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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100대 명산

치악산 부곡코스, 가장 편하게 오르는 길 - 100대 명산(81-1)

by 강가딩 2019. 8. 28.


걷기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올랐던 치악산의 기억은,

그저 힘들었다는 것 뿐이었다


오늘 걸은 동치악산 부곡코스는 그 기억을 말끔이 씻어주었다

청정의 걷기 좋은 계곡길과

적당한 오르막에서 땀을 빼고 나면 비로봉이 눈 앞에 나타났다


감히 난,

부곡코스를 걷기꾼도 도전해볼 수 있는 가장 순한 치악산 등산코스로 명명하고자 한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19년 8월 25일(일), 부곡탐방지원센터~부곡폭포~곧은재~황골삼거리~쥐넘이재전망대~비로봉~천서봉전망대~원점, 13.5km, 7시간 30분, 泊도보팀과 함께

▲ GPX 파일 : 원주 치악산.gpx

▲ 참고 : 치악산 비로봉에 오르다(2010/10), http://blog.daum.net/hidalmuri/73




다시 오고 싶지 않았던 치악산 비로봉

오늘로 그 생각이 바뀌었다




동치악산 부곡코스는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친다는 치악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크게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치악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올들어 두번째로 떠나는 평일 泊걷기는 평창 2박 3일 일정이다

첫날은 치악산 산행이다




부곡탐방지원센터 가기 전 오늘 리딩을 맡은 달밤님이

태종과 그의 스승 원천석 선생의 일화가 깃든 태종대에 들리자고 했다




해운대에 있는 태종대가 아니었다


찐방으로 유명한 안흥에서 시작하여 이 길을 지나간 적이 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횡성 낭만의 코스모스길(2011/10)

http://blog.daum.net/hidalmuri/286




태종대는 최근 개통된 치악산 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길이 끝나는 곳이었다

또 가야 할 길이 하나 늘었다




부곡지구는 횡성에 있다




여기서 곧은재까지는 걷기꾼도 크게 힘들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는 달밤님의 설명이었다




동행한 3명의 길벗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일단 곧은재까지 진행한 후

비로봉까지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향로봉으로 만족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길은 순했고 아름다운 숲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이 나타났다

오른쪽은 비로봉에서 하산하는 큰무레골 탐방로이고,

왼쪽은 곧은재로 올라가는 계곡길이다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부모님과 체험을 나온 초등학생들을 만났다

어린애들이 어른들도 힘들다는 치악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바로 요기 부곡폭포까지 다녀오는 길이었다




망태버섯이 눈에 들어왔다




계곡길이 이어졌고,




곧은재 1Km 전부터 걷기꾼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오르막이 있었다




곧은재에서 점심을 먹었다




곧은재에는 톱풀, 쑥부쟁이 등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별로 힘들지 않게 올라온 탓에 비로봉까지 계속 진행하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지금까지 워밍업이고,

곧은재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셈이다



곧은재에서 비로봉까지는 4.8km

3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틀렸다 내 보기에

오히려 곧은재까지 올라오는 계곡길보다 더 걷기 좋았다

그래서였을까 시간도 예상만큼 걸리지 않았다




물론 오르막은 있었지만

된비알을 쏟기도 했지만


배초향




둥굴레 열매




미역취




황골삼거리

초보시절 치악산에 왔을 때 바로 황골에서 올라왔다

엄청 힘들었었다




치악산은 구간에 따라

구룡매표소-비로봉(5.8㎞) 구간과 금대매표소-남대봉(5.2㎞)구간이 가장 힘든 숙련자 코스이고,

 황골매표소-비로봉(4.1㎞)과 성남매표소-남대봉(5.9㎞)구간은 중간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매우 힘들다


오늘 걸은 곧은재 코스는 초보자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C코스였다




쥐너미재




쥐너미재에서 바라본 원주 시내




치악산은 꿩의 전설이 서린 산이다

그 전설은 다음과 같다(퍼온 글)


옛날 한 젊은이가 적악산(오늘의 치악산)을 넘다가 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큰 구렁이가 꿩을 잡아먹으려는 순간이었다.

젊은이는 활을 쏘아 구렁이를 죽이고 꿩을 구해주었다.

그날 날이 저물어 산속의 집에서 묵게 되었다.

막 잠이 깊이 들었는데 숨이 답답해 눈을 뜨니 큰 구렁이가 낮에 죽은 남편의 복수를 한다고 몸을 칭칭 감고 있는 것이었다.

구렁이는 “저 산 위의 빈 절 종각에 있는 종을 세 번 울리면 당신을 살려 주겠소”한다.

젊은이는 속절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종을 울릴 수 있겠는가.

그 순간 어디선가 “땡 땡 땡” 세 번의 종소리가 들리고 구렁이는 사라졌다.





날이 밝자 젊은이가 종각에 올라보니 꿩 세 마리가 머리가 깨진 채 종 아래 죽어 있었다.

말 못하는 날짐승이지만 죽음으로 나에게 보은했으니,

내가 꿩의 죽음을 달래줘야겠다고 생각한 젊은이는 꿩들을 묻어주고 빈 절을 고쳐 거기서 살았다.

그 절이 지금의 상원사요, 그 당시까지 적악산이라 부르던 산 이름도 꿩 치(雉) 자를 넣어 치악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상 바로 못미쳐 나무 데크 교체작업을 하고 있었다




인증삿 남기는 시간






걸어온 능선




내려가야 할 산줄기




정상에서 부곡탐방지원센터까지는 4.5km




오리방풀





여로




처음 급경사 구간을 벗어나면 하산길도 편하다




도깨비뿔 모양의 정상




하산길이 시간이 더 걸렸다 오히려






큰무레골 탐방로로 내려왔다




소요시간을 보니 7시간 30분,

넉넉하게 느긋하게 걸었다

산행에서 편하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겠지만 치악에서 편하게 오르려면 부곡지구를 강추한다 



지원센터 앞의 수돗가에서 땀을 씻으면 된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고도표




부곡탐방지원센터에서 안흥면 방면으로 10여분 차로 오다보면 만나는 식당

대전 탄방동이 고향이라는 주인장의 인심만큼 백숙의 맛도 뛰어나다

가성비는 더 좋다


원주 치악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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