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 대전 충청땅 걷기는 가을이 찾아온 충주호를 끼고 편안한 임도를 걸었다
이번 걷기는 오랫만에 버스를 버리고 기차를 타고 갔다.
대학시절 경춘천 열차 타고 갔던 MT 그리고 옆지기와의 데이트,
꼭 그 때가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의 삶은 계란과 사이다의 낭만이 서려있는 기차여행,
예상외로 많은 길동무들이 함께 했다
하루에 몇차례 서지 않는 삼탄역과 동량역,
도보꾼들 사이에는 기차여행을 겸해서 한번은 걸어볼 곳으로 추천되는 곳이다
우리는 삼탄역에서 충주호 리조트까지 약 12km 정도를 걸었다
충주호 리조트에서 동량역까지는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고 좀 더 여유롭게 걷고 싶어,
충주호리조트에서 2시간에 한 대 있는 시내버스를 타고 충주역으로 나왔다
▲ 코스: 삼탄역~정암마을~정암/동량 하천임도~충주호리조트
▲ 도보 시간/거리: 약 5시간, 약 13.3Km(점심, 그리고 느긋하게)
▲ 언제, 누구와: 2011년 10월 1일(토),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과
삼탄강을 지나는 열차
우린 저 열차를 타고 삼탄역에서 내렸다
하루에 몇차례 서지 않는 삼탄역
우린 대전발 8시 40분, 삼탄역 도착 10시 30분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왔다
삼탄역 안에는 임보가 쓴 "삼탄역장"이 걸려 있었다
산이 산들을 업고 겹겹이 누운/깊은 산골 삼탄역 빈 대합실/다람쥐 한 놈 기웃거리고 있다
역 앞은 푸른 계곡/여울 소리만이 가득할 뿐/
가끔 석탄을 실은 화물열차가/거대한 공룡의 유령처럼/산허리를 뚫고 지나갈 뿐/
이 산골에 내리는 사람은 없어/역장은 늘 역사에 없다
열대여섯 되는 동자놈 하나/여울에 그물을 던져/제 팔목만한 치리를 끌어올리기에/
그가 어디 있는가고 물었더니/감자밭에 없으면/고사리를 꺾으러 산에 갔으리라 한다
여울엔 푸른 오동꽃이 떨어져/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가볍게 준비 체조를 한 후 출발....
삼탄역 앞 삼탄강...녹조가 심했다
삼탄은 세 여울을 가리키는 말....
삼탄교를 건너 삼탄유원지 방면으로 걸어 나온다
누가 쓸쓸이 누워/저 강물 소리 듣는가/휘파람새 휘이휘이/밤을 곱게 저어 놓는데
찬발함 몰려와/물소리 담아간 뒤/인등산 가쁘게 넘어온 달 빛이/사정없이 투레질 한다
여문 밤(栗)같은 시간/밤 나무 숲도 길게 누워/켜켜히 싸여가고/
강물에 귀 담그면/또 하나 드러나는/또 다른 내 모습
/먼 길 향해 온 가슴 드러내도/먹먹한 밤(夜) 깊어가는데
잠시 머물다 가는 길/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어도/쓰다 뱉지 않은 어둠 가슴으로 묻어두고/
누가 또 쓸쓸이/ 이 강물소리 들을까/
여울이 얕을수록 가슴 후비는/저 소리 저 강물소리......(김영석님의 삼탄강변 그 끝에서)
삼탄유원지 앞
도로를 따라 정암마을 방면으로 걸어 간다
충주호반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
고구마가 가을 햇볕 받으로 소풍나왔다
충주호를 향해 걷는다
이 도로는 평소 통행이 많지 않은 편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천-충주간 고속도로와 터널 공사로 덤프트럭의 통행이 많았다.....조심, 또 조심
정암마을로 들어선다
칸나 길을 지난다
어렸을 적 국민학교에는 칸나, 맨드라미, 사루비아 등이 꽃밭을 장식했는데
칸나 잎을 책갈피 끼워두면 거의 A4 한장의 종이로 변하고,
그 위에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맘을 써서 보내곤 했는데
다알리아 끝에,
감나무 끝에,
그리고 허수아비 끝에 충주호가 걸려 따라 온다
해바라기 꽃밭 대신에,
소금밭같은 메밀꽃 대신에
참깨밭이 대신한다
이제 정암 임도다
이 임도는 거의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오동나무 숲길이다
중간 중간 충주호가 열리고.
오동나무 숲길을 걷는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단풍이 오고 있다
길은 더 없이 편안하고 지루함이 느껴질 때면 충주호가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 준다
저 멀리 충주호 리조트가 보인다
이제 오늘 도보도 끝이다
멀리 충주호반 오른편 옛 붉은 지붕의 코타 리조트, 딱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20여전에는 정말 고급 리조트였다
ownership 콘도로 개인 혹은 몇명이 공동 소유하는 그런 별장형 콘도였는데....
여기서 우리는 4시 20분 버스를 타고 나갔다
삼탄역~동량역 걷기 지도(인터넷에서 빌려온 것) 및
충주호 리조트에서 충주시내 나오는 버스 시간표
오늘 걸은 길(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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