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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강원권 둘레길

영월 꿈꾸는 유배지 늡다리, 내리계곡 오지 걷기

by 강가딩 2013. 8. 27.

白頭大幹 도래기재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小白山과 太白山을 가르며 흐르는 내리계곡,

그동안 사람의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태고의 원시자연이 숨쉬는 이곳을,

올 여름 다섯번째이자 마지막 계곡트레킹 코스로 다녀왔다.

 

사행천을 이룬 내리계곡 골은 끊임없이 굽이를 틀고 틀어 길고도 깊었으며,

올해 만난 계곡물로 중에서 가장 깨끗했다.

 

게다가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빽빽한 나무 사이로 난 계곡 옆 숲길은

생각 이상으로 평탄했으며,

지루할 때 즈음에 계곡의 거치름으로 이곳이 오지임을 알려 주면서,

이 역시 최고의 트레킹 코스임을 보여주었다.

 

▲ 코스: 내리계곡 오토캠핑장~회암골 입구~늡다리~원점회귀(휴식년제 안내판 입구)

▲ 거리/시간: 약 9km, 약 6시간(물놀이/점심시간 충분이 놀면서)

▲ 언제/누구랑: 2013년 8월 25일(일), 금강산악회따라 인도행 대충방 행님들과

 

 

꿈꾸는 유배지 늪다리,

 

늪다리는 널빤지로 만든 다리 '널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생긴 이름....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내리 계곡 오토야영장에 도착,

늪다리 들어가는 들머리를 물어보니,

늪다리는 휴식년제가 실시되어 출입을 금하고 있다고 동네주민을 뀌뜸을 한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도착한 우리 난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떠오르는 대장 신샘님이 있었다.

신샘님은 선두에서 철조망 문이 있는 계곡 좌안 숲길이 아니라,

우안 숲길로 들머리를 잡았다.

 

바로 요기 오토 야영장 끝 뒷편에 나있는 산길이 바로 들머리다.

길 초입은 겨우 사람이 다녔구나 할 정도의 희미한 흔적이 있을 뿐

수풀이 길을 덮었다

 

계곡을 따라 걷는 우측 산길,

들머리를 들어서자 마자 펼쳐지는 숲길이 이곳이 오지임을 금방 일깨워준다

 

바로 아래 지도에서 계곡을 끼고 화살표 방향으로 20여분 정도 올랐다가,

중간에 계곡을 건넜다.

 

올들어 다섯차례 갔던 계곡 트레킹 중 가장 물이 맑았다.

 

비경의 내리계곡을 우리가 전세냈다.

 

계곡에 내려서자 너나 할 것 없이 물속에 첨벙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이제 건너편 산길로 올라섰다.

계곡만 비경이 아니라,

숲길도 트레킹 코스로도 빠질 데가 전혀 없는 최상이다.

 

첨으로 표지기를 만났다.

아마도 이곳 늡다리에 거주하는 김필봉선생의 작품인 듯 하다...

 

미남 바위 아래서 요염을 떨고 있는 가는 장구채

 

우린 여기서 휴식년제이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시인의 설명과,

깨끗하게 주변 정리를 잘하고 너무 깊게 가지 말고 쉬었다 가라는 주의를 받았다.

 

우리의 대장도 뒤에 고백하기를....

철조망이 쳐져 있는 들머리를 찾지 못해 계곡 우안의 숲길로 올랐다고,

그러니까 우린 철조망을 무단 통과한 것은 아니다.

 

요놈 멸가치?

 

발길을 잡는 비경,

그보다도 더 계곡의 청정지수가 오늘 우리가 축복을 받았음을 일깨워준다

 

거북바위

 

그 아래서 우린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그리고 여름과의 아쉬운 이별 연습을 하였다

 

 참, 이번에는 물만 보면 도망갔던 소해총무에게,

물친구를 소개시켜 주었다

 

 하트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물살은 예상외로 거세어

도저히 가로 지르고 오를 수 없었다.

 

물 속도 키가 넘었고....

 

칠룡동 계곡까지는 못가더라도

늡다리까지는 가야지....

 

 물 속과 물 옆으로 겨우 난 바위길을 지나

 

회암골 입구에 도착했다.

 

그 입구에 쳐져 있는 외줄 로프 다리....

 

난 여기가 늪다리인줄 알았다....

 

친절하게도, 늪다리까지 가는 동안 미남바위, 돌고래, 거북바위, 벼락바위, 살짝고개 등

정겨운 이름들을 붙여 놓아 걷는 기쁨 말고도 또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여기가 바로 꿈꾸는 유배지다....

주인장께서는 집안에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하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가 만난 주인장은 생각보다 젊었고,

경고문을 쓴 사람답지 않게 인상도 좋았다

 

여름에 이곳에 와서 며칠만 쉬었다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쪽동백 너머로 보이는 늪다리

 

늪다리에 살짝 발을 대고 기념사진 한장을....

 

이러면 아니됩니다..

 

늪다리 들어가는 바로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이 놈...

세잎쥐손이

 

늡다리에서 칠룡동계곡으로 조금 올라갔다 내려왔다.

GPS를 보니 잡히지 않는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반환지점에서 다시 시작버튼을 누르고 되돌아 나왔다

 

물론 그냥 내려오지는 않고

좋은 폭포를 만나면 베낭을 풀었다

 

바로 이곳이 제대로 된 들머리,

찾지 못해서 다행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갔던 내리계곡....

 

 오늘 걸은 길

반환지점에서 다시 시작버튼을 눌렀음에도 깊은 계곡에서는 제대로 GPS가 작동되지 않았다

신샘님이 휴대폰을 배낭에 넣지 말고 배낭걸이가 걸어두면 GPS 수신상태가 훨씬 좋아진다고 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