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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영남권 둘레길

다랭이 지겟길을 봄기운에 취해 걷다, 남해 바래길 1코스

by 강가딩 2012. 2. 28.


남해바래길 1구간, 다랭이 지겟길을 봄 기운에 취해 기분좋게 걸었다

 

조그만 항구마을과 항구마을을 연결하는 소롯길,

남해 바다를 끼고 눈이 푸르른 길,

하얀 모래와 몽돌의 속삭임을 들으면서 발에 전해지는 아삭함이 느껴지는 바닷길,

나뭇꾼이 오르내리던 산길과

농삿군이 지나다니던 다랭이 논길,,,,등등

 

도보꾼을 결코 심심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길의 종합선물 세트였다

더욱이 겉만 번지르하고 정작 먹을 것이 별로 없는 종합세트가 아니라

속이 꽉차고 맛도 최고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가기 전 시멘트 도로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와,

매식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약간은 불편한 맘으로 갔지만, 

걷는 동안 남해의 푸르름과 봄기운에 모두 풀어졌다.

그럼에도 남해에 더욱 많은 이들이 발걸음하도록 하기 위해선,

최소한 음식업계 종사하는 사람들부터라도 무뚝뚝함과 싹싹치 못함이 경상도의 멋이 아님을 분명 인식하고

친절함을 몸에 베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남해바래길은 현재 4개 코스에 55km 조성되어 있으며,

남해 사람들의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짙게 배여있는 길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걸은 1코스 다랭이지겟길은 평산항에서 시작되어 사촌해수욕장을 거쳐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해안길로,

남해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산비탈을 깍아 만든 들과 산의 논과 밭, 바다로 다녔던 지겟길을 통하여 우리 선조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느낄 수 있으며,

각종체험(다랭이 논 만들기, 어촌체험 등)과 몽돌해변의 파도를 연인삼아 걸을 수 있는 길로 16Km, 약 5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남해 사람들이 논토를 한뼘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을 깍고 석축을 쌓아 만든 계단식 다랑이논길을 지나간다.


  

▲ 코스: 남해바래길 1코스(평산항-사촌해수욕장-선구 몽돌해안-향촌 조약돌해안-향촌전망대-가천다랭이마을-가천초교)

거리/시간: 14,3km, 약 5시간(점심식사 빼고)

▲ 언제, 누구와: 2012년 2월 26일(일), 인도행 대충방 행님들과

 




다랭이 지겟길, 벌써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1코스 출발지 평산항

대전에서 3시간 30분 걸려 도착했다

 

 평산항 마을을 출발한다

 

마을을 지나자 마자 바다가 눈에 들어보고,

눈이 푸르러지고

덩달아 마음도 파래진다

버스안에서 시달린 모든 것들이 눈녹듯이 사라진다

 

어렷을 적에는 이런 널판지로 얼기설기 만든 창고가 제법 많았는데....

 

남해 바래길 심볼들

 


바다가 눈에 들어오는 비탈길,

 

고사리 밭길,

 

그리고 해안을 끼고 벼랑길을 지난다

 

모래사장이 나오면 장난도 치고

 

 


 발아래서 아우성치는 조약돌의 속삼임도 듣고

 

해안 바윗길을 걸을 때는 약간의 짜릿함마저....

몸과 마음이 심심할 틈 없이 새로운 파노라마를 제공한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사촌 해수욕장이다

11시 넘어 출발했기 때문에 점심이 늦어질까봐서

평소보다는 서둘러 걸은 탓에 예상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그래도 볼 것은 다 보았고, 즐길 것은 다 즐겼다

 

 

오랫만에 매식이 아니라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 후 출발한다

이제부터 예쁜 팬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장탉의 울음소리가 뒤에 보이는 사촌해수욕장의 경고 사이렌 소리를 압도할까?

 

정말 멋진 선구 몽돌해안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황토길이 나타난다,

황토를 보면 어렷을 적이 생각난다

 집앞 고랑에서 발을 담그고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이리 만들어보고 저리 만들어 보았던 황토 흙장난

 

 

바랫길에 가거든 꼭 몽돌들의 초대를 피하지 마라

그들의 속삼임을 들어보고

그들의 옴지락거리는 몸짓도 느껴보라

 

향촌전망대에 올라 벅찬 가슴을 누그러 뜨리고

 

다시금 발길을 내딛는다

여기는 벌써 봄이다...

 

요즘에는 여자들이 혹여 책임지라고 할까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진다고 할까봐 오히려 여자들이 걱정하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저 아래 사진을 보라....

이제는 여관(?) 출입도 여자들이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주저한다

 

가천마을까지 도로를 피해 응봉산 산자락 아래로 걷도록 길을 만들었다

 

 

 

발아래 펼쳐지는 용비늘이 찬란하다

 

팬션들도 예쁘다

 

벌써 냉이와 광대나물이 꽃을 피웠다

 

 

이제 다랭이 논이 있는 가천마을로 들어선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만난 팬션이 마치 남유럽 어느 섬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다랭이 마을이 보인다

 

 

다랭이 마을을 한바퀴 둘러 보았다

 

다랭이 마을의 명물 암수바위와

 

밥무덤

 

해안산책로까지 내려갔다 올라왔다

 해안 산책로 끝에 있는 구름다리

 

오늘 도보 마침점, 다랭이 마을

 

 


 

 

 

남해 바래길 1구간 지도와

 

실제 오늘 걸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