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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30-1), 화방재에서 태백산 지나 차돌배기에서 석문동으로

by 강가딩 2015. 9. 1.

 

 

광복 70주년의 뜻깊은 날에,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 올랐다

 

누군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다.

지금껏 왔던 대간길에 비하면 썩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대간길은 대간길.

 

올라올 때의 힘듬은 눈녹듯 사라졌다.

부쇠봉부터 시작된 야생화 정원과 초록 숲길은,

감히 꿈길 같은 길이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일까?

 

머리 속으로 맘 속으로 오랫동안 담아두고 싶었다

 

코스(백두대간 30-1)/거리 및 시간: 화방재~태백산(1,567m)~부쇠봉(1,546m)~깃대배기봉(1,368m)~차돌배기~석문동, 16Km, 7시간

언제/누구랑: 2015815(), 한밭토요산악회 따라

 


 

  태백의 정기를 받아 소원을 빌면 이룰 수 있다는 천제단

재수하고 있는 딸네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빌었다

 

태백하면 떠오르는 주목 설경,

이전에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 치여 천제단에서 가장 짧은 코스로 내려갔었다

 

깃대배기 숲

오늘은 천상의 정원에,

초록 물결의 숲길이 추가되었다

 

오늘 들머리는 화방재[花房峙],

고개마루에 진달래, 철쭉이 무성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어평재라고도 한다.

 

화방재 들머리에서 10여분 산길로 올라서면 만나는 고갯길 사길령

 

그 옛날 경상도와 강원도를 잇는 중요한 고갯길이다고 한다

 

 

태백의 설경을 보러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사람에 치여 천제단에서 망경사 방면으로 그냥 내려오고 말았다

 

  사길령을 넘어서면 산길이라기에는 넓고

임도라기에는 좁은 오솔길이 나타난다

 

, 사실 오늘 산행에서 여기부터 산령각 올라가는 길이 가장 힘들었다

흔히들 임도는 평탄한 길이다고 방심을 한다

하지만, 여름날 급경사 임도는 산길 오르는 것도 더 힘들다.

평탄한 길이라는 방심을 무참히 깨트린다.

 

맹수와 산적으로부터 무사 안전을 기원했던 산령각

 

산령각은 지나면 비교적 평탄한 조릿대길이 이어진다

야생화도 나타난다

 

 

 

 

야생화들이 눈길을 잡았으나

혹시나 늦어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가능한 앞에서 걸을 요량으로 지나쳐 가는데,

요 녀석이 계속 이름을 불러달라고 눈짓을 하는 바람에.....

내가 지고 말았다

 

가는 장구채

 

유일사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그러길 한참 후,

태백산 2.1km 전 유일사 갈림길부터 오르막이 다시 심해졌다

 

독특하게도 산 속에 정상을 향해 석탑이 세워져 있었다

 

천제단 1.7km 지점부터는 돌계단과 나무계단길이 발걸음을 팍팍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0, 30분 만 고생하면 조망이 트이고 태백의 명물 주목단지가 나타난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설경의 상징 주목을 여름에 보아도 좋았다

 

이파리를 한창 키우고 살이 통통히 오른 활엽수들이 주목을 가려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태백산 영봉에 못미쳐 태백산에서 가장 높다는 장군봉(1,567m)이 나타나고,

 

장군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난 여기서 경건한 자세로 기원을 드렸다

아주 소박하지만 절실한 것을

 

 

장군봉에서 천제단까지 가는 길을 천상의 화원이었다

 

앞서 가는 팀을 따라 가겠다는 허망한 맘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지 오래다

 

투구꽃.....

이 녀석 꽃은 예쁘지만 옛날 사약의 재료가 된 독초다

 

배초향

꽃사부님이 알려준 한가지만 알자....배초향과 비슷한 향유는 한쪽 방향으로만 꽃이 핀단다

 

진범

드뎌 직접 꽃 피우는 모습을 보았다

 

이질풀

 

꽃이 떨어진 모습도 꽃못지 않게 예뻣다

 

멸가치

 

내 눈에 멸가치는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생긴 씨방(?)이 더 예뻣다

 

수리취도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성스레 싸온 제물을 하나 둘 차려놓고 기원을 드리고 있었다

아무런 준비도, 아예 생각도 못한 나는 부끄러웠지만

기도는 겸허하게 드리고 왔다

 

태백산 정상

인증샷 남기려는 산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통에,

태백산 표지석 촬영은 함께 간 산악회 인물사진으로 대신한다

 

영봉에서 30여분 능선을 따라 가면 부쇠봉을 만난다

 

지난 주 꽃봉우리만 보았던 은분취

오늘은 꽃이 피우기까지의 모습을 다 만났다

 

 

 

부쇠봉은 주변에 부싯돌로 쓰이는 돌이 많아서 붙여졌다는 설과,

단군의 아들 부소왕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부소봉을 지나면 이제부터 꿈길같은 야생화 능선이 펼쳐진다

