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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38), 진고개에서 선자령 지나 대관령으로

by 강가딩 2016. 5. 25.

 

맑은 날과 흐린 날이 함께 했다


진고개 너머로 펼쳐진 야생화길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기쁨의 길이었다면,
매봉 너머로 푸른 초원 위에 태양을 그대로 받고 서있는 굽이굽이 바람개비 길은 고통의 길이었다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도 말해주고 있었다


▲ 코스(백두대간 38)/거리 및 시간: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대관령, 약 25.5Km, 약 8시간 45분
▲ 언제/누구랑: 2016년 5월 22일(일), 귀연산우회따라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꼭 함께 했다
오늘 길이 그랬다


오전에는 천국의 길


오후에는 지옥의 길이 펼쳐졌다


그러나 그 천국과 지옥은 겉보기엔 구분이 어려웠다

우리의 인생사, 겉모습으로 판단하기 힘든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버이날과 내 생일이 겹쳐, 받은 선물(두 아들과 딸의 합작품이다)

고맙다....


북진을 해야 하나 사정상 진고개에서 대관령 방면으로 진행하였다

그 사정은 대간꾼이라면 다 알 것이다


진고개 고위평탄면을 지나면


제법 긴 오르막 나무계단이다


그 계단을 올라서면 이제부터 철쭉길이다


연분홍의 토종 철쭉이다....일부 사람들은 이를 연달래라 부르기도 한다


연달래라 해서 진달래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철쭉이다


철쭉길은 노인봉까지 이어졌다


노인봉


노인봉 너머의 산줄기

이제, 이런 산그리메가 좋아진다...산꾼이 되어가나 보다


노인봉 대피소....

대학시절 옆지기와 연애를 할 때 친구 커플이랑 놀러 왔던 소금강,

언젠가 다시 가볼 기회가 있을까? 둘이서.....


이제부터는 다른 분들의 사진과 글을 빌려왔다고 생각하길.....


야생화길이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 종일 걸어도 좋을텐데


눈개승마와


쥐오줌풀이 길섶에 도열하고 환영해 준다


은방울꽃


검은종덩굴도 눈길을 사로 잡고


볼 때 마다 헷갈리는 팥배나무 꽃과


고광나무 꽃도 한창이었다

 

 

추가하면, 키작은 노린재 나무 꽃 꺼정....

 


소황병산의 초원에서 우리는 모두 영화 주인공이 되었다





소황병산 너머의 풍경...




삼양대관령목장 2단지 방면으로 가로질러 갈려는 동행들


우린 다시 대간길로 돌아와 진행한다


숲길이 잠시 이어지다 목장길로 바뀐다


보기엔 참 멋지나 뙤약볕 아래 걷기는 고역이다



이번 달 읽은 미 월가의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가 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에서

저자는 장애인을 더욱 장애인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과 태도라고 지적한다



꼭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일견 보고는 판단을 내리는 오류를 곧잘 범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5초 안에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마케팅에서는 ‘진실의 순간’이라 하여 그 짧은 사이,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 온갖 전략을 짜고 펼친다

사실은 오류를 더욱 잘 범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순간적인 판단, 겉모습에 대한 편견과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하나,

인간의 인지적 작용은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볼품 없지만 누군가 매봉의 표지석을 만들어 놓았다


이제부터는 바람개비 길이다


사실,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 속에서 우리는 꼭 장애인이 아니어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자주 범하고 산다.


어쩌면 그런 오류가 본인을 더 편하게 만들고 주류 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상대방에게 드러내지 않은 암묵적인 피해와 스트레스를 주면서,
그리고 본인도 그 피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받으면서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사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내가 해주고 싶은 말


네가 만일 적어도 멸시받지 않은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면,
누군가는 너에게 편견을 갖고 대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가 평생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멸시받지 않는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라


일출전망대


일출전망대까지는 삼양목장 셔틀버스가 올라온다


이제 바람의 언덕을 지난다


오늘 구간이 백두대간에서 가장 긴 구간 중 하나다

길지만, 표고차가 크지 않아 소요시간이 비교적 짧고 덜 힘들지만...

어쩌면 가장 괴로운 길이라 할 수 있다


청산님은 해서, 이 구간을 한국의 산티아고 길이라 명명했다



곤신봉


걸어도 걸어도 줄지 않는다


누군, 이 길을 줄넘기 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드뎌 선자령 올라가는 산길로 들어선다


짧지만 그 산길에는 야생화가 잔뜩 숨어 있었다

욕심 많게도 엄청난 꽃을 피운 앵초


이제 바람개비 길도 아듀해야 한다

 


선자령


이제 대관령으로 향해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저멀리 하늘목장에서 올라오는 대형 포장마차가 보인다

 2014년 개방된 대관령 하늘목장에서 선자령으로 올라오는 걷기 코스가 생겼다는 소식에,

난 지난해 옆지기와 둘이 이 길을 걸은 적이 있다

http://blog.daum.net/hidalmuri/1250


내려가는 길, 미나리아재비 꽃이 군락을 이뤘다


바우길 코스를 이 곳 저 곳 기웃거리면서 내려왔다


그러다보니 대관령 날머리가 바우길 들머리로 떨어졌다


오늘 만난 꽃들

애기나리


풀솜대


아래 녀석과 비슷하게 보이는데,

이 녀석은 속속이풀


오늘 걸으면서 정말 자주 만났던 개갯냉이


전호....꽃사부님 왈, 사상자는 꽃잎 크기가 다 같으나, 전호는 한두개가 다른 놈보다 크다고 한다


고추나무 꽃


오늘 걸은 길(산길샘앱과 오룩스앱)



고도표


GPX 파일을 첨부한다(선자령에서 내려오는 길, 대관령 못미쳐 바우길을 들어갔다 왔다)

백두대간 37.gpx



 



백두대간33구간.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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