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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13), 괘방령에서 추풍령 지나 작점고개로

by 강가딩 2015. 3. 11.


1학기 중간고사 산행이었다

 

이제 1/4을 넘어서는 열세번째 산행,

그동안 배운 공부들을 제대로 복습을 했는지 한번 짚어보고 갈 시점이 되었다

 

다시 길어진 거리와 긴 시간의 산행,

700미터에서 200미터로 떨어지는 제법 심한 고도차,

게다가 업다운도 여러차례나 되고,

중간시험 과목으로 골고루 다 갖췄다

 

오늘 시험 결과,

조심스레 희망을 가져도 될 듯 했다

 

코스(백두대간 13)/거리 및 시간: 괘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금산~505~사기점고개~작점고개, 19Km, 8시간

언제/누구랑: 201538(), 귀연산악회 따라

 


 

  오늘 산행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눌의산

 

이 고개를 넘어 가서 과거를 보면 방()에 붙는다는(及第)데서 유래된

괘방령(掛榜嶺)이 출발지다

 

괘방령에서 가성산까지는 약 3.4km, 300고지에서 700고지로 계속 오르막이다

 

첫 시간은 국어 시험

계속 오르막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준비를 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첫시간은 그런대로 끝났다

 

둘째시간은 영 소질이 없는 수학시험, 여기가 관건이다

 

왜냐하면 가성산에서 200미터 아래로 내려간 후 세번의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첫번째 봉우리 606봉 장군봉

 

지금까지는 후미에서 쳐져 왔지만, 오늘은 앞그룹에 끼어 걸었다.

한번, 두번... 추월을 당하더라도 운좋으면 중간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계산으로......

 

두번째 봉우리 663봉이 보인다

 

겨우 겨우 문제를 풀어 나갔다

맘을 다잡느라 긴장을 해서인지 허기가 빨리 왔다

 

`눌의(訥誼)'의 ''은 '어눌하다, 더듬다', '誼'는 '옳음, 정의'를 뜻한다.

사실 두 낱말을 우리 실생활에서 쓰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지만,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눌의산에 가로막혀 충청도와 경상도의 교류(정의)가 뜸했다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이상 귀연산악회 청산님 설명에서 인용, 이하 동일)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였으나

그닥 높은 산은 아니다.

그럼에도 전망은 뛰어났고,

전망이 좋은 곳은 으례 봉수대가 있었다....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구야.......직접 풀이까지 작성해야 하는 주관식 문제가 남았다

오늘 시험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눌의산에서 추풍령으로 내려가는 초입 부분,

응달이 져서 아직 얼음이 군데 군데 도사리고 있어 미끄러운데다,

낭떠러지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조심 조심 내려와야 했다

 

눌의산에서 추풍령까지는 500미터 가량을 내려와야 하나,

1km 가량 내려오면 완만해졌다

 

내가 속한 걷기 동오회의 한 길동무가 말하길,

몸을 좀 괴롭히고 싶을 때,

"추풍령에서 와서 괘방령을 지나 황악산까지" 걷고 간다고 했다.

대전과 인접하고 교통편도 편하다는 이유로

 

"도대체 얼마나 몸을 괴롭히고 싶어서 그랬을까"

난, 수학 주관식 문제 하나 푸는데도 이렇게 정신없는데......ㅋㅋㅋ

 

두번째 시험 끝났다는 종소리가 울렸다

 

멀리 고속도로가 보인다

고속도로 운전을 하며 추풍령 넘어가면서 보이는 산이 바로 눌의산이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간다

KTX 철로 아래의 굴다리도 지나간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서울 남태령까지 가는 '삼남길'

산행으로 치자면 백두대간에 해당되는 길일 것이다

삼남길을 걷다 보면 특히 천안구간에서 고속도로 아래를 오간다......

 

쉬는 시간, 난 잠시 졸았다.

쉬는 시간이었기에 망정이지, 시험보다 그랬으면 쫄당 망할 뻔 했다

 

그 이유인 즉 이 구간에서 약간의 알바를 했기 때문이다

굴다리를 나와 추풍령면에서 우측으로 가야 했으나,

난 좌측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잠시 면내 구경을 해야 했다.