발걸음이 가볍다

심지어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 걸어도 될 듯 하다는 말에 공감이 갈 정도다

더욱이 맘 급한 산꾼들은 뛰기까지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대간길에서 보지 못햇던 녀석들이 붙잡아서였다

 

흰송이풀,

오늘 처음 보았다

 

도둑놈갈고리

안경처럼 생긴 갈고리가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고

 

도둑놈갈고리처럼,

우리의 꽃이름도 창씨개명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우리가 부르는 요상한 꽃이름,

특히 ‘자가 들어간 꽃이름 대부분은 일본 꽃이름을 번역해서 만든 것이라고,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나무, , 산림 등등 여러분야에서 진정한 광복이 진행되어야 한다

 

숲해설사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일반인에게는 부르기도 힘든 용어들,

 

예를 들어 이파리 구조를 설명하는 말 중 엽병이나, 기수일회우상복엽,  총상 화서 등등

도대체 국적 없는 말처럼 보이는 이 단어들이

마치 전문지식과 많이 배움을 드러내듯이 쓰인다....사실은 일본어를 직역한 말임에도

 

오늘 걸으면서 우리도 우스개 소리로 얘기했던,

고약한 시어머니가 얄미운 며느리에게 밑씻개로 주었다는 가시가 촘촘히 난 풀, 며느리밑씻개

 

본래는 '의붓자식의 밑씻개’라는 뜻을 지닌 일본어 마마코노시리누구이(繼子の尻拭い)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뀌었는데,

우린 제대로 그 유래를 알지 못하면서 고부간의 갈등을 상징하는 꽃이름으로 얘기하고 있다(이상 퍼온 글)

 

며느리밑씻개(함께한 분이 올린 사진에서 가져왔다)

 

병아리난초라 생각했는데,

털이슬류라고 고수들께서 조언을 주었습니다...감사합니다

 

역시 오늘 처음 직접 보았다

너무도 작아서 똑딱이로 담기엔 역부족이었다

 

역시 야생화는 어렵고 헷갈린다

나비나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꽃사부님의 지적에 따라 네잎 갈퀴나물로 정정한다....

 

참배암차즈기

몇주전 만났지만 오늘은 군락으로 보았다

 

씀바귀,

오늘 만났던 두메 고들배기랑 계속 헷갈린다

 

오리방풀

산박하 등이랑 많이 헷갈리지만 산에서 만난 경험으로 한가지만 알면 도움이 되었다

오리방풀 이파리는 마치 거북꼬리처럼 생겼다

 

깃대배기봉 숲

부쇠봉에서 깃대배기봉 오는 길이 야생화 꿈길이었다면

이제부터 차돌배기 가는 길은 야생화가 양념을 하는 숲길이다  

 

 

깃대배기봉의 표지석이 두 군데 만들어져 있다

높이가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데,

앞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한장 날렸다(가져온 것)

 

두번째 표지석

깃대배기봉(1,368m)의 본이름은 안개가 연기처럼 보여서 백연봉(白煙峰)이였는데,

일제 강점기에 측량하느라 깃대를 꽂아서 깃대배기봉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광복 70주년, 이제 산이름도 일제의 잔재를 없애야 할 것이다 

 

차돌배기 가는 길

후미 일행과 떨어져 홀로 사색을 하며 걸었다

 

 

 

 

지난번에는 도래기재에서 석문동으로 내려갔었다

 

차돌배기에서 석문동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춘양목을 만난다

한달 전에 내려갔을 때는 산꾼의 흔적이 거의 없어 제대로 내려가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는데,

오늘은 신작로(?)처럼 길이 뚜렸했다

 

지난번 만났던 꼬리 진달래가 궁금해졌다

꽃이 진 자리에 씨방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석문을 나서면서 시작되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

 

뚜렷하지 않은 바윗길을 사이로 요리저리 걷고 수차례 계곡도 건넜다

바닥지가 없었으면 제대로 찾아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선두 산행대장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솨)

 

선괴불주머니...........봄에는 산괴불, 여름에는 선괴불

 

병조희풀

 

여우오줌

 

도착할 때까지 야생화는 계속되었다

 

날머리에 도착해 보니 B팀을 태운 버스가 오지 않았다

그 덕분에 사방댐 아래 한토의 전용 풀장에서 정말,

오랫동안 알탕이 아닌, 물놀이를 즐겼다

 

버스가 도착하고 곧바로 춘양장으로 이동

지난번 뒷풀이했던 동궁식당에서 엄나무 비빔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지난번에 이어 감사하게도 아침, 점심, 저녁을 다 해결해 주었다

아침 일찍 도시락 챙겨주고 아침 차려주느라 정작 산에 가지 않으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옆지기,

오늘을 내가 집을 나서는지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한토 덕분이었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과 산길샘 앱)

 

 

고도표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GPX 파일을 첨부한다...차돌배기에서 석문동을 내려올 때(특히 우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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