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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걷기/옆지기와 떠난 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옆지기와 함께 걷는 길(30)

by 강가딩 2014. 11. 13.

호젓했다.

완주의 고종시 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감이 익어가는 계절에 가야 제격이다.

 

하지만,

조금 늦게 가도 좋다

주저주저하다 늦게 왔다고 나무라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처럼....

 

가을 끝자락에 가도 좋다

주렁 주렁 달린 감을 보며 걷는 맛 못지않게,

까마귀밥으로 남겨진 홍시를 보면서

풍요로움 뒤의 너그러움을 생각하며 걷는 것도 또 다른 맛이다

 

코스: 위봉산성~위봉사~위봉폭포~송곳재~시향정 전망대~다자미마을~학봉마을(~위봉산성)

거리/시간: 16km, 4시간 30(큰 쉼없이)

언제/누구랑: 20141113(), 수능날 옆지기와 둘이

 

 

 



길과 계절도 궁합이 있다

고종시길은 늦가을에 가면 더욱 운치가 있다

 

고종시길의 위봉 폭포

 

시향정에서 바라본 ‘U’

흡사 한반도 남녁 바다길의 축소판같다

   

고종시 마실길은 총 18km이며, 2개 코스로 이뤄졌다.

오늘 걸은 1코스는 11.5km이고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지난 달 인도행 대전방에서 걷기 공지를 냈으나 신청이 저조하여 취소되었다

 

대전에서 1시간 언저리,

그리고 3~4시간 이내의 걷기 코스는 옆지기와 가기 위해 곳간 속에 갈무리 해놓는다.

 

바로 요기 고종시길도 아껴 두었다.

 시기를 재고 있었다.

한데 신샘님의 협박에 공지를 올렸다가 취소되었고,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고 하면 속보이는 생각일까?

   


위봉산성이 고종시 마실길 시작점이다 

 

참으로 오랫만에 옆지기와 둘이 걷기에 나섰다

 

사실, 오늘은 세째 고명딸이 수능 보는 날이다

옆지기와 난 휴가를 냈다

 

위성산성은 조선 숙종 원년(1675)에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포곡식 산성이란 넓은 계곡을 둘러싼 산줄기를 따라 축조한 성벽을 말한다

 

위성산성 서문지 뒷편으로 위성산성 둘레길이 있다

 

대전방에서는 20106월, 위봉산성 둘레길을 걸은 바 있다.

http://blog.daum.net/hidalmuri/13

 

위봉사에 들렸다

 

주출산 위봉사는 604년 창건되었다고 알려진 천년고찰이다

 

걸음은 조용조용

말씀은 가만가만

 

이른 아침에 온 탓인지 너무도 조용하여 굳이 이런 경구가 필요치 않았다

 

이 뭐꼬?

 

 

위봉사를 나와 위봉폭포를 가는 길에 카페 '로즈'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한잔 하고 올려 했으나 

시간이 많지 않아 염치 불구하고 화장실만 빌려 썼다...

이 자리를 빌어 주인장께 감사드린다 

 

로즈의 정원

 

 

위봉터널을 지나

 

위봉폭포로 내려간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위봉폭포 전망대 주변에 주차를 하고 원점회귀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위봉사, 위봉산성 등은 차량으로 들려도 될테니까.

 

위봉폭포는 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지난번 왔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그 물줄기가 뿌옜

위봉사 근처의 건축공사로 물이 뿌였게 변한 탓이었다

 

위봉폭포는 마을 개천의 물길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위봉폭포 아래 계곡 옆으로 고종시 마실길이 본격 시작된다

 

송곳재까지 임도가 이어진다

 

이 길은 제 인생을 돌아보는 길이다

 

또한, 살아가는 동안 고마웠던 분들을 생각해 내고 감사하는 길이며,

 

욕심을 버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길이다

 

내 생각엔 나이가 들어가도 추해지지 않고 더 원숙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길이었다 

 

지난 11월 초 다녀왔던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길에 옆지기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오늘 그것을 보상해 주었다.....충분히

 

 

 

 

 

저 멀리 오른편으로 보이는 고갯마루가 송곳재다

 

 

 

오늘 유일하게 눈을 끈 꽃 미국 미역취(?)

 

제법 올라왔다...

물론 길은 편안했다

 

시향정 전망대

 

해발 500미터가 넘는다

계족산보다 높은 셈이다

 

시향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풍

 

시향정

 

시향정 아래에 비치된 편지함

여기서 난 그리운 분께 편지를 썼다

 

 

이제 내려간다

 

저 멀리 단풍 사이의 오솔길로 내려갈 것이다

 

 

 

홍시가 익어가는 길을 보러 왔는데

뜻하지 않게 멋진 단풍을 보고 왔다

 

아름다운 생태길로 가는 갈림길

옆지기가 미끄럽다고 해서 그냥 고종시길로 갔다

 

날씨가 제법 찼다

손이 시려웠다

 

수능날이면 따뜻했다가도 어떻게 알고 날씨가 추워진다

 

바로 저 아래 보이는 길이 생태길인 듯....

신샘님과 함께 왔으면 단연코 저 길을 걸었을 것이다

 

고종시란 고종 임금이 즐겨 먹은 곶감이란 뜻으로, 완주의 동상면 곶감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고종시의 ''는 감나무 '()'.

 

다자미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시 알바를 했다

 

학동마을은 표지판과 달리 다리를 건너 다자미 마을을 통과해서 나가야 한다

 

다자미마을

 

'워낙 산세가 깊다보니 일찍 해가 져서 多産으로 이어지지 않았나'고 설명하고 있다.

레바논 내전이 일어난 후 출산이 늘어난 것도 같은 이치가 아닐까.

 

1코스가 지나가는 완주 동상면 수산리는 곶감으로 유명하다.

해서 이 길의 이름을 고종시 마실길로 붙인 듯

 

특히 완주 고종시를 비롯하여,

상주 동시, 청도 반시, 논산 월하시, 임실 먹시, 장성 비단시,

의성 사곡시, 산청 단성시, 고령 수시 등이 곶감 브랜드로서는 유명세를 갖고 있다 


 

  정지용 시인의 '홍시'가 생각난다

나훈아의 노래 '홍시'도 생각나고....

 

학동마을에 도착했다

동상길몽의 동상은 동상면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요놈이 시간이 지나면 고종시가 될 것이다

 

학동마을에서 도로를 걸어 위성산성으로 돌아왔다

위봉폭포 아래 송곳재 가는 임도

 

히치 하이킹을 할려고 했으나 번번히 실패하는 통에,

 위봉산성까지 그냥 걸어서 돌아왔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이 길의 GPX 파일을 발견하지 못했다.....도움이 될 것이다

Track20141113완주고종시길.gpx

 

Track20141113완주고종시길.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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