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군자산 : 짧다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치는 산 - 300대 명산(150-1)

거리가 배신을 하였다

산행거리 6.5km. 짧은 거리가 분명하다

산행시간 5시간 40분, 시간만 보면 10키로가 넘어야 한다

오늘 신발이 다 젖었다

겉이 아니라 신발 안이 촉촉하게

바지를 타고 흘러내린 땀으로....

오늘은 내 평생 가장 많은 육수를 배출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 언제/어디를/누구랑/얼마나: 2019년 7월 27일(토), 솔밭주차장~군자산~도마재~도마골, 6.5km, 약 5시간 40분, 한토따라서

▲ GPX 파일: 괴산 군자산.gpx

산행 후 나의 소감은

짧다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치는 산이라는 점

30분도 채 되지 않아 이렇게 변했다

걷는 내내 물에 빠진 생쥐였다

솔밭 주차장(소금강 휴게소)에서 출발한다

정상까지 2.5km, 2시간 20분 걸린다고 되어 있다

분명 짧지만 만만치 않는 산임을 경고하고 있음에도, 

2.5km라는 짧은 거리에 다 묻혔다

아이고 힘들어라...곡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첫조망이 열릴 때 숨을 돌리면서 결코 욕심을 내서는 안되겠구나 맘 먹게 한다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산은 나에게 말을 하고 있다

더더욱이 이 무더위에는

1키로 남짓 올라왔을 때 이미 물 속에 들어간 모습이다

바지까지 푹 젖어버렸다

하늘벽

후미를 맡기로 했는데 내 스스로를 건사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를 유지하자...그런 생각으로 후미를 온누리 대장님에게 넘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점점 고도가 올라간다

해발 200여 미터에서 시작하여 약 950미터까지 거의 800을 치고 올라야 한다....

첨부터

151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을 올라서면 전망대다

지난 화욜, 왕건길에서 탈진했던 기억이 위안으로 다가온다

그 때보다는 숨고름이 편하고 발걸음도 팍팍하지 않다고

이 낙석 주의 안내문이 나오면 거의 다 올라왔음이다

사실, 무더위 때문에 힘들었다

정상은 조망이 없고, 바로 100여미터 아래에 조망이 터진다

걸어온 능선이 달려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칠보산, 막장봉, 장성봉 등일 것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나 혼자다

요즘 정상에서 인증삿 찍는 재미를 붙였는데....

이제 하산, 도마골까지는 4키로다

오기 전 선답 블로그에서 이맘 때 즈음이면 솔나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난, 보지 못했다

대신 함께 간 일행 몇몇이 본 솔나리를 가져왔다

하산,

이제 힘듬은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꽃길은 아닐지라도 땀 빼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아니었다

도마재까지는 조심을 해야 하는 곳들이 있었다

너덜도 섞여 있었다

골바람이 불어주는 바로 이 곳에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서 목을 축였다

도마재

도마재부터는 거의 날머리까지 너덜이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서 길이 무척 미끄러웠다

미끄러지지 않을 곳에서 또 미끌어졌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한참을 있고 나서야 발을 움직일 수 있었다

담 날 일어나보니 오른쪽 복숭아뼈가 욱신거렸다

 

비를 맞지 않기 위해 배낭에 넣어 놓은 카메라를 꺼냈다

날머리에 왔을 때 비가 그쳤다

5시간 40분, 거의 1시간에 1키로를 걸은 셈이다

주로 후미로 내려오는 나지만,

이번에는 알탕을 하고도 1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했다

후미는 7시간이 넘게 걸렸다

오늘 그 힘듬은 바로 이 알탕으로 다 날아갔다

지금껏 만난 top 5의 알탕에 이름을 올리고도 남을 정도였다

해서 담 주 화욜 가기로 한 산행지를  바로 요기 괴산의 계곡으로 급변경하기로 맘먹었다

다리 위에서는 적라나하게 보임에도 우린, 저 바위 뒤에서 무식하게 옷을 다 갈아 입었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앱)

군자산 주변 산군들

군자산 뒤로는 내가 여름 계곡트레킹 코스로 가장 좋아하는 갈론 구곡과 옥녀봉이 있고

앞에는 쌍곡구곡과 칠보산이 위치한다

좀더 내려가면 지난 주 일욜 다녀온 대야산 용추폭포도 있고....

고도표

정말 심플하다...계속 오르다가 내려오면 된다

무더위가 아니면 4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괴산 군자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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