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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변에서/신변잡기

[책 읽기 2] 넛지(Nudge)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by 강가딩 2017. 3. 14.





<책 소개>

넛지란 '팔꿈치로 살짝살짝 건드리다'는 정도의 뜻을 가진 말로,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혹은 기분 나쁘지 않게 서로간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과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코끼리 어미가 긴 코로 아기 코끼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마다 슬쩍슬쩍 밀며 인도하는 것처럼.

 

실제 우리 생활속에서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불완전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넛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대학때 배웠던 윌리엄슨의 제한적 합리성이란 이론이 생각나는 부분인데(?)........

여튼, 대표적인 예로 '건강보험에 가입안하면 처벌하겠다'는 규제 정책 보다는

'이미 90%의 시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했다'고 은근히 강조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보험에 가입한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자인 탈러 교수의 주장이다

 

이 책에서는 사소해 보이거나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선택 하나로 판이하게 상황을 변화시키는 넛지의 예를 우리의 주변 생활 속에서 끄집어 내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한편으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4부의 내용 중에서, 각 파트의 주요 핵심 하나 혹은 두가지 상황을 중심으로 정리 해본다.


<읽은 날> 2010년 11월


1장 인간과 이콘: 우리는 천재인 동시에 바보다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이콘(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약자)’은 합리적인 사고와 의사선택을 한다고 가정하지만,

실제 그 수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비만을 예로 들면, 미국의 비만 인구는 20%이고, 과체중 인구까지 추가하면 60% 이상이다.

이는 미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비만은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등 만병의 근원임을 모두 아는데,

합리적 이성의 소유자인 이콘들은 왜 비만에 시달리고 고생을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콘들은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과식, 외식, 고칼로리 음식은 자제해야 하지만,

순간의 유혹에 대부분 지고 만다.

왜그럴까?
이에 대해 행동경제학자들은 두가지 유형의 사고방식을 심리학으로부터 채용하여 설명한다.

즉 인간의 사고는 자동 시스템숙고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동 시스템은 주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사고인 반면, 숙고 시스템은 신중하고 판별력을 요하는 사고를 말한다.

야구공이 갑자기 날아올 때 몸을 피하는 행위나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난기류를 만났을 때 초조해 하는 행위 등이 자동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반면에 숙고 시스템은 무엇을 사고 어떻게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 등을 따질 때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이콘은 모든 선택과 결정에 있어 숙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두 가지를 병용한다고 한다. 즉 각기 다른 성격의 사고 시스템을 통해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이 불완전한 결과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를 더 들면 미국 미네소타주는 납세자를 네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다음 4가지의 안내문을 보냈는데,

그 중에 가장 효과를 발휘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분이 내는 세금은 교육, 치안, 화재 예방 같은 좋은 일에 쓰인다.

조세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된다.

세금 용지 작성법에 대해 이렇게 도움을 주겠다.

이미 미네소타 주민의 90% 이상이 납세의무를 이행했다.

 

답은 번으로 기존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남들 다 냈다는데, 나만 세금 안 냈다니" 하는 불안감을 자극한 문구가 가장 높은 자진 납세를 이끌어내는 동인으로 작용하였는데, 즉 인간의 기본 속성인 '집단 동조 심리'를 활용한 것이 주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장 돈 : 넛지가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한다

보통 정부의 정책이나 모델은 가장 이상적으로 완벽하게 만들어 여기에 맞추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넛지에서는 너무 귀찮아 손해 보는 것도 감수하는 인간, 남들 가는 대로 우르르 틀린 답을 좇아가는 인간의 속성을 감안해 제도를 만들라고 제안한다.

우리는 TV에서 보던 프로그램이 끝나도 귀찮아서 그냥 같은 채널의 다음 프로그램을 계속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유지 심리 때문에 어떤 제도에 어떻게 '디폴트 옵션(default·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그냥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선택조건)'을 설정함으로써 정책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금제도 401(k)는 세금공제도 되고,

많은 경우 기업주들이 근로자 기여분만큼 돈을 지원하는 등 근로자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유자격자 중에 30%가 등록을 안하고 있었다.

이 때 넛지를 활용하여 디폴트 규칙을 바꾸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된다.

그전까지는 반드시 신청서를 내야만 가입되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디폴트였으나,

자동 가입 방식을 도입하면 굳이 가입하지 않겠다는 서류를 내지 않는 한 유자격자는 무조건 가입되는 디폴트 규칙을 통해 가입률을 높였던 것이다.

이처럼 넛지를 경제적 측면에서 활용하여 재미를 톡톡히 본 경우도가 적지 않다.

 

3장 사회 :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1954년 장기이식이 최초로 성공한 이래 최근에는 신장, 간장, 심장 등 장기이식이 확대되고 있고 있지만,

여전히 장기이식에 대한 수요는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나 여러 사정으로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넛지를 살짝 응용한다면 장기기증의 수를 늘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일리노이 주는 2006년 장기 기증을 장려하는 넛지 정책을 채택해

230만 명 이상이 장기 기증에 동의하도록 유도했다.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 희망을 서명한 것만으로는 법적 효력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주 정부는 장기 기증 신청 온라인 사이트를 개발하고 이를 홍보했다.

이 사이트는 장기 기증을 하세요가 아닌 이미 450만 명이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온라인으로 등록해도 장기 기증을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등 옵트아웃 승인 추정과 선택 위임을 도입하여

장기기증자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4장 넛지에 대한 여러 가지 반론들

모두가 넛지를 활용한 정책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이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음에는 넛지 수준으로 개입을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점점 더 개입이 많아져 후에는 극도로 개입주의적 간섭이 심해질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다른 하나는 악한 의도를 가지고 시도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곧잘 “3개월 간 무료입니다는 서비스에 가입 후,

3개월이 지나 우리가 일부러 그 가입을 취소하지 않는 한 有料 자동연장되는 넛지 전략의 폐해를 너무도 많이 당해 왔다.

이러한 악의적 의도의 피해가 공공부문에서도 악한 의도로 넛지를 추가하여 정책 추진력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를 방지하는 수단으로 한계 설정공표라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했던 연금 자동등록을 채택하는 기업은 자동등록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보다

근로자들이 연금에 가입하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자동등록을 채택했다고 정직하게 공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족>

점점 멀어진 책읽기를 다시 하기 위해 5~6년 전부터 한 달에 한 권, 글로 된 것, 그것이 책이든 만화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독서통신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데 몇년 지나고 나니 내가 무슨 책을 보았는지조차 모르겠다.

아시겠지만 독서통신은 後記나 간단한 시험에 답을 해야만 이수가 된다.

그 때 작성했던 것, 비록 대부분 完讀하지 않고, 답안만 썻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보니 그 때 내 생각을 되새겨 보는데 도움이 될 듯 하여 하나 둘 옮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