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세번은 놀란다
과연 가도 되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다
마치 戰場 한복판에 있는 듯한 요란한 총소리에 첨 놀란다
비록 나지막 하지만 너무도 멋진 능선길에 두번째로 놀란다
그것도 걷는 내내 이어진다
평일임에도 동네 주민들이 제법 올라온다는 사실에 세번째로 놀란다
전혀 사람들이 올 것 같지 않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 길에
난, 이 길을 비나봉과 소룡봉을 합해 둘레길로 부르고 싶다
비록 거리는 짧지만 반나절 걷기로는 가치가 넘치고 넘친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19년 10월 8일(화), 비나봉 주차장(소용동저수지)~비나봉~좋은돔팬션~소룡봉~소룡봉약수터~소용곡 저수지~주차장, 약 5km, 약 2시간, 나홀로
▲ GPX 파일: 논산 비나봉 소룡봉 둘레길.gpx
멋진 능선 오솔길이 여기서는 평범이다
고등학교로 치면 여기는 자사고인 셈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등산로로 올라서는데
요기가 바로 논산훈련소라고 알려준다
마치 콩볶는 듯한 총소리가
여기는 당근 안심이겠지 하면서 발 길을 옮기는데 그래도 불안하다
오르막에서 나무 뒤에 한참을 서있다가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내려갈 생각으로 100여미터를 내려오는데 동네 주민을 만났다
평일에 총소리는 일상이란다
그리고 지금껏 사고는 없었으니 안심하란다
어디서 왔느냐 등 일상적인 인사를 하고는 뒷따라 걷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불행이 나에게 올 확률은 무척 낮을 지 모르나
막상 벌어지면 회막막급,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민간지역에서 이렇게 총소리를 들어본 것은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이후 첨이다
그 때 난 대학 3학년,
내 기억이 맞다면 5월 서울역에서 버스로 밀어 경찰이 고가도로에서 추락하여 사망하던날,
너무 시끄러우니까 이제 내려오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광주에 내려왔다
난 그 때 신검을 받아놓고 입영날자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광주에 있는 그 10일동안 총소리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했다
당시 레바논 내전에서 애들이 많이 태어났다는 말에 동감을 했었다
역사의 현장에 있었지만,
누군가 역사의 현장에 있었냐고 물으면 주저하게 된다
금남로 도청 앞에 있지는 않았으니까
난, 그 당시 주변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총소리가 요란한데 동네 주민들을 많이 만났다
더욱이 평일임에도
비나봉 못미쳐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있다
비나정
비나정에 있는 한자 현판
그 뜻은?
비나봉 산책로에 있는 시는
나의 감성과 많이도 공감되었다
비록 문외한이지만
능선길은 못생겼지만 무척이나 정감가는 솔향기 길이다
그냥......막....좋아질려 한다....이 길이
왜....
12시면 사격연습이 끝날 것이고
점심시간이면 나의 걷기는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천천이 걷고 싶은 맘을 재촉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발걸음이 멈춰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글을 보고 발걸음이 멈춰지지 않은 것이 이상하지 않을까?
요즘 나도 인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귀한 인연도 있지만
만지 말았어야 할 인연도 있었음을
이제 하산
한데 건너편 소룡봉은 산주의 허락을 받아 둘레길이 만들어졌단다
쉼터 주차장
담에 올 때 여기에 세우고 반대방향을 걸어도 될 듯
좋은돔 팬션을 통과하면 되는데,
남의 팬션내를 통과하기가 뭐해서 도로를 걸었다
담에 혹 온다면 여기서 점심을 먹어도 좋을 듯 하다
팬션 건너편으로 소룡봉 올라가는 들머리가 있다
첫 들머리는 경사가 제법 있다
소룡봉 가는 길도 비나봉 가는 길 못지 않다
다만 약간은 거칠다
가을 꽃은 더 많이 피었다
요기 매달려 있는 산이조치요님의 블로그를 보고 이 길을 알았다
뒤에 보니 풀때기님이 그 보다 먼저 다녀왔었다는 것을 알았다
GPX 파일은 다른 곳에서 구했다
골프장이 보였다
대단한 골프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요란한 총소리를 들으면서 라운딩을 한다면....
소룡봉에는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서 약수터 방면으로 내려가야 한다
내려서면 말이 굳이 필요없다
멋짐, 멋짐을 뽐내도 될 정도이니까
한데 이 쪽으로는 주민들이 잘 오지 않나 보다
나지막한 산이나 조망이 좋다
황금벌판이어서 더 그렇다
여기 갈림길에서 우틀해야 한다
한데 가져간 GPX 파일은 직진을 해라 한다
길은 있다 비록 묵었지만
한데 사람들이 지나지 않아 가다가 돌아왔다
무덤가에서 만난 이 버섯은 혹, 능이 맞나?
약수터로 내려간다
약수터로 떨어졌다
음수로 적합한지, 무적합한지에 대한 증명서가 붙어 있지 않아서 그냥 패쓰
도로 건너편 개울가 옆으로 소롯길이 있다
중간 중간 끊기긴 했지만 걷기에 나쁘지 않다
계곡을 한 두차례 건너다 도로로 올라왔다
소용곡 저수지
총소리가 요란한 이유가 붙어 있었다
가을이다
수확의 계절
이번에 여러번 들이닥친 태풍에도 견뎠다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주차장에는 먼지털이도 설치되어 있었다
지자체에서 표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썼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개념도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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