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일반 산행

남해 설흘산, 홍콩의 드래곤스백이 부럽지 않았다 - 300대 명산(155)

by 강가딩 2015. 3. 31.


봄맞이 하이킹을 다녀왔다

 

적당한 거리에 적당한 시간,

발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 조망은 그 무엇도 부럽지 않게 만들었다.

 

게다가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봄 날씨와,

기대하지 않았던 진달래 군락은 괜스레 들뜨게 만들었다.

봄바람난 처녀처럼

 

코스: 선구마을~칼능선~응봉산(472m)~설흘산(481.7m)~가천마을(다랭이마을)

거리/시간: 6.1km, 4시간

언제/누구랑: 2015328(), 한밭토요산악회 따라서

 

 


칼능선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로 꼽은 트레킹 코스,

 홍콩의 드래곤스백(Dragon's Back, 용척/龍脊)도 한수 접고 갈 멋진 바다조망을 가진 능선길이었다

(2014년 가본 드래곤스백의 능선)

 

설흘산 너머로 꿈꾸는 섬들이 달려나왔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정현종의 ’)"

 

들머리 선구마을 입구에 있는 당산나무

선구는 신선이 놀던 곳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심산유곡에 산다는 신선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마을까지 내려왔을까...


 

지난해 가을경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걷기보다 산행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더불어 일욜 일정들은 빼곡한데 반해,

토욜 일정은 듬성듬성해서 시간이 빌 때면 고정적으로 나갈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름 요리조리 찾고 찾아 선택한 곳이 오늘 함께 한 한밭토요산악회였다

선택은 탁월했다.....모든 면에서

 

선구마을에서 용봉산과 설흘산을 지나 가천마을까지는 8km, 3시간 걸린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6km가 조금 넘었고,

4시간 정도면 나름 여유롭게 걸을 수 있을 듯


 

오르막이 시작될 무렵 여름철 피서지로 활용하면 적합할 조그만 동굴이 눈에 띄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진달래가 벌써 제법 꽃을 피웠다

 

어쩌면 오늘 산행은 설흘산이라는 산행지보다는

첫 참가하는 한토에 대한 궁금증이 더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설흘산에 대해 전혀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왔다

그럼에도 설흘산은 내게 매우 강렬한 인상으로 오랫동안 자리할 것이다

 

칼능선 초입까지는 진달래 군락과,

 

발아래 펼쳐지는 조망이 번갈아 가면서 눈을 호강시켜 주었다.

 

대학교 1학년때였나...

여수항에서 배를 타고 상주해수욕장에 건너와

신나게 놀다보니 돈이 떨어져 겨우겨우 돌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능선길로 올라선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마치 뾰족한 칼날을 가진 스케이트를 신고서,

바다를 양편으로 가르고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지난주 경험했던 조령산에서 신선암봉 사이의 아찔한 직벽의 로프에 비하면

참 아기자기했다고 말하면 너무 건방진 소리일까....

 

응봉산에 도착했다

 

응봉산에서 설흘산 가는 길은 걷기꾼들도 좋아하는 ‘S’자 구불길이었다

 

 

중간중간 봄꽃들을 만났다

 

양지와 뱀딸기 꽃을 쉽게 구별하는 법

꽃잎이 커서 꽃받침이 안보이면 양지,

꽃받침이 커서 보이면 뱀딸기꽃이다....그럼 이 분은?

 

솜나물

 

얼레지가 귀를 쫑긋 세웠다

 

가는잎그늘사초가 봄에 꽃을 피우는구나....


 

설흘산 봉수대

 

여기서 순천 봉화산의 봉수대로 이어 주었구나....

마침 2주전 순천 봉화산 둘레길을 걷고 왔었는데

http://blog.daum.net/hidalmuri/1254

 

설흘산 위에 서니 전혀 어울리지도 않을 명랑이 생각났다

 

가천 다랭이 마을이 보인다

 

어디가 섬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남산 제비꽃

 

현호색

 

멀리서 바라본 봉수대 

 

가천 마을 너머로 보이는 곳이 여수 돌산인가?

 

가천마을에 도착했다

 

다랭이 논에 냉이꽃이 만발했다

 

가천마을을 지나는데 누군가의 화단에서 할미꽃이 발길을 잡는다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은 산비탈을 깍아 다랭이 논을 만들고,

 

소 쟁기질로 농사를 지었다...참으로 억척스럽게

그렇게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결혼을 시켰다

 

선돌, 암수바위

암바위는 아기를 밴 여인의 형상이고, 수바위는 남자 성기모양을 하고 있다

매년 음력 1023일에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는 제사를 지내는 토속신앙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다랭이 논에는 벼 대신에 유채꽃이 대신하였다.....

 

 

우린 바로 이 파도소리를 가락삼아 공수해온 싱싱한 회로 뒷풀이를 즐겼다....

너럭바위 위에서

 

뒷풀이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올라가는 길에 만났다

살갈퀴(콩과의 꽃들도 참 비슷비슷하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GPX 파일을 첨부하였다

15-03-28 설흘산__20150328_0946.gpx

15-03-28 설흘산__20150328_0946.gpx
0.0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