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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30), 도래기재에서 구룡산 지나 차돌배기에서 석문동으로

by 강가딩 2015. 8. 31.


오랜만에 푸근하였다

 

앞서 지나왔던 거칠었던 길과는 달리 순했고 푹신했으며,

숲은 엄마 품처럼 아늑하고 넉넉했다.

 

날씨도 좋았고,

거리도 길지 않았으며,

더욱이 모두가 욕심부리지 않고 편하게 걸었다

 

코스(백두대간 30)/거리 및 시간: 도래기재~구룡산~곰넘이재~신선봉~차돌배기~석문동, 16Km, 7시간 10

언제/누구랑: 2015718(), 한밭토요산악회 따라

 

 

숲길은 넉넉했고 푸근했다

 

꼭 보고싶었던 꼬리진달래....오늘 군락으로 만났다

 

오늘 출발지는 도래기재

 

도래기재는 서벽리 북서쪽 2km 거리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따왔다고 하며,

조선시대에 역이 있어서 역촌마을이라는 의미로 도역리라고 부르다가 뒤에 변음되어 도래기재로 바뀌었다고 한다.

 재넘어 입구에 있는 우구치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이상 한밭 토요산악회에서 퍼온 글).

 

오늘은 귀연을 버리고 한토를 따라 나섰다

귀연에서는 도래기재에서 화방재까지 약 25km를 한번에 진행할 예정이나,

아무리 크게 나의 능력을 부풀려보아도 도저히 무리라 생각되었다

 

마침 한토에서는 같은 구간을 두 번에 나눠 진행하였고,

나는 주저없이 그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 오대산권, 설악산권 등은 한토를 자주 따라나설 생각이다

 

도래기재에서 첫 봉우리 구룡산까지는 5.54km,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초입에 들어서자 가는 장구채가 마중나왔다

아무래도 여름 야생화를 많이 만날 예감이 들었다 

 

두메갈퀴

 

너무 작아서 잘 잡히지 않는다...똑딱이로는 아무래도

 

길은 푹신했고 숲은 푸근했다

 

첫 애를 가진 엄마 품 같았다

푸근했지만 아직은 농염하지 않은....

 

 

 

특히 오늘 길에서는 하늘 말나리가 지천이었다

 

자주여로 

 

흰여로 할 것없이 여로도 자주 보았다

 

장욱제, 태연실 주연의 여로 였다 

 

그래도 오늘 주인공은 바로 일월비비추였다

 

 

만개하지 않고 꽃몽우리를 머금고 있는 일월 비비추는 내일에 대한 신비감을 주었다

 

그러는 사이 두번째 임도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구룡산까지 오르막길이다

 

긴 철쭉 터널을 지나면

 

잠시 편안한 능선길이 나타난다,

조록 싸리와

 

노루오줌이 피어있는 길을 지나

(이 녀석은 숙은 노루오줌이다...숙은 노루오줌은 하얀 색깔을 주로 띠고, 꽃차례가 아래로 기울어진다)

 

모든 것을 감싸줄 듯한 숲길을 넘어서면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한 구룡산다.

 

구룡산에는 용이 승천할 때 어느 아낙이 물동이를 이고 오다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뱀봐라하면서 꼬리를 잡아당겨 용이 떨어져 뱀이 되어 버렸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구룡산을 넘어서자 이름모를, 그리로 이름을 까먹은 야생화들이 나타났다

이 녀석은 한번 본적이 있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현삼류다

 

이질풀,

꽃잎의 줄이 셋이면 쥐손이풀, 다섯이면 이질풀이라고 하네요

 

며느리 밥풀

 

기린초

 

풀솜대 열매

 

이 녀석 자주 보는 앤데, '싱아'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싱아는 아니겠지....

 

모싯대

 

긴산꼬리풀

 

참취꽃

 

물레나물

 

야생화를 보면서 느긋하게 걷다보니 고직령이다

 

오늘 걷는 구간은 봉화군 춘양면에 속하며,

춘양면은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十勝地) 중 하나이다.

십승지란 전쟁이나 천재가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땅이라는 뜻인데,

본래 승지(勝地)란 경치가 좋은 곳, 또는 지형이 뛰어난 곳을 말하며,

 흔히 굶주림과 전쟁을 면할 수 있는 피난처를 의미한다(이상 한밭토요산악회에서 퍼온글)

 

대전의 산꾼들이 모여 있는 대충산사에서 춘양둘레산길을 개척했나보다....

