의 모임이다...

증도나 청산도의 슬로우시티 길, 전주의 달팽이길, 제주의 쉴멍놀멍 올레길 등 나이가 먹어가면 느리게 걷고 느리게 사는 법도 제법 괜찮은 삶이라는 것을 배우기에는 젊었을 때 “빨리빨리”에 물든 습관을 버리기 힘든 모양이다

그새 못참고 물속에 풍덩한 지회장님도 있다(자연을 넘 사랑해서였을까?)

   


 

금강소나무 사이에 여름이 걸려있다... 

 

역시 생태보고이다...겨우사리도 만나고, 정말 오랜만에 커다란 애벌레도 보고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고,

이전에는 ‘토끼비리‘ 길이었을 법 한데 아마 다듬은 모양이다.

그래도 떨어지면 사망이다

   

  

샛재 고개마루에 있는 성황당과 샛재 주막터

   


 

여기서 출발했을 동행했던 숲해설사는 되돌아 가고 소광리쪽 숲해설사로 바뀌었다.

자연의 소리도 좋지만, 숲해설사에게 마이크 하나 정도는 나눠줘야 될 듯...

그렇지않아도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잘 못 알았먹겠는데 목소리엔 한계가 있어 멀리선 들리지도 않는다

 

어명을 기다리는 금강소나무들(노란 테두리가 쳐져 있다) 사이로 지나간다...

   

 

오늘 만난 야생화 동자꽃, 보호색을 띠고 잇는 개구리(한번 찾아보세요)

   


 

제법 굵은 소낙비가 내렸다.. 소광2리에 도착할 즈음에 멈췄다...

   


 

오늘의 도보 종점지 소광2리, 아직도 주민이 거주하는 오래된 서민들의 전통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