 

이제 추풍령 표지석 있는 곳에서 세번째 국어 시험이 시작되었다

 

추풍령에서 작점고개까지는 약 8.7km, 3시간 3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다

추풍령 지하터널을 통과할때가 1시경이었으니 5시까지는 충분하다

 

금산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6등급 맞을 정도로 문제풀이가 이어졌다

 

금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절사지 공사로 폐쇄되어 있었다

 

국어 시험은 지문을 읽는 것이 문제를 푸는 것보다 힘들었다.

 

금산에서 작점고개 사이에는 500봉 세개를 오르내려야 한다.

표고차는 100미터 정도로 크게 심하지 않았지만 산행 후반부로 갈수록

조그만 표고차라도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선두 깃발 활력소님의 센스

잠시 쉬어가라고 종이 표지기를 의자 위에 올려 놓았다

 

첫번째 봉우리 505봉에서 산초님 일행과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점심 시간을 빼고 제대로 갖는 휴식시간이었다

 

이어 사기점고개까지는 오르막이 있긴 했으나

비교적 평탄한 잡목 산책길이 이어졌다

 

긴장이 조금 풀리면서 목이 말랐다

국어시험도 끝을 향해 갔다

 

드뎌 약간은 지루했던 세번째 시험 종료 종소리가 울렸다

 

사기점고개는 그 옛날 질그릇과 사기그릇을 생산했던 마을 이름 '사점(砂店) 또는 사기점'에서 따온 것이다

 

이제 마지막 시험 사탐시간이 시작되었다

 

잠시 임도를 걷다 산길을 지나,

난함산 도로를 만난다

 

함께 걷던 연화(?)님이 재밌는 얘기를 해준다

역사 시험의 정답이 '의자왕' 이었는데,

답안지를 거의 채우지 못한 한 학생을 보다 못해 감독선생이 힌트를 준다고,

의자를 툭 치면서 그게 답이야....했더니

 

그 학생이 쓰기를 "걸상왕"...

우린 걷다가 뒤집어졌다

 

난함산(卵含山 733m) 도로를 건너 산길로 선두대장이 올라섰다

난함산은 그동안 묘함산으로 잘못 알려졌는데,

누군가 알 난()한자의 점 2개를 빼먹고 토끼 묘()로 잘못 표기했기 때문이라 한다

 

등산지도에는 아직도 묘함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난함산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청산님은 강조했다

 

난, 사탐시간에 헤맸다

그동안 벌어놓았던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선두가 놓아둔 표지기를 따라 난함산 산길로 올라섰는데,

힘이 점차 부쳐 잠시 쉬면서

미리 받아온 오늘 구간의 GPX 파일을 보니 난함산 도로에서 그냥 내려가는 것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하다 내려오는데

요산요주님과 낮도깨비님이 선두를 믿고 다시 올라가자고 했다....

 

내려왔다 다시 오른만큼 시간을 지체했고,

결국은 요산요주님, 낮도깨비님과 함께 후미를 형성하게 되었다

 

올라와서 보니 백두대간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 있었다

산꾼들은 도로 걷기보다 산으로 걷는 것을 역쉬 좋아하는구나.......

 

사탐 시험도 종료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대전에서 북으로 한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산행거리와 시간이 20여키로, 8~9시간으로 길어진다고 했다

 

오늘 산행의 종료지, 충북의 영동과 경상의 김천을 잇는 작점(雀店)고개

새들이 많고 유기점들이 많은 곳이어서 유래된 이름이라 한다

여덟 마지기 고개, 성황뎅이 고개, 능치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늘 중간고사는 성적이 좋고 나쁨을 떠나,

다음 학기의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느냐 없느냐 그 잣대가 된다고 생각했기에 중요했다

지기님이 정한 5시 안에 들어온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몸과 맘 가짐을 미루어 볼 때 희망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다시금 후미그룹에서 조우한 두 분,

그 알바는 "혼자가지 말고 앞으로도 함께 다니라는 계시"인가 봅니다.....

 

 오늘 걸은 길

(추풍령 읍내에서, 그리고 난함산 올라가는 길에 짧은 알바를 두차례하였다)

 

 

고도차

(18km를 넘었을 때 밧데리가 나가 일부 높이가 잡히지 않았다,....감안하여 보시길)


GPX 파일을 첨부한다

20150308백두대간13구간.gpx

20150308백두대간13구간.gpx
0.3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