 

지난 대간길에서 무수히 만났던 미역줄나무 꽃

 

이제 머지않아 동자꽃이 만개할 것이다

 

이녀석처럼 하얀 좁쌀만한 꽃을 가진 애들은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든든한 야생화 사부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등골나물...역쉬 야생화 사부님이 알려 주었다

(등골나물은 꽃이 피면 금방 알 수 있는데....ㅋ)

 

곰넘이재까지는 약 1시간 가량 내리막이었다

 

곰넘이재에서 일부 동행자들은 탈출을 하였고,

완주할 팀은 조금 서두르기로 했다.

알탕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마치고 5시에 출발하려면....

 

곰넘이재를 지나면 임도라 말하기에는 좁고

산길이라 말하기엔 넓은 오솔길이 길게 이어졌다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이녀석은 혹시 뻥쑥?

 

창출

 

좁은 임도를 한참 걷고 나면

 

산죽길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곰넘이재에서 신성봉까지는 오르막길이다

 

구룡산 올라올 때도 그랬는데,

걱정과 달리 숨을 고를 정도만 중간 중간 쉬고 큰 어려움없이 올라왔다

 

신성봉에서는 바로 이런 포즈로 인증삿을 남겨야 한다

나도 한장 남겨두었다

 

한토의 대간팀에는 여성 산우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단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조금은 덜 빡세게 진행하고 있지 않나 지레짐작해 본다

 

산꿩의 다리

 

차돌배기

신선봉에서 여기까지 약 1시간

 

차돌배기에서 하산한다기에,

'차돌배기'를 재로 생각했는데 신선봉에서 오다가 차돌배기 못미쳐 오르막이었다

 

석문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춘양목을 많이 만난다

 

여덜개의 팔을 가진 힌두신 '두르가' 형상을 가진 춘양목도 있다

 

길의 흔적이 희미하여 제대로 가고 있는지,

마침 이 구간은 대간의 연결구간이어서 GPX를 받아 오지도 않아,

약간은 의구심이 드는 순간 한토의 표지기가 안심을 시켜준다

 

 

한참을 내려오다 한번은 꼭 보겠다고 다짐했던 꼬리진달래가 눈앞에 나타났다

감탄사와 함께 기쁜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렀는데

군락이다.....

게다가 바위 위에 뿌리르 내린 녀석도 있다

 

야생화 사부님도 사진으로만 보았다는데 자랑거리가 생겼다

 

구룡산 아래로는 석문동계곡과 참새골 계곡이 있다

 

그 중 석문동 계곡은 마을 입구에 양쪽 큰바위과 우뚝 솟아 있고,

 그사이로 사람들이 겨우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좁아 석문 같다는 뜻으로 석문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석문동 계곡은 천연의 요새지로 전쟁시에는 피난을 하던 곳이며,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석문옆 개울에서 머리를 쳐박았다

물이 너무 차서 오래 있지를 못했다

 

계곡을 따라 요리 조리 건너면서 내려갔다

 

물길 트레킹을 해도 좋을 듯 했다

 

 

궁금증을 야기시킨 이 녀석은 '사상자'고

 

얘는 '참반디'다

 

석문동에 이르러 길은 순해졌다

차돌배기에서 1시간 30분은 넉넉히 잡아야 한다

 

사방댐

입구 사방댐 아래에서 우린 알탕을 하였다...남녀 구분없이

이동 탈의실을 운영진에서 준비해 주었기에 부담없이 가능했다.

 

석잠풀

 

무난하게, 편하게  오늘 산행을 마쳤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뻐근하다

 

대간은 그래도 대간이고,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오랜시간 버스로 이동하는 것도 힘든 것은 분명하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과 산길샘 앱)

 

 

표고차


 

GPX 파일을 첨부한다

15-07-18 백두대간 32__20150718_0907.gpx

 

 

산행이 끝난후 춘양면으로 나와 시장에 있는 바로 요 식당에서 뒷풀이를 하였다

 

이곳은 외씨버선길 춘양목 솔향기길이 지나간다

난, 몇해전 아들과 둘이서 이곳에 왔었다

그 때 만난 서벽리 춘양목 솔향기길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외씨버선길 아홉째길, 봉화 춘양목 솔향기길......청정함이 뭔지 가르쳐 주다, http://blog.daum.net/hidalmuri/575

 

한토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해 주었다

덕분에 아침을 채려주고, 점심을 싸달라고 옆지기를 새벽에 깨우지 않아도 되었다...

한토를 사랑하고 싶은 맘이 마구 마구 솟아났다

너무 크게 받기만 하는 것 같아, 조금은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추가 병조희 풀...함께 한 산우의 사진을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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