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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지리산 둘레·언저리

지리산 둘레길(1), 주천에서 운봉까지

by 강가딩 2012. 4. 23.


지리산 둘레길을 드뎌 시작하였다.

매월 1.5구간 정도, 약 15~20km를 걸어 1년 안에 다 돌아볼 계획이다

 

지난해 대청호반길 16개 구간을 끝내면서,

내년에는 지리산길을 완주해보자고 약속했었고,

오늘 첫걸음을 뗏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완주팀은 비교적 손쉽게 꾸려졌다.

 


이제 내년 봄까지

 세째주 토욜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 코스: 주천~운봉 구간(주천면 치안센타~내송마을~솔정지~구룡치~노치마을~덕산저수지~질매재~가장마을~운봉읍)

▲거리/시간:  15.7km/5시간 30분(점심포함, 공식거리/시간 : 14.3km, 약 6시간)

▲ 언제, 누구와: 2012년 4월 21일(토), 지리산 둘레길 완주팀과 

 




진달래길

올해 유난히 진달래의 꽃 색깔이 진하다...오늘은 빗방울마저 머금고 나를 유혹했다

 

주천 치안센터 앞

안내센터랑 둘레길 화장실도 만들어지고, 3년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

그 때는 남원나가는 버스 주차장도 한참 내려가야 하고 표시도 제대로 안되어 있었는데.....

편한 것이 좋은 것이여~~~~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가슴이 뛴다

언제가 이 길을 옆지기랑 둘이서 다시한번 완주해 보리라....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산이 바람을 막아주어 아직은 걸을만 하다

 

개미정지 내려오면서 '이제 끝이구나' 생각과 함께

주천면의 들판이 한 눈에 들어왔었던 3년 전의 감동이 떠오른다

 

장꾼들의 쉼터 '개미 정지'

여기서부터 구룡치까지 약 2km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해서 오르막이 힘든 도보꾼들은 반대로 운봉쪽에서 주천으로 방향을 잡으면 비교적 편하게 올 수 있다

 

개미정지가 개미와 관련된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이왕이면 안내판에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임진왜란 당시 남원지역에는 의병장 조경남장군이 의병을 모아 활약을 했다고 한다.

전쟁중에 구례쪽으로 침입한 왜군들이 숙성치를 넘어 밀어 닥치고 있을때,

 조경남 장군은 솔정지에서 활을걸어놓고 잠시 잠들었었는데 잠결에 개미가 뒤꿈치를 깨물어 잠에서 깨어보니

왜군이 서어나무숲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개미들 덕분에 왜군의 진입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왜군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하여 개미정지"라고 전해진다(퍼온글).

 

오르막이 시작되면 땀이 많은 안경잡이 도보꾼은 불편한게  하나둘이 아니다

안경에 서리가 끼어 시야가 불편한데다,

땀을 닦아내야 하는데 이 역시 번거롭기 짝이 없다

오늘은 거기에 비바람, 강풍까지 겹쳤다...

 

해서 아예 안경을 벗어 넣었다

한데 이번엔 똑딱이 카메라에 빗방울이 들어갔는지 렌즈에 습기가 차고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음에도 진달래는 더욱 색을 짙게 뽐낸다

 

오늘의 깃발 '강산에'님더러 잠깐 고개를 들어보라 요청했다

손사래를 흔들면서도 살짝 포즈를 잡아준다

 

  뒤돌아가는 뒷모슴을 보니

갑자기 며칠전 某산악회 카페에서 본,

정극인 선생의 상춘곡이 생각난다...그 중에서서 일부

 

여보게 이웃 사람들이여, 산수 구경을 가자꾸나.
산책은 오늘 하고 냇물에서 목욕하는 것은 내일 하세.
아침에 산나물을 캐고 저녁에 낚시질을 하세.

이제 막 익은 술을 갈건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를 꺾어 잔 수를 세면서 먹으리라.
화창한 바람이 문득 불어서 푸른 시냇물을 건너오니,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하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술동이 안이 비었으면 나에게 아뢰어라.
사동을 시켜서 술집에서 술을 사 가지고,
어른은 지팡이를 짚고 아이는 술을 메고,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 시냇가에 혼자 앉아,
고운 모래가 비치는 맑은 물에 잔을 씻어 술을 부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보니 떠내려오는 것이 복숭아 꽃이로다.
무릉도원이 가까이 있구나. 저 들이 바로 그곳인가?

 
소나무 사이 좁은 길로 진달래꽃을 손에 들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수많은 촌락들이 곳곳에 벌여 있네.
안개와 놀과 빛나는 햇살은 아름다운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엇그제까지도 거뭇거뭇했던 들판이 이제 봄빛이 넘치는구나.

 

'사랑은 하나이어라' 라는 표지판 글귀 아래

반드시 여기 연리지 앞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될 듯한 문구가 씌여 있다

사랑은 둘이 아니라 하나......

 

영화 '대통령의 연인'에서 마이클 더글라스가

'나는 살아오는 동안 두 명의 여성을 사랑했다. 그 중 한 명은 암으로 잃고,

또 한 명은 대통령 직무에 충실하느라 잃을 위기에 처했는데.....'

 

여러분은 어떠한가?

 

 '사무락 다무락'에 이르렀다

한데 내 기억 속에 '사부작 사부작'으로 남아 있었다......

 

사무락다무락은 사망(事望) 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옛날 남원을 오가는 사람들이 이길을 지나면서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구룡치에서 내려와 보니 제법 비가 많이 왔나 보다

비가 조금 더 왔으면 저 징검다리가 물에 잠겼을 수도....  

 

행정마을 정자(?)에 들어가 따뜻한 오뎅국물로 몸을 녹이고 배를 채우고는,

오늘은 일기 불순으로 몸 상태를 생각하여 1구간으로 간만 보고....

담에 두 구간으로(?) 채워넣기로 했다

 

하지만 남은 운봉읍까지 걸어야겠지...

람천 뚝방길에 벚꽃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오늘 걸은 주천~운봉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