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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걷기/삼남길·의주길

삼남길(8), 배꽃길 동창사거리에서 정렬사입구까지

by 강가딩 2014. 5. 26.


삼남길 11코스 배꽃길을 걸었다.

  

배꽃길은 만봉천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둑방길을 걷는다.

사실 지루한 길이다.

그렇다고 빼먹을 수 도 없고 중간에 잘라먹고 탈출하기도 힘든 길이다.

게다가 햇빛마저 내리쬐는 날이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길은 후다닥 빨리 지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오늘 그렇게 걸었다.

 

나주의 유명한 곰탕의 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는 약간 느긋하게 걸었다

시내를 통과했지만 오히려 둑방길보다 나았다.

이야기도 있었고 볼거리도 있었고 추억도 들어 있었다.

나주의 진산 금성산 숲길을 걸을 땐 오히려 피로가 풀렸다


▲ 코스:

- 강진구간 배꽃길(11코스): 동창사거리~만봉천 둑방길~나주향교~금성산~정렬사입구, 약 20km/7시간

▲ 거리/시간: 약 19km, 6시간 50분(점심 이동시간, 금성관 구경 포함)

▲ 언제, 누구와: 2014년 5월 24(토), 삼남길 완주팀과

 



만봉천 둑방길을 길게, 길게 걷고 나서야 비로서 나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주 처녀 오씨와 왕건의 만남을 상징하는 조형물

 

고려를 개국한 왕건이 나주에 머물렀을 때,

오색 서운이 서린 곳을 찾아가보니 우물터에서 아름다운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왕건이 물 한 그릇을 달라고 하자 처녀는 바가지에 물을 떠 버들잎을 띄워서 공손히 바쳤다.

급히 물을 마시면 체할까봐 천천히 마시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처녀가 바로 나주 토착세력인 나주오씨 집안 오다련의 딸이었고,

뒤에 장화왕후가 되었다.

그에게서 태어난 아들 무(武)가 제2대 왕 혜종(惠宗)이 되었다.

 

오늘의 출발지 동창사거리 지나 동창교 옆 둑방길로 11코스가 시작된다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알리는 플랙카드가 다리위에 난무하다

 

나주를 상징하는 '배'

그 배에서 이름을 따와 명명한 11코스 배꽃길,

계절을 맞추지 못해 배꽃은 구경조차 못했다.

 

더구나 걷는 동안 배밭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이제 '나주=배'의 등식이 사라지려나,

아니면 우리가 지나가는 길에 배밭이 별로 없는 것인가?

 

올해는 감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나 생각했다

 

감꽃에 실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고,

감꽃이 뚝뚝 떨어져 감꽃 바다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예뻤던가..

거기서 동무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숨바꼭질이 생각나고...

 

꽃이 피나 했더니 벌써 앵두가 빨갛게 익어간다

 

이제 둑방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길섶에 유난히도 족제비싸리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걷는 동안 찔레향이 그나마 더위를 위로해준다

 

하얀, 분홍 색깔을 한꺼번에 욕심도 많게 품었다....병꽃나무

 

이름을 몰랐지만 도감보고 찾았다

배꽃길에서 배꽃 대신 멀구술나무 꽃을 실컷 만났다

 

멀리서 보니 풍차인줄 착각했다

 

오전에 걸은 만봉천 둑방길 12km에서 유일하게 본 배밭

왼편으로 멀구술나무와 찔레꽃이 '여긴 배꽃길이 아니녀....'하고 시위를 한다

 

보리가 익어간다

 

멀리서 보니 아침부터 새참을 이고 가는 줄 알았다

 

무슨 사연이 저리 많아 왼손에는 삽을 들고,

허리춤에는 어린애 보자기를 메고 머리에는 온갖 잡동사니를 이고 갈꺼나....

