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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8),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백암봉 지나 신풍령까지

by 강가딩 2015. 1. 13.


체력을 믿어보기로 한 산행이었다

 

제법 높은 고도에 적지 않은 오르내림,

게다가 결코 짧지 않았던 산행시간이었음에도 무난하게 마쳤다

 

당초 내 맘을 짓눌렀던 걱정과 우려를 체력적으로 이겨냈다.

앞으로 나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길.......

 

코스(백두대간 8)/거리 및 시간: 안성탐방지원센터~동엽령~백암봉~횡경재못봉~대봉~갈미봉~신풍령~(구천동로 일부),

18Km1km(도로 1km), 8시간 30

언제/누구랑: 2015111(), 귀연산악회 따라 알토스랑

 



 

운무에 갖힌 덕유평전

 

그럼에도 멋진 상고대는 감탄을 자아냈다

 

오늘 출발지 안성탐방지원센터

누군가 벗어놓은 장갑과 스틱 위로 살짝 눈이 덮였다

 

출발전 대전에는 진눈개비가 내렸는데,

덕유산에는 새벽에 눈이 내렸나 보다

 

2주전 여기로 내렸왔을 때보다 눈이 풍부했다

 

완만한 오르막 길이 계속되었고,

흘러내리는 땀으로 안경이 뿌옇게 김이 서려 걷기 불편하였다....

다음엔 안경 케이스를 하나 가져와서 집어넣고 걸어야겠다고 맘먹었다

 

금욜엔 미래부 출장으로 과천에,

어제는 어머님 팔순 생신을 맞아 형제들과 조촐한 모임을 하고 밤늦게 광주에서 올라왔더니,

은근히 피곤이 쌓인 듯 하다

 

이제는 장거리 운전하고 다니는 것도 예같지 않다

 

동엽령 근처에 다다르니 운무가 진해졌다

아침엔 맑다가 오후부터 바람이 세지고 흐려진다고 했는데 오늘은 그 반대였다

 

계단 오르기를 좋아하는 산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수북히 쌓여 다져진 눈은 그 오름 폭을 줄였고 계단 오르기임을 잊게 했다

 

동엽령에서 백암봉 사이 지난번에 보여주지 않아 미안했던지,

멋진 상고대를 선사한다....

 

추운 것도 잊어버리고 카메라에 손이 갔다

 

백암봉에서 내려오는 여성 산꾼이

너무 멋지다면서 감탄사를 그치지 않는다

 

속으로 '웬 호들갑' 하면서도,

눈은 그리 멋지진 곳이 어딘지 찾기 바쁘다

 

오늘의 운세를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글귀

'가까이 놔두고 멀리 찾는다' 격이다

 

누군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고.....

 

또 어떤 시인은

“가까이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찬찬히 가까이서 보았다

 

운무속에 덕유능선이 숨었다 나타났다 숨바꼭질을 했다

 

아마 올 겨울, 가장 제대로 만난 눈 트레킹이 아닐까....

 

그동안 어깨 통증으로 나오지 못했던 나의 뒷배 알토스가 함께 했다

 

여름 야생화가 피어있는 덕유평전은 어떤 느낌일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스쳤다

 

백암봉

멀리서 보면 바위의 색이 흰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흰바위봉이란 의미로 붙여졌다고 한다

 

백암봉에서 신풍령까지는 11km

 

송계사로 내려가는 횡경재까지도 멋진 상고대가 이어졌다

 

송계사에서 올라오는 산꾼들이 많이 교행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이런 멋진 자연 앞에서 작은 옹졸함은 그만 두기로 했다 

 

순백의 멋진 뿔을 지닌 숫사슴 두 마리가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자연이 좋은 것 중 하나는 무한의 상상 공간을 제공해준다는 사실....나만 느끼는 감정일까

 

오후 들면서 운무가 개이기 시작했다

 

송계사의 갈림길 횡경재, 여기서부터 신풍령까지는 7.8km

알토스가 3시간 안에 가자고 한다.

그건 우리의 바램일 뿐....

 

멀리 못봉이 보인다

 

제법 오르막을 치고 와서 만난 못봉

옛날 이곳에 연못이 있었고 흰구름 사이로 핀 연꽃이 너무도 아름다웠다는 전설을 간직한 봉우리다

 

못봉에서 바라본 덕유산 줄기

 

멀리 설천봉과 향적봉을 당겨보았다

 

못봉에서 내려오면 월음령이다

거창 소정리와 무주 삼공리를 넘나드는 고갯마루다

 

표지석이 눈에 파뭍혔다

 

월음령에서 대봉까지는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 길이다

 

한참을 걸어왔다

아마도 할머니께서 저 길을 보았다면 왠 꼬리가 길어,

'춥다. 빨리 문닫어' 하셨을거다

 

대봉에서 기념사진 한 컷

'아들과 함께 하는 백두대간'

 

완주하세요......저도 함께 합니다

 

이제부터 내리막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보며 건너편 갈미봉으로 향한다

 

갈미봉

칡이 많아 갈(葛) 자가 붙었나 보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거의 닿지 않은 오지 마을이나 계곡에 '칡' 이란 글자가 붙는 경우가 많은데,

걷기모임 '인도행' 대전방의 매년 여름 계곡트레킹 코스인 괴산의 갈론계곡 '앙뱐길'이 떠올랐다

 

뼈봉

갈미봉에서 뼈봉까지 두차례의 오름이 있었다

높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여기서 발걸음을 멈춘채 거친 숨소리를 내쉬어야 했다....몇차례나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뼈봉 건너편으로 산줄기가 따라왔다

 

뼈봉에서 신풍령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1.1km

분명 그 짧은 내리막 구간에도 한 두번 치고 올라갈 오르막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불행은 꼭 빗겨가지 않는가 보다

그럼에도 오늘은 체력이 그 걱정을 넘어섰다....

 

신풍령에 도착했다

이제 무작정 걱정하기보다는 나의 체력을 한번 믿어보기고 했다

머지 않아 배신을 할 것암에 분명하나.....

 

오늘 걸어온 코스.....지도상으로는 17.4km

 

얼고 눈이 녹지 않아 버스가 신풍령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신풍령 터널을 지나 약 1km 정도 내려왔다

 

눈이 덮여 있지 않는 도로를 걸었다면

아마 좋은 산길 걷고 마지막에 진흙 땅에 빠진 기분이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차가 다니지 않는 눈덮인 도로를 전세내어 걷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았다

 

이 자리를 빌어 뜨거운 오뎅국물,

그리고 오징어 무침을 준비해 주신 뒷풀이 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오늘 걸은 길(나들이 앱과 오룩스앱)

 

 

그리고 표고

약 600미터에서 1,500미터를 올랐다가,

이제부터 내리막이라고 생각했던 갈미봉 지나서도 심하진 않지만 잦은 오르내리막이 이어졌다

 

GPX 파일을 첨부한다

Track20150111백두대간8구간.gpx

Track20150111백두대간8구간.gpx
0.3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