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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제주 올레·오름

섬속에서 맞는 숲의 향기, 추자도 올레(18-1구간)

by 강가딩 2013. 6. 22.


섬, 바다, 사람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생명의 섬,

추자도 올레길을 걸었다.

 


제주 올레 중 그 경관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추자 올레,

하지만 추자에서 하루 묵지 않고서는 당일로 그 비경을 모두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제주에서 추자 오가는 배가 두차례 늘어나는 추자도 참굴비 축제가 열리는 2~3일간이,

당일로 추자 올레를 다 걸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코스: 추자도 올레(제주 올레 18-1구간)

상추자항~최영장군사당~봉글레산~순효각~처사각~나발론 절벽 정상~추자등대~추자교~묵리고개마루~묵리마을~신양항(하추자)~황경헌묘~예초리 포구~엄바위 장승~돈대산~추자교~추자면사무소~추자항

▲ 거리/시간: 약 7시간, 약 20km(공식적으로 17.7km, 6~8시간)

▲ 언제/누구랑: 2013년 6월, 나홀로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산 돈대산,

저 멀리 한라산이 구름에 숨어 있다

 

 추자 참굴비 축제 기간에는 제주에서 오가는 배가 증편된다.

두 달여전 추자면사무소에서 문의한 바 올해도 작년과 똑같이 6월 중순에 열린다고 확인하였다.

그 날에 맞춰 토욜 숲해설 수업이 끝나자 저녁 항공기편으로 제주에 왔다

 

셀레는 맘으로 아침 일찍 제주항에 오니 1시간전에 개찰업무를 시작한다고,....

예약은 필수다

 

 

추자도(楸子島)는 한반도와 제주 본섬의 중간 위치에 있으며

상추자, 하추자, 추포, 황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6개리(대서리, 영흥리, 묵리, 신양1리, 신양2리, 예초리) 1,300가구.

인구 2천 6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는 조그마한 어촌이다.

 

추자도 주민들이 자랑라는 추자 10경은

▲우두일출(소머리 모양 우두섬의 해돋이) ▲직구낙조(직구섬의 아름다운 저녁노을)

▲신대어유(황금어장 신대에서 고기떼가 노는 모습) ▲수덕낙안(사자섬 절벽에서 기러기가 바닷속으로 내려 꽂히는 장면)

▲석두청산(석지머리 청도의 푸른 소나무) ▲장작평사(산양포구 장작지의 자갈 해수욕장)

▲추포어화(추포도 멸치잡이 어선의 불빛) ▲횡간귀범(횡간도로 돌아오는 고깃배들의 풍경)

▲곽개창파(관탈섬 곽개의 무심한 푸른 파도) ▲망도수향(고향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보름섬의 고향 그리움) 이다

 

이 추자도에는 섬, 바다, 숲 향기가 가득한 추자 올레가 있다

 

상, 하추자도를 걷는 추자 올레는 17.7km이고,

약 6~8시간 걸린다

 

추자도에 도착하니 축제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참굴비 시식장에서 무료로 맛을 보고는....

 

셀레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만난 최영 장군 사당

 

 탐라에서 일어난 난을 진압하러 가던 최영 장군이 풍랑을 만나 후풍도(추자도)에 들렀다가,

주민들에게 그물 짜는 기술을 가르쳐 줬다고 하며,

주민들은 이를 기려 해마다 제를 올린다고 한다.

 

봉글레산 가는 길,

섬에서 만난 섬

 

옅은 해무에 가린 섬이 신비로움을 더해 주었다

 

이 놈은 뭐지?

 

 

생긴 것은 주름잎과 비슷한데 노랑색을 띄고 있다?

 

 

직구 낙조를 감상하는 명당

상상으로 감상하고는....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용등봉이다

 

용등봉은 올레 코스에 들어 있지 않는데,

길을 놓치고 들렸다 나왔다

(용등봉 올라가는 나무 데크가 보인다)

 

아침 8시 10분발 배를 타고 추자도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경

돌아가는 배가 19시이니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약 9시간 정도.....

 

봉글레산에서 내려와 리본을 놓치고 용등범에 들어갔다

 

나바론 절벽

본의 아니게 제대로 나바론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용등범

 

더 이상 나갈 길이 없어 되돌아 나올 수 밖에...ㅋㅋㅋ

 

생긴 것은 돝나물 꽃인데...

