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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의 땅

해외에서 아프게 되면: 봉와직염 - 베트남 가족여행(5)

by 강가딩 2018. 6. 22.


매우 심각했다

 

다리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너무 아파서 걷기도 힘들었다 

만일 지병인 혈전이 재발한 것이면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다

 

목욜 밤 옆지기는 의사인 형부에게 전화를 하고

애들은 항공권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베트남에 있는 동생은 회사 주치의에 연락을 하여 온갖 조치를 강구하고....

 

첫 가족 해외여행을 아빠 때문에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감사했다

 

옆지기는 더 이상 나와 해외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귀국 후 월욜 아침, 찾아간 병원에서

내린 병명은 봉와직염이었다


다행히 혈전은 아닐 것이라고 했으나

내가 우겨서 혈관 초음파를 찍었다

너무도 놀라서



 

무이네 도착한 목욜 혈관이 터진 듯 붉게 변하고 부종이 심해졌다


 

 

걷기도 힘들어졌다

옆지기가 딱 붙어서 냉찜질을 해주고, 다리를 심장 위로 가도록 올리고 있었다

혹시 혈전이 재발했다면 큰일이기에



 

목욜 저녁 종아리 부분으로 번졌다

무릎에도 종기같은 것이 생기고 빨간 기운이 돌았다


항공권을 바꿔 빨리 귀국할려다가 포기했다

금욜에는 걷기조차 힘들었고 리조트에만 있었다



 

냉찜질 덕분인지 옆지기 정성 덕분인지

토욜 오전 약간 가라앉았고 고비를 넘긴 듯 했다



 

<증상 전개>

난, 여행을 가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경우 휴대폰 메모난에 기록을 남겨둔다

혹시 몰라 그 기록을 여기에 옮겨놓는다

그리고 봉와직염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월욜 오후 3시경>
이빨이 덜덜 떨리는 듯 지금껏 겪어본적 없는 오한이 왔다

그 외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화욜>

사타구니 근처 손으로 만지면 잡힐 정도로 근육이 불룩 솟고 통증이 왔다

감기 후유증으로 근육통이 오나보다 생각했다

감기는 진정되었다

해서 오후 베트남 항공기를 탔다


<수욜>

아침에 일어나니 다리에 벌레가 물은 듯 두개의 종기가 생기고 조금지나 피가 터지듯이 번졌다

크게 아프지 않아 메콩강 투어를 다녀왔다


<목욜>

붉은 부종이 허벅지로 번졌다

무이네에 도착해서는 통증이 심하고 걷기 힘들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져

옆지기는 의사인 형부에게 전화를 하니 혈전이 터진 듯 하니 병원에 빨리가라 한다
아스피린은 소용없고 타이레놀 복용을 권고했다


그 말을 듣고는 항공권을 바꿔 일찍들어가 응급실로 갈까 하고 열심히 뒤져보니,
항공권은 있지만 무이네에서 나가는 시간, 불편한 항공권 좌석 등
결정못하고

담날 세브란스에 전화하며 상황을 물어보기로 하였다


<금욜>

아침 일찍, 겨우 세번만에 연결된 세브란스에서는


압박 붕대하고 다리 올리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냉정한 답변만 하였다


오랫동안 얼굴을 알고 있어 나의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면
의사설명을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무척 순진한 생각이었다

간호사가 개인번호 알려줄 리 없고 혹시도 일어날 수 있을 책임질 일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
비지니스는 역시 비지니스
대학 3학년인 늦둥이 딸 예비간호사에게 얘기하였다
너도 앞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호치민에 있는 동생도 회사 주치의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주려 백방으로 노력

일단 갖고 있는 아스피린을 4알 먹으라고 했다


이 모든 일이 혈전이 재발했을 지도 모를 것이라는 데 대한 심각성 때문이었다

환자가 그 병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비록 나았지만 재발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번 경우 이전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어서

혈전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은 없었다


옆지기랑 나는 인텃넷을 엄청 뒤져보고 비슷한 병을 찾아보았으나

정작 봉와직염은 찾아보지 못했다


<토욜>

허벅지 쪽으로 가벼운 번짐이 있었으나

냉찜질과 옆지기의 열성적이 간병 덕분에 조금 호전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상처가 나을 때의 모습처럼, 빨강색이 약간 시커멓게 변하는 것이

혹시나 피부가 괴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되었다
난, 이 녀석이 마지박 발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는 약간 부어있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
처음 나온 해외 가족여행인데 아빠때문에 제대로 맘놓고 못 놀고
그렇치 않아도 꼰대 말만 하는데 몸이 불편하니 짜증섞인 말만 해서 미안하였다


옆지기는 맘조림을 너무 심하게 하여 다시는 나와 해외여행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혈전은 비행기 탑승이 악영향을 주고

압박 스타킹을 신어서 예방을 한다고는 하지만 완전치 않다

2007년 두 번째 재발 때는 영국 출장중에, 그리고 난 세브란스에 2주간을 입원을 했었다

2017년 세 번째 가볍게 지나갈 때는 옆지기와 30주면 결혼 기념으로 오키나와에 첫 해외여행을 가서다

옆지기의 이번 선언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다


옆지기, 애들, 호치민의 동생, 그리고 부산 처형 등

나 때문에 걱정을 끼친 분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내가 두번째 입원했을 때 30년간 피웠던 담배를 쪽팔려서 단칼에 끊었듯이

이번 일로 난 우리 애들에게 짜증부터, 화부터 내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