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물결 못지 않게
총총히 박힌 빨간 산수유 열매도 멋진 구경거리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으나 수도권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애서 외면했다.
오늘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
그저 선입견이었고,
소문난 잔치에 어울린 정도는 아니나 기대치를 높이지만 않는다면
하루 발걸음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 언제/누구랑: 2018년 10월 21일(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 어디를/얼마나: 약 14.5km, 약 5시간 40분, 용문역 ~ 다문8리 ~ 섬실 ~ 삼성리 ~ 칠읍산쉼터 ~ 등골 ~ 산수유마을 ~ 공세리 ~ 원덕역
▲ GPX 파일: 양평 희망볼레길.gpx
빽빽이 달려있는 빨강 산수유 열매도 볼 거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어쩌면 노랑 꽃보다 속은 더 꽉찬 기쁨일 수 있다
볼랫길을 상징하는 것은 뭘까?
양평의 상징이자 볼랫길의 심볼로 쓰고 있는 은행나무일까?
걷는내내 은행나무는 별로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산수유를 질리도록 만났다
한데 표지판은 은행이파리 모양이다
어제 무박(?)에 가깝게 설악산을 다녀와,
지친 몸으로 무리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 놈의 의리 땜시 길을 나섰다
나서고 나니 다 잊어진다
볼랫길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를 때 그저 전철을 타면 된다
용문역을 나서자 내가 길을 제대로 찾았나 약간 당황스러워진다
볼랫길 안내표지보다는 바로 요녀석,
용문 꼬부랑길 안내도가 떡 버티고 있어서다
조금 걷다 보면 요녀석도 만난다
물소리길
지자체의 과잉 의욕이다
길은 하나인데, 겹치고 겹친다
그러다보니 이름도 여럿이다
가을에 왔다
볼랫길은 산수유 피는 봄에 오면 좋다는데
가을에 오니까 좋은 점도 있다
이런 은행나무도 만날 수 있고
한참을 지나서야 볼랫길 표지판을 만났다
처음에는 표지판 인심이 인색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초입부분은 볼랫길이 주류가 아니고 전철역의 접근성 때문에
물소리길을 빌어 쓴 것으로 보인다
뒤로 갈수록 표지판이 이제는 과잉이다
약수터근처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지금도 산에 거뜬히 다니신단다
지금 날라다니지 않으면 늙어서 걸어다닐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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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한 모금 적시고
숨을 골라 산길로 올라선다
섬실, 두꺼비 형상을 한 마을
예전에는 금광으로,
지금은 산수유 마을로 유명하단다
섬실고개에서 내려오면서부터 오롯이 볼랫길이 시작된다
일본잎깔나무 군락지(?)를 내려오면
산수유가 지천이다
고구마 빼갱이를 만났다
어렷을 적 얼마나 먹었는지.....
지자체마다 걷기 길들을 만들다보니 길 이름도 홍수다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뜻을 알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때도 있지만
여전히 갸우뚱 거리게 할 때도 적지 않다
불교에서 따온 산이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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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랫길은 ‘보고 또 봐도 다시 가고 싶은 길’이란다
앞에 희망이 붙은 것은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란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등골마을에서 추읍산 자락으로 올라선다
능선에서 점심을 먹는다
펼쳐 놓고보니 풍성하다
절골로 내려선다
캠핑장을 지난다
사랑방에서 막걸리 한사발 하고 가면 좋았을텐데
추읍산을 바라보며 마지막 산길로 올라선다
아니 임도다
다정하게 걷는 이 두분
남녀 사이에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정답은 나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번 빌려간 돈 언제 갚을거냐고 채근하는 중이고
그럼, 이 두분은?
서로 자식자랑 하는 중이고...
무슨 조형물일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창틀 모습도 아니고 은행나무 이파리도 형상도 아니고
쳇바퀴?
그럼에도 모두들 여기서 사진을 담았다 인증삿들을
가을을 끼고 걸으니 모든 것이 용서되었다
맘도 푸근해지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데
이 녀석 오지랍이 넓다
뭇여성들의 발걸음도 잡아버리고
남의 집 앞마당에서 주인장이 째려보고 있는데
사진을 담을 용기도 만들어준다
꼽발을 딛고 쳐다보는 犬公도 귀엽다
드뎌 희망볼랫길에서 희망고문이 끝났다
정말 내리막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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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처럼 신이 났다
가을이 가기 전에 좀 더 즐겨야 하는데
몸이 조금이라도 성할 때.....
오기 전 난, 이 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와서보니 아마도 물소리길 한 구간을 걸었나 보다.....
전철역 한 구간을 돌고 돌아서 드뎌 도착했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앱)
고도표
고도는 낮지만 제법 오르내리막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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