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덕유산 : 상고대는 없고 조망만 있더라 - 100대 명산(9-2)

작년 초에도 그랬고,

올해 초도 마찬가지였다

은빛 눈꽃길,

상고대,

그런 멋진 설경까지는 바래지 않았다

그저 겨울의 덕유산다운 모습만 바랬다

아무래도 이번 산행이 설산 트레킹을 기대할 마지막 기회일 듯 해서

한데 내년에 또 오라고 하네

올해는 눈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불행하게도.

▲ 언제/얼마나 등 : 2020년 1월 18일(토), 약 10km, 약 5시간, 안성탐방지원센터~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케이블카), 한토 따라서

▲ GPX 파일 : 덕유산 향적봉.gpx

▲ 참고: 덕유산 향적봉 느릿느릿 걷기(2019/1),  http://blog.daum.net/hidalmuri/2235

눈꽃 대신 조망만 열렸다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

앞으로도 덕유산 눈꽃은 어쩌다 운좋으면 만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들었다

덕유산 중봉 능선 서너 차례 왔지만

눈꽃 산행다운 설산 트레킹은 벌써 5년전 백두대간 때 뿐이었다

하지만 겨울 남덕유산에서는 제대로 눈꽃을 만나곤 했다

2016년 1월 갔을 때의 모습이다

향적봉에서는 인증삿을 찍으려는 산꾼 행렬이 너무 길어서

그냥 표지석만 담았다

안성에서 출발한다

눈이 없다

계곡은 마치 봄햇볕에 녹은 듯이 우렁차다

여기서 동엽령까지는 3키로

꾸준하게 오른다

첨에는 계곡을 따라서

눈도 없는데,

눈꽃과 상고대를 기대하면서 발걸음한 산꾼들로 정체가 일어날 정도다

시집도 가지 않았는데

마치 애를 업은 모습이다

안성에서 동엽령까지 약 4.2키로는 계속 오르막이고

동엽령 높이가 1,260미터이니까 제법 높다

그럼에도 완만하게 올라서인지 그닥 힘들지 않다

이제부터 백암봉 가는 길은 응달에서는 눈이 보인다

아이젠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내리막에서는 얼어있는 곳이 있어서 아이젠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남덕유 방면으로 조망이 좋다

그나마 미세먼지가 적은 탓이다

눈꽃대신 준 선물이라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지

백암봉에서 백두대간이 갈라져 나가는 산능선이다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오는 능선도 보인다

백암봉

여기서 백두대간이 갈라져 나간다

그 탓에 인증삿을 찍으려는 산꾼들이 줄을 섰다

인증삿 찍어 올려야 인정해주는 그런 이벤트를 조장하는 산행문화는 이제 적폐다

햇볕이 내리쬐는 곳은 녹아서 질퍽질퍽하다

봄 산행에서 만나는 풍경을 한겨울,

그것도 덕유에서 만났다

향적봉 올라가는 능선은 그래도 여전히 멋지다

무룡산을 지나 남덕유로 뻗아어 나가는 능선도

백암봉에서 귀봉, 지봉으로 갈라져 나가는 대간길도

중봉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향적봉에 올라오면

너무 거리가 짧아 바로 요기 중봉까지 오곤 한다

다시 한번 덕유 능산을 바라본다

눈없는 덕유능선을

대간길도

겨울이 되면 살아나는 주목들이 오늘은 생경하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다가

항상 느끼는 것이 있지만 사람이 있어야 더 멋있다

오늘 덕유산 산행은 바로 이 분 비바채 덕분에 왔다

3박 4일 천사의 섬 트레킹으로 피로가 조금 쌓여 있는데다

최근 허리가 뻐근하여 쉴려고 했는데

그 보다 더 겨울 덕유의 맛을 기대하기 힘들어 오지 않을려 했는데

비바채님이 첨 오는데 뒷배가 필요하다고 해서

대단하신 분

올해 연세게 79세란다

한데 반바지 차림으로 산도 엄청 잘 타셨다

급경사 하산의 구천동은 피하고

설천봉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생각으로 조금 서둘렀다

케이블카를 타려고 한 두시간 기다렸던 유쾌하지 않은 기억 때문에

한데 10여분 밖에 기다리지 않았다

나중에 눈이 조금이라도 오거나

혹 날씨가 추워질 때

평일날

한버 더 오리라

바로 이 모습이 그리워서

내려와서 보니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오늘 걸은 트랙과 고도표

설천봉에서 케이블카를 타서 고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덕유산 향적봉.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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