 

우리네 인생을 보는 듯하여 조금은 쓸쓸했다

할머니와 한참동안 얼굴을 맞추고 보니,

어렷을 적 이웃집 할머니 모습이다

 

조개나물 아닙니다

]석잠풀로 정정합니다(해연님이 알려줬습니다)

 

 가자니아꽃

 

쇠별꽃

 

낚시대 일체를 이사하면서 다 버렸음에도 아직도 낚시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이제 영산포 풍물시장 거리의 둑방길로 들어선다

 

멀리 만봉천과 영산강이 조우한다

 

바다가 아닌,

육지에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영산포 등대

 

 이 곳 영산나루에서 오전 도보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였다

 

나주에는 3개의 음식점 거리가 있다

나주곰탕, 영산홍어, 그리고 장어....

 

우리는 100년 전통의 나주곰탕을 선택했다

 

도보 전날 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만,

주인장께서 '이 양반 세상 물정 참 모르는구먼 하는 말투로,

(전화기 너머로 그런 표정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에는 예약이 안됩니다...오시는대로 드시면 됩니다...'

 

우린 대전에서 가기 때문에 예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더니

자리를 잡아줄테니 시간을 꼭 지키라고 했다.

 

도착해서 음식점에 들어가서 보니 기다리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우겨서라도 예약하기를 정말 잘했다

 

음식은 깔끔하고 맛깔났다

 

점심을 먹고 인근의 옛 나주 객사 금성관,

나무목 관아를 둘러보았다

 

 

금성관에는 수령 600년 이상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있었다

 

벽오헌 대청마루에서 잠시 등을 붙이고 오수를 즐겼다

탁 트인 사방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와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살림집, 내아

 

 

점심을 먹고 영산교는 차로 가로 질러 바로 이 곳에서 오후 도보를 시작했다

 

'서 말 구슬을 잘 꿰어 만든 보배같은 길'인 풍류락도 영산가람길,

나주읍성부터 시작해 금성산, 나주영상테마파크, 고대 마한의 유적인 반남고분군 등을 잇는 7개 구간 63㎞에 이르는 길,

언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지난번 강진 지날 때의 다산유배길처럼,

그 맛만 보고 지나간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려나

 

옛 영산포역은 이제 도심의 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인연을 기다리나.....박씨 아지매

 

도심의 공원을 지난다

 

태조왕건과 나주처녀 오씨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완사천 공원

 

만봉천의 발원지이기도 한 완사천

그리고 태조 왕건에게 버들잎을 띄워 건네주는 나주 오씨처녀

 

이 분은, 바로 왕건의 환생(?)

 

나주의 역사는 계속된다

고려시대에 축조된 나주 읍성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져 있는 나주 향교

 

길에서 약간 비켜나 있지만 꼭 들렸다 오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도 일부 여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나주 향교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명륜당, 지금의 기숙사

 

그리고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

 

보통은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관리인이 특별 허락을 해주었다

맘씨 착하게 생긴 신샘님 얼굴을 보고....ㅋㅋㅋ

 

이성계가 정도전을 위해 심었다고 알려진 은행나무

 

저수지 한수재 뚝방에 만발한 '삐비꽃'

일부러 삐비꽃 평원을 보기 위해 슬로시티 증도를 찾아간다고 한다

 

 

 

나주의 진산 금성산의 숲길을 맛보는 것으로 11코스는 끝난다

 

이 금성산 숲길을 지나지 않고 끝났으면 정말 섭섭했을 뻔 했다

 

꼭두서니과의 갈퀴덩굴이 화살나무 속에서 얼굴을 내민다

 

마삭줄꽃

 

그리고 이 분은 말라버린 것인가?

아니면 꽃 모양이 이런 것인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제 하산이다

 

역쉬 남도는 대나무가 지천이다

 

나주를 바라본다

평야임에 분명하다

 

백정화 

 

동신대( ROTC 학군단)를 지나

 

정열사 입구에서 오늘 도보는 끝났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제 6월과 7월은 더위를 피해 잠시 삼남길 이어걷기를 중단하고,

8월부터 재개한다

그 사이 우린 아마도 계곡트레킹을 하고 있을 것이다

 

11코스 배꽃길

 

오늘 실제 걸은 길(나들이 앱)

 

GPX 파일도 첨부하였다 

Track20140524삼남길8.g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