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모습을 한 구병산(九屛山),
말 그대로 아홉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헣지 않아도 암릉, 바위 등으로 짧지만 힘들다고 이름나 있어
대전 가까이 있음에도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걸어본 바,
조금 거칠었지만 상당한 매력을 가진 산이었고,
소문만큼은 아니었다 험한 정도는.
▲ 언제/누구랑: 2019년 7월 2일(화), 인도행 평일 길벗들과(달밤, 나리님)
▲ 어디를/얼마나: 약 8km, 약 5시간 15분, 적암리 주차장~서낭당~신선대~853봉~구병산~얼음골~위성지국~원점
▲ GPX 파일 : 보은 구병산.gpx
구병산 정상에서
속리산 휴게소에 들릴 때 마다 그 뒤로 펼쳐져 있는 아홉폭 병풍,
구병산을 가보겠다고 맘 먹었는데 오늘에서야 발걸음했다
운 좋게 오늘, 여름 하늘답지 않게 너무도 청명했다
평일 걷기, 오늘은 구병산이다
대전 가깝게 있다보니 언제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루고 미뤄 놓았다
그보다 더 거칠고 위험하다고 해서 선뜻 갈려고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적암리 주차장에 파킹하고 신선대 방면으로 오른다
마을을 지나는데 보은을 대표하는 대추와 호두나무가 호위를 해주고 있었다
마을 끝, 길을 가로 막고 서있는 주택 밑으로 들어선다
그 길을 지나 계곡을 건너면서부터 구병산 산행이 본격 시작된다
거칠고 암릉을 조심해야 한다고 소문이 나있는데
초입은 매우 순하다
신선대 방면으로 가되,
신선대로 바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낭당 방면으로 길게 돌기로 했다
능선까지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하지만, 엊그제 내린 비로 길이 촉촉하다
능선을 만나 좌틀하여 신선대 방면으로 올라간다
경사는 있지만 예상외로 길은 좋다
처음으로 힘을 써야 하는 길이 나타난다
어렵다기보다 미끄러져서 발디딤을 잡는 것이 힘들었다
바위 사이를 통과하면 다시 길은 순해진다
그리고 숨을 고르면 형제봉 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신선대 방면으로 좌틀하여, 밧줄을 타면
신선들의 놀이터가 나타난다
그냥 갈 수 없어 인증삿 한장 찍고는 점심을 먹는다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이 매우 좋다
이제부터는 중간중간 위험구간이 나타난다
독수리 오형제 가지를 지닌 소나무도 있다
구병산까지는 오르내리막 능선길이다
조망이 열리고
저 아래가 적암리 주차장이다
우린 여기서 바윗길 맛을 보기로 했다
일단 로프를 타고 올라서야 한다
853봉을 향해
853봉을 가기 위해서는 앞 봉우리에서 내려와야 하는데
바로 이 바윗길이 위험했다
조심 조심 돌아서
칼능선으로 올라선다
853봉,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도 그랬다
바로 앞에서 본 구병산,
일단 여기서 내려갔다가 한번 정도만 올라치면 될 것처럼 보였다
아니었다...백년묵은 고양이었다(ㅋ)
중간 중간 오르내리막, 로프들이 기다리고 있다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몇번 해야 한다
조금 신경은 쓰이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조심만 한다면.
원추리, 올해 첨 보았다
여기서 구병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돌아와 위성지국 방면으로 하산하였다
정상까지는 100미터, 마지막 로프가 기다리고 있다
인증삿을 먼저 담고
사방으로 탁 틔인 조망을 감상한다
서원리 방면
멀리 속리산 능선을 눈에 넣고
왔던 길을 내려가기 싫어서 853봉 돌아가는 길로 우회하여 위성지국 방면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은 급경사다
첨에는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이어 얼음골 너덜길을 길게 길게 내려간다
거의 왔다고 생각할 때가 절반 정도 온 것이다
그만큼 길다
조심을 하면 어렵지는 않지만 이런 하산 길을 좋아할 산꾼은 그 누구도 없다
철계단도 있다
동굴들도 있는데,
아마도 기도터로 썼던 것 같다
얼음골 끝, 나무 데크길이 나타난다
개망초 길을 지나면
속리산 둘레길 1구간, 구병산 옛길을 만난다
난 속리산둘레길 보은 구간을 2017년 초 다 걸었었다
http://blog.daum.net/hidalmuri/1709
위성지구국 앞을 지나간다
적암리 주차장이 보인다
저 뒤에 보이는 산은 시루봉이고
산꾼들이라면 자신과 맞지 않는 산이 있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난, 서대산이 썩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한번 가고는 안간다고 했는데 벌써 3번이나 갔다
구병산, 맘 속에 약간은 꺼렸던 느낌이 있었던 같았는데
오늘 산행으로 말끔히 가셔졌다
제법 매력을 갖춘 산이었고,
거칠지 않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또 가도 좋을 산이었다
구병산 개념도
우린 지도 화살표의 역방향으로 걸었고,
신선대를 더 우회하여 길게 올랐다
(아래 지도에는 길이 나와 있지 않지만, 가서 보면 확연한게 길이 나있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신선대를 길게 우회하여 올랐음을 알 수 있다
고도표
'산행 > 100대 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데미,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 - 100대 명산(117) (0) | 2019.08.04 |
---|---|
서산 가야산 종주: 고풍저수지~수정봉~석문봉~일락산~개심사 - 100대 명산(136-1) (0) | 2019.07.10 |
가리왕산 이끼계곡 - 100대 명산(51) (0) | 2019.06.30 |
지리산 반야봉 : 뱀사골~반야봉~성삼재 - 100대 명산(116) (0) | 2019.06.23 |
영양 일월산 다시 찾다 - 100대 명산(106-1) (0) | 2019.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