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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9), 빼재(신풍령)에서 덕산재로

by 강가딩 2015. 1. 15.


바이킹 산행이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부드럽게 시작하였으나 점차 오르막이 심해졌고,

정점을 찍고 직각으로 바닥까지 내려와서는

또다시 더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마치 山上의 바이킹을 타는 것 같았다

 

골이 매우 깊게 파인 두 개의 젖가슴을 오르내리느라 생똥을 쌌다.

비록 그 후유증이 코피 터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허벅지가 땡겨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어그적 어그적 걸어야 했다

 

코스(백두대간 9)/거리 및 시간: 신풍령~수정봉~호절골재~삼봉산~소사고개~삼도봉~대덕산~덕산재, 15Km, 8시간

언제/누구랑: 20141214(), 귀연산악회 따라 알토스없이

 


 

삼봉산 정점으로 올라가면서 만난 눈꽃 세상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단장의 미아리 고개였다

 

산꾼들이 말하는 겨울 산행의 묘미

 

버스를 놓쳤다

아마도 맘 속으로 갈까 말까 주저하고 있었나 보다

 

올 들어 가장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

600여 미터의 엄청난 표고차를 지닌 두 산봉우리를 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샘님의 걱정어린 충고,

여전히 어깨통증을 구실로 합류할 생각이 없는 뒷배 알토스,

게다가 무릎사정이 점차 안좋아지는 느낌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리라.....

 

택시를 탔다.

이런 구실들을 과감히 떨치고 나면 앞으로 좀 더 자신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자기최면 때문이었다

그렇게 9구간은 산행은 시작되었다

(기다려주신 한림정 산행대장님께 감사드린다)

 

9구간이 시작되는 빼재

이 고개 부근에 진을 치고 있었던 사냥꾼과 도적들이 잡아먹은 동물 뼈가

가득 쌓여 있는 곳이라 해서 이름붙여진 뼈재’가 경상도식 발음으로 변형되어 빼재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하 지명과 관련된 설명은 귀연산악회 청산님의 설명을 옮겨온 것이다)

 

현재는 추풍령을 본떠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의미의 신풍령이라 부른다.

 

빼재에서 첫번째 봉우리 삼봉산까지는 4.1km

 

봉산 삼거리까지 쉼없이 올라왔다 

 

또 망각하였다

겨울산행에서 빈틈없이 준비해도 부족할텐데,

스패치를 하지 않고 그냥 올라왔더니 등산화 사이로 눈이 들어왔다

해서 바로 여기서 스패치를 하고 장갑도 보다 두꺼운 것으로 바꿔 끼었다

 

설질이 장난이 아니다

마치 볼슬레이 경기장 같다

 

경남 고제면 봉산리에서 전북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로 넘어가는 고개,

호절골재다

 

막힌 계곡의 안쪽이 매우 넓다는 뜻의 절곡호(絶谷浩)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올라야 할 삼봉산이다

 

조망이 트이면서 겨울산행의 묘미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설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금봉암 갈림길,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펼쳐진 환상적인 눈꽃 세상이 발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덕유산 향적봉 가는 길에 만났던 상고대가 재현된 듯 했다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손때가 덜 묻은 원초적 모습과,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그야말로 진정한 호젓함이었다

 

삼봉산(三峰山 1254m)

산봉우리가 세 개여서 붙여진 이름,

삼봉은 정도전의 호 '삼봉'이 아니라 불심(佛心), 무심(無心), 산심(産心)을 갖춘 산이라는 의미다

 

덕유산 향적봉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 세 봉우리가 산() 자 모양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일명 덕유 삼봉산이라 한다

 

그 덕유 삼봉산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설화가 펼쳐졌다

 

삼봉산을 지나서도 눈꽃 세상은 계속되었고,

 

눈꽃 트레킹은 오르막이라는 사실을 망각케 만들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그 여운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이제 하산길

예상보다 경사가 심했다

 

소사고개(少沙峴 670m)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인 도계(道界) 마을로, 작은 모래가 날린다는 데서 연유하였다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탑선슈퍼는 산꾼들의 길을 안내하는 곳이며,

간이 휴게소 겸 숙소

 

선답 블로그를 보면 여기서 라면에 막걸리 한잔은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코스라 했는데....

난 맘이 바빠서 패쓰하였다

 

소사마을을 지나 초점산(삼도봉) 올라가는 길은 마을 길(임도)을 꽤 걷는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와서야 비로서 삼봉산 가는 산길을 만난다

 

이제부터 경사가 심한 오르막 산행이 시작된다

 

저 건너편에 내가 걸어온 삼봉산이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지척에 펼쳐진다  

 

초점산(草岾山 1249m)

억새가 뒤덮여 있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가 삼각형 꼭짓점처럼 만나 도계를 이루고 있어 삼도봉이라고 한다

 

대덕산 가는 길에 뒤돌아보니 삼도봉이 늠름하다

 

덕유평전(?)을 지나는 길에 서리꽃이 피었다

 

삼도봉에서 대덕산 가는 길,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삼도봉보다 더 높은 대덕산(1290m)

 

대덕산은 투구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옛적에 한 도인이 백일기도 후에 공덕을 쌓고 도를 통했다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태양이 구름에 가려 제 뜻을 펼치지 못했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구름 속에 호랑이 머리가 감춰져 있다는 운장포호두(橒莊包虎頭) 형상이다

해서, 이 고장에서 대덕산의 정기를 받아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하산길,

얼음골 약수터를 만났다

심설 사이로 거침없이 솟아나오는 정기를 보았다

 

대간 종주자에게 얼마나 힘찬 격려인가

 

덕산재로 내려왔다

 

덕산재(德山峙 644m)

 

덕산재는 경북 김천시 대덕면에서 전북 무주군 무풍면을 잇는 고개다

한발은 경상도, 한발은 전라도에 걸치면서 백두대간 9구간을 마쳤다....

 

오늘 걸은 길(나들이앱과 오룩스앱)

 

 

<참고: 표고차...나들이앱에서 스크랩했다>

백두대간 산행에서 가장 표고차가 심한 두 산봉우리를 넘는 구간이다

게다가 두번째 산봉우리의 초점산(삼도봉)에서 약간 내려왔다가 대덕산으로 올라가는

그 작지않은 오르내리막 구간도 만만치 않음을 아려주고 싶다.....

 

GPX 파일을 추가한다

Track20141214대간9구간.gpx


Track20141214대간9구간.gpx
0.2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