 

알바를 하다보니 맘은 급해지고

30도가 넘은 날씨 탓에 더위는 먹고....

 

처사각에서 바라본 추자항

 

헉헉거리며 추자등대로 오른다

 

나바론 절벽 정상에서....

 

 

추자등대

 

추자등대에 바라본 하추자도

 

 

헬프 미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이어주는 길이 156M의 추자교

 

만선을 기원하는 깃발과 함께,

 

커다란 복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추자교를 건너 묵리마을 쪽으로 걷는다

 

꼭두서니과인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도로 끝에 항구가 달려 나올듯한....

 

도로를 걷지 않고,

가능한 흙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로 옆으로 길을 만들었다

 

연두빛 어린 갈대를 보니

갑자기 연두빛 억새가 만발한 영남 알프스를 가고 싶어졌다

 

하추자도 신양항

 

한데 식당이 없다

대신 이 구멍가게에서 물은 공급받을 수 있고(생수가격이 무척 싸다),

아쉬운 대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다

 

 

모진이 몽돌해안으로 넘어간다

 

구름에 가린 한라산이 눈에 들어왔다

 

황경헌 묘에 도착했다

 

다산 정약용의 맏형인 정약현의 딸 정난주(정마리아)는 신유사옥 때 남편(황사영)을 잃고(순교),

자신은 탐라도로 유배돼 관노로 살았다.

유배가는 길에 들린 추자도 예초리 신대(센데·물살 센 곳) 해변의 물쌩이끝 바위에

2살 난 아들(황경헌)을 숨겨 놓았는데,

주민이 발견해 키웠다고 한다.

 

신대어유

 

멀리서 볼 때는 청정의 해안이,

가까이서 보니 밀려온 쓰레기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살인 진드기?

 

제주에서 걷는 내내 경고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나도 조심할려고 노력했다

 

 

예초리 해변길

 

예초리에는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있다

 

예초항구 주민들도 참굴비 축제 행사를 열고 있었지만,

찾아온 외부 손님들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저인망 체험행사 모습

 

엄바위 장승

 

옛날 엄바위 밑에서 태어난 장군이 있었는데,  

얼마나 힘이 세었는지 장정 서너명이 겨우 안을 수 있는 장사공돌을 가지고 공돌놀이(공기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는 예초리에서 횡간도(橫干島)까지 바다를 뛰어넘으려다 그만 횡간도 미끄럼바위에

미끄러져 죽었고, 그 이후 예초리와 횡간도 주민들은 서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돈대산 올라가는 길은 시멘트 임도다

더위를 먹은 탓인지 엄청 힘들게 올랐다

 

돈대산에서 바라본 신양항 모습

 

이번 제주 걷기에서 유일하게 찍은 증명사진

 

돈대산 능선

 

멀리 추자항이 보인다

 

묵리고갯마루


담수장 내려가는 길...

 

은달산 전망터에서 바라본 사자와 공룡

어느 쪽이 사자이고 공룡일까요?

 

 

추자교 앞에 세워져 있는

참굴비 상징물

 

추자항에서는 축제가 한창이었다

 

시간적 제약을 받았음에도 정작 추자항에 도착하니 정작 두시간이나 넘게 남았다....

남은 두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했으나,

주민들의 노래 자랑 등 축제를 보다 보니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또한, 추자도는 제주이지만,

주민의 말투는 전라도이고,  관광객들은 제주 말투여서

 마치 제주사람이 전라도 축제에 놀러온 듯 했다.

 

시간에 맞출려고 약간은 조급한 맘으로 서두르고,

예상치 못한 더운 날씨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여 매우 힘들게 걸었다.

'

이번 제주 걷기에서 제 1순위로 걷고 싶었던 길이다.

맘 속으로 수십번은 걸었고 상상했던 길이다.

 

몸은 힘들고 큰 기대만큼 유유자적으로 걷지는 못했으나,

중간에 몇차례 버스를 탈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끝까지 완주했음에 위안을 삼는다.

아울러,

스스로 친구되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음을 확인하는 날이었다

그게 추자도 자연의 힘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