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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수도권 둘레길

수원 화성, 정조의 효심을 만나러 가다

by 강가딩 2012. 4. 5.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을 한바퀴 돌고 왔다.

 

수원 화성의 둘레는 5.7㎞로 한바퀴 도는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처럼 행성 구경도 하고,

지동시장에 들려 순대에 막걸리 한잔 하면서 여유를 부리면 시간은 그 만큼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화성은 정조의 효심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당쟁으로 뒤주 속에서 참혹한 죽음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수원 남쪽 화산으로 옮기고,

무려 2년 10개월(1794~1796년)에 걸쳐 기존의 읍성을 고쳐 화려하고 웅장한 성곽을 쌓아 올렸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본 수원화성은 지금껏 걸었던 여타 성곽과는 달리,

오르내리막이 비교적 많지 않아 성곽길 걷기의 입문 코스로 매우 적합했다

더욱이 중간 중간 망루와 누각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성곽 내에 있는 마을에는 구경거리와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어 눈도 입도 즐겁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보다 앞으로 수원 화성하면 제일 먼저 오랜 친구들이 생각나게 될 것 같다

왜냐 하면 오늘 만난지 40여년이 다 된 친구들이 첨으로 걷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것도 부부 동반으로.

 

▲ 코스: 화성행궁~서장대~화서문~장안문~창룡문~지동시장~팔달문~서장대~행궁 주차장

거리/시간: 약 7Km, 약 4시간(점심, 쇠주 한잔 등 포함)

▲ 언제, 누구와: 2012년 3월 31일(토), 연락되는 몇되지 않은 깨복장이 친구들 부부와 함께

 

 

 

여느 성곽과는 달리 바로 옆에 마을을, 그것도 번화한 마을을 품고 있으면서도

길은 매우 평탄하여 저녁 먹고 산책 나오듯  걸을 수 있는 수원 화성 성곽길

 

 출발하기 전에 수원 화성을 씨~~~이~~ㄱ 눈으로 훑어보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화성 행궁 매표소 앞

"10분 전에 도착하라"는 문자에 모두들 제시간에 나타났다

이제 다들 나이가 먹었나 보다.....

 

 

 마침 행궁 앞에서는 무예시범이 열리고 있었다

 

다 모였으니 서서히 출발해 보자

우리가 갈 곳은 시드니, 남극, 요하네스버그 등이 아니라 바로 앞 행궁이다

 

행궁에 들어섰다

 

 

 

한데, 행궁 구경은 뒷전이고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버렸다...

 

 

 

행궁을 나와 뒷편에 있는 서장대로 올랐다

올 들어 처음 진달래를 보았다

이 놈도 우리 친구들 첫 걷기를 축하해주러 일부러 미리 얼굴을 내밀었는지 모르겠다

 

서장대

 

여기서 바라본 행궁

 

봉수대에서 간단하게 한 잔 하고....

 

성곽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얼마되지 않아 화서문에 도착한다

 

 

 

화서문을 지나 조금 걷다 보니 포루를 만나고

 

 

장안문에 이른다

 

 

장안문을 보니 여기가 마치 중국 땅인가 하는 착각이 든다

 

 

여기는 비밀통로격인 암문,

화성에는 5개의 암문이 있다고 한다

여기 지키는 문지기는 인상이 고약해야 제격인데

 

성곽을 따라 만들어진 둘레길이 곡선의 미를 보여준다

 

 

 

봉화 신호 체계가 어떤지 혹시 알고 있는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알아두어 손해될 것 없지 않는가

지금의 진도개 1개, 2개....와 유사하다

 

 

 이 모습만 본다면 여기가 마치 중세풍을 간직한 유럽의 도시 모습같다

 

화성의 상징인 모양인데

소인지, 도깨비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지동시장에 들렸다

 

여기에 왔으니 그 유명한 순대/곱창을 먹고 가지 않으면 안될 듯

한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즐겨 먹는 친구들이 하나 없다

 

지동시장을 나와 다시 화성에 오른다

시에서 만들어 놓은 화분에는 이미 봄이 그득하다

 

 

바로 여기는  팔달문 관광 안내소 앞이다

한바퀴를 거의 돈 셈이다

 

남치를 따라 서장대 방면으로 다시 오른다 

 

 

출발점 서장대에 도착했다

하늘은 출발할 때와 달리 황사가 뿌옇게 깔렸다

 

한 바퀴를 돌고 내려오면서 친구들 하는 말

'오늘 참 좋았다. 가을에 꼭 다시 하자. 이왕 말나온 김에 날짜도 잡자....'

그리고,

그냥 헤어지기는 억울하지 않느냐면서 용인에 사는 친구집 근처로 자리를 옮겨

다시 시작한 술자리,

정을 나누다 보니 겨우 겨우 2분전에 수원역에 도착하여 열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