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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100대 명산

부산 금정산 - 100대 명산(54)

by 강가딩 2019. 10. 8.


100번 만이었다.


1년에 평균 3번은 부산에 내려간다

결혼한 지 올해로 32년을 넘어섰으니 대략 그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맘 속으로는 수십번도 더 올랐을 금정산,

오늘에서야 큰 맘먹고 실행에 옮겼다


그 자리에 나의 첫직장 사수였던 백공이 함께 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2019년 10월 12일(토), 금정산(산성마을~동문~의상봉~원효봉~북문~금샘~고당봉~내원암~범어사주차장), 약 10km, 약 5시간, 백교수랑 둘이서

▲ GPX 파일 : 부산 금정산 고담봉.gpx




사실, 난 정상석보다 금샘이 더 보고 싶었다

무식하게도 고당봉 정상에 서면 보이는 줄 알았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에 오르면 조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착각을 했다

그리고 고당봉이 왜 그리도 입에 익지 않던지....




금정산성은 아마도 내가 가본 산성 중에서 가장 길 것이다

무려 산성의 길이만 해도 19km 가까이 된다고 하니까





온천장역에서 내려 203번 버스로 환승하였다




오늘 길에는 내가 연구소에 들어간 해,

그러니까 1985년 느지막히 일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바로 이 양반,

백박사를 사수로 만나 직장생활이 시작되었다




산성고개에서 시작한다

남문에서 시작할려 했는데 버스를 잘못 내리는 바람에....ㅋㅋ




금정산성은 두어차례 와서 걸은 적이 있다

걷기꾼을 자처하고 있는 나지만,

고당봉 정상에 올라가보지 못해 마음 한귀퉁이가 찝찝했던 것이 사실이다

 



동문으로 향한다

금정산성 막걸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마셔본 적이 없다

담에 파리봉에 올 때는 꼭 시도해보리라




얼마 지나지 않아 동문이 나타난다




정말 오랫만에 둘이서 사진을 담는다

백박사는 나보다 먼저 ETRI를 떠나 몇몇 곳을 돌다가,

지금은 부산카톨릭대학에 있다

올해 퇴직이란다




나의 직장생활,

그러니까 사회생활에서 가장 영향을 주었던 분이다




내년이면 나도 공식적으로 직장생활을 마감한다

정년후 재고용으로 1년 정도 더 다니기보다는,

학교나 다른 곳으로 옮겨볼까....준비는 하지 않은채 이런 저런 생각만 하고 있다




4~5년은 더 다녔으면 한다

백교수는 내년부터 1주일에 하루 강의한단다

나보다 6년 선배인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4망루까지 왔다




스펙도 좋고 인맥 네트워크도 뛰어나다

그에 비하면 난 한참 부족하다

그럼에도 바램과 희망은 들뜨게 하는 뭔가를 준다

비록 나이가 먹어 그 범위와 높이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좋다


저 멀리 낙동강 하구가 보인다




회동저수지도 보인다

저수지 앞 붉은 건물이 동래여고 등 학교 건물이란다

그 건물 뒤에 부산 카톨릭대가 있단다




의상봉 올라가는 길에 뒤돌아본 산성, 4망루




의상봉




무명봉




100번,

결혼하고 난 후 부산에 온 횟수

그보다 더 많을 지 모른다




아직도 가야할 곳이 아득한 느낌이다




김유신 솔바위




부산에 올 때면

고모님 두분과 사촌들이 살고 있지만

처갓집에만 주로 있다가 올라갔다

내가 좋아하는 걷기도 그닥 가본 적이 없다




 원효봉




지나온 길


장인 어른 기일을 내일인데

 산에 갈려고 하루 전, 그것도 일찍 내려왔다

이왕 그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백교수도 보고




아직 나무는 가을 준비중이지만

꽃들은 이미 가을이 한참이다




북문에 도착했다




북문에서 범어사로 내려간 듯 하다

갈맷길 따라

이전에는




백교수도 그랬단다

고당봉은 첨이란다

거의 매일 회동저수지를 돈단다

산은 어지러워 잘 올라가지 않고




고당봉을 눈에 넣고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 드뎌 100번만에 고당봉에 가는 것이니까




바로 울 부부 얘기네

광주와 부산의 만남




바로 이곳에서 금샘 얘기가 나타난다




고당봉 가는 길




고당샘




바로 고당봉으로 오르지 않고 금샘을 먼저 들린다




이런 볼품 없는 지팡이들이 매우 멋지게 보이면 여러분들도 금샘을 볼 자격이 있다




내가 걷기에 입문했을 때

자기자랑을 엄청나게 늘어놓았던 친구(?)가 있었다

이탈리아 유학 생활부터....한데 고물차도 없어서 매번 픽업 신세를 졌던 그 양반이,

금샘 사진을 보여주고는 또 자랑을 했는데

난, 금샘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몰라서 그냥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분명 별거 아닌데 부풀려서 떠들었을 것임에도....





로프를 타고 올라서도 금샘이 어디 있는지 한참을 뚤레 뚤레 했다




그리고는 한참을 서 있었다

먹먹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초록의 분지 위에 홀로 빛나는 무엇과도 비슷했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을 보고는




백교수가 고당봉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인증삿을 찍어달랜다

백교수가 55분 얘기하면 나는 5분 정도 밖에 못한다

주제가 짧기도 하지만 말 끊김이 없다

나도 술 먹으면 혼자 얘기한다고 지천 듣는데




바위위에서 뭔가를 먹는 모습이

날지 못하는 큰 새같다




고당봉에서 인증삿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100번만의 외출인데




고당봉을 지나 내려왔다

여기 갈림길에서 범어사로 내려간다




또 인증삿을 찍어달랜다

백교수도 고당봉에 오른 것이  큰 건을 한 듯 하다 




투구꽃이 독초인 줄 바로 며칠 전에 알았다




타파가 지나간 흔적

범어사 내려가는 임도가 여기저기 파였다




휴식시간...무슨 생각을 할까?




난 땀을 씻었다




아기부처




여기도 꽃무릇이 있다

내원암을 지난다




범어사를 나서는 것으로 오늘 산행은 끝

다섯시간 정도 걸렸다

준수했다




오늘 걸은 트랙




고도표




버스를 타고 장전동으로 옮겨 치맥으로 뒷풀이겸 저녁을 먹었다




백교수가 쐈다

똥개도 자기 집 근처에서는 짖어댄다고 장전동에 와야 쏜단다

울 장모님이 결혼 직후 백교수를 보고는 말레이시아 사람 닮았다고 했다


부산 금정산 고담봉.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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