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룡사는 고즈넉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여전히 무더웠다
운달산 산행을 포기하고 운달계곡에서의 여름 보내기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가끔은 쉬고 갈 때가 필요하다
오늘이 그랬다
▲ 언제/어디를 : 2019년 8월 10일(토), 김룡사 둘레길(대형주차장~김룡사~화장암~운달계곡~양진암~원점, 약 7km, 시간 무의미, 한토따라서
▲ GPX 파일 : 김룡사 둘레길.gpx
운달계곡에서 여름을 보냈다
청정, 힐링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무상 무념
(인물사진은 파나님 사진을 업어온 것이다)
김룡사 주변 오솔길은 내소사 전나무길, 오대산 선재길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꾸미지 않은 그렇지만 기품이 베어나오는 길이었다
희미해진 첫사랑을 끄집어내고 싶을 때 가면 좋을 곳이다
웬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산악회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운달산을 올라갈 생각이었다
한데 정말로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계곡에서의 여름장사
올라갈 때는 텅 비어 있었는데, 내려갈 때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걷기에 입문했을 때 문경에 자주 왔었다
새재, 토끼비리, 고모산성, 하늘재 등등 그 때 김룡사 둘레길도 왔었다
블로그를 찾아보아도 기록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10년이 넘었나 보다
계절은 분명 여름이 아니었다
걷고나서는 다음에 올 때는 운달산을 걸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10여년전에 이미 작정했던 그 맘이 화장실 한번 다녀오면서 바뀌었다
불과 몇 분만에
군자산에서 넘어져 다친 발목이 약간 시큰거려서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옆지기도 왔는데 함께 걷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을 했다
10여년전 걸었던 길이 김룡사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었다
먼저 김룡사를 구경하고 화장암에 들린 후 운달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오면서 대성암과 양진암을 들리고 원점 회귀하기로 했다
김룡사 들어가는 길
여기에 오려면 모든 것을 버리고 오라는 것 같다
300년 된 해우소
궁금해서 한번 들어가서 실제 사용을 해 보았다
칸만 분리되어 있을 뿐 半남녀 공용이다
천천히 느긋하게 절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내 생각에, 경상도 절답지 않게 수수했다
書體는 잘 모르겠지만 절에서 주로 만나는 글자체는 아니었다
혹 김룡사에 또 오게 되면 겨울에 오고 싶어졌다
김룡사를 나와 화장암으로 향했다
화장암은 운달산 올라가는 길에 있다
문이 잠겨 있었다
잠긴 문 틈 사이로 사진을 한 장 담았다
깊지는 않았지만 화장암 옆 계곡,
이끼가 세월을 얘기해 주고 있었다
다시 내려와, 운달산 쪽 운달계곡으로 조금 올라갔다
아직은, 여전히 길이 순했고 숲도 깊었다
우린, 바로 이 폭포 아래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는 약 1시간 가량, 계곡과 친구가 되었다
하산하면서 만난 야생화, 도둑놈갈고리
양진암에 들렸다
대성암
대성암은 절이 아니라 고택 느낌이었다
여기서 등목을 하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
서서히 되돌아 나왔다
변덕스럽게 갑자기 운달산 산행에서 둘레길로 바꾼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自評하면서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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