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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걷기/대청호 오백리길

내가 뽑은 대청호반의 숨은 좋은 길 12選

by 강가딩 2011. 1. 13.

 

한달에 한번씩을 1년간 대청호반의 숨은 좋은 길을 걷는다면 과연 어디가 좋을까?

 


걷기 모임인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에서 지난 2년간 매달 1회씩 안내하고,

대둘의 "대청호반산길따라 걷기"를 동참하면서,

내 나름대로 기억에 남은 대청호반의 숨은  걷기 조은 길을 뽑아 보았다.

 

꼭 산길을 고집하지 않고 초보 도보꾼이라도 충분히 갈 수 있고,

그러면서 대청호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길을.............

 

또한, 꽃이 피고 나뭇잎에 물이 들 때는 어디를 가도 도통 눈도 마음도 예쁘지만,

한달에 한번 1년동안 열두번 걷는다면 난 아래 길을 걸을 것이다

 

 

[1월] 신탄진 주민센터~(현도교)~노산솔밭~하석삼거리~현도 취수장 뒷산(구룡산장승공원 A코스)

~장승공원~구룡산~현암사~금강로하스[대전, 청원]

 

현도교에서 노산솔밭 넘어가는 금강 비탈길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길도 길지 않지만 마치 무주의 ‘벼룻길’이나 문경의 ‘토끼비리’를 걷는 것처럼 정답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처럼.

 

현도취수장 건너편 뒷산으로 올라 구룡산으로 가는 산길을(구룡산 장승공원 A코스) 추천하지만,

산길이 부담스런 분은 하석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진장골을 지나 장승공원으로 가도 좋다.

시골마을의 한적함이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위: 산길, 아래: 마을길)

 

 

익살스런 장승들을 구경하면서 오른 구룡산에서 바라보는 청남대 방면의 대청호 雲霧는 결코 놓칠 수 없는 멋진 장관을 선사한다.

해돋이와 운무를 보기 위해 동트기 전 아마추어 작가들이 곧잘 찾는 대청호의 명소중 한 곳이다

 

 

1월 코스

 

 

 

[2월] 찬샘마을~비포장 호반길~호반끝~성치산성~찬샘정~(노고산성)~냉천골~(냉천반도)~양구례~말뫼마을[대전]

 

참샘마을에서 청남대가 보이는 호반끝까지 걷는 임도는 이 구간의 白眉이다.

산꾼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으나 도보꾼들에게는 마치 행복 위를 걷는 느낌을 준다.

 

산길을 종아한다면 찬샘정에서 노고산성으로 올랐다 냉천골로 내려와도 되지만, 산길보다는 호반을 끼고 걸어보길 추천한다.

가끔 MTB를 타러온 젼차꾼에게 손 한번 흔들어주는 여유도 갖고...

 

양구례 못미쳐 만나는 냉천반도에 들렸다 나오기를 강추한다.

비록 돌아 나와야 하지만 인구 150만이 사는 대전시에서 이런 길을 만나는 것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다.

 

2월 코스

 

 

[3월] 신촌동 버스정류소~꽃님이 반도~절골~백골산성~강살봉~바깥아감~토끼봉~

선상교~(신선바위)~금성마을 버스정류소[대전]

 

꽃님이 반도에 넘실대는 억새물결, 3월에도 늦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준다면 금상첨화다

 

백제의 아픈 역사가 서려있는 백골산성에서 내려와 토끼봉을 걸을 때면 발이 호사를 누린다.

땅의 찬기운이 사라질 때면 맨발로 걸어도 좋다

 

선상교를 지나 금성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뒷산인 신선바위에 올랐다 올 것을 추천한다.

오늘 걸어온 백골산성, 토끼봉, 선상교가 대청호와 어우러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3월 코스

 

 

[4월] 분저리 마을회관~隱雲里~답양리~용호리~(대청호 뱃길)~석호리~국원리 입구[보은, 옥천]

 

분저리에서 은운리 넘어가는 고갯길은 시골 농로도 거의 포장되어 비포장 길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國道임에도 포장되지 않은 그대로 간직되길 바라는 길이다.

고갯마루 구름재에서 바라본 은운(隱雲)리는 마을 이름 그대로 구름아래 숨겨진 아직도 옛모습을 간직한 오지마을이다.

 

 

 

 

답양리에서 용호리 들어가는 길 역시 걷는 내내 사람을 만나기 힘든 사람 손이 거의타지 않은 흙길이다.

비록 햇빛을 가릴 그늘이 없지만 오래도록 숨겨놓고 혼자서 생각날 때 걷고 싶은 길이다.

 

 

혹여 대청호를 배를 타고 건너본 적이 있는가?

용호리에 도착하거든 박수성 이장님을 찾으시길....그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4월 코스

 

 

[5월] 석탄리(안터마을)~임도~대청호반 끝 묘목장(피실 건너편)~마티재~청마 임도~

청마리(탑신 제당)~(금강 따라 걷기)~가덕교[옥천]

 

5월의 푸르름을 느끼고 싶다면 이 길을, 5월 중순에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대청호반과 어우러져 고창의 청보리밭을 능가하는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다.

석탄리 임도를 한참 걸어 대청호반 끝(피실 건너편)에 이르러 찾아보길, 두드리는 자에게만 문이 열린다

 

마티재(약 400M) 넘어 청마리로 내려가는 청마임도 역시 알려 주고 싶지 않는 오지길로,

감히 대청호반의 하늘길이라 할 수 있다.

청마리 마을 입구에는 마한시대부터 마을의 평안을 지켜주는 제신탑, 솟대, 장승 등이 있고,

음력 정월 보름날 탑신제를 올린다.

 

이 길은 반디불이 길이다. 그만큼 청정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밤늦게 안터마을 이장님(오한흥, 옥천신문사 대표)이 안내해 주는 반디불이 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반디불이는 5월말에서 6월초, 그리로 8월 중순 가장 잘 볼 수 있고,

시간대는 11시 30분에서 02시 사이, 마음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한다.

이 때 모든 불(랜턴)을 끄고 마음의 불로 걸어보라....색다른 경험을 줄 것이다

 

5월 코스

 

 

[6월] 장계대교~이슬봉(454m)~며느리재~마성산(409m)~육영수생가~정지용생가[옥천]

 

걷기하면 평지만 걷는 것으로, 그리고 길어야 2~3시간 걷는 줄 안다.

지리산길 한 구간을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대청호반 걷기도 평지만 걸으면 깜본다.

2009년 ‘월간 산’에 소개되고, ‘10년 산행 표지판이 제대로 정비되고 입소문까지 나면서

찾는 발걸음이 잦아진 마성산은 대청호반을 둘러싼 여러 산 중에서 추천 1순위다.

 

 

마성산은 푸르름이 시작되는 5월에 가장 좋지만, 더위가 시작되는 6월초에도  손색이 없다.

특히 수북리 아래로 펼쳐지는 청푸르름은 그냥 날아가 안기고 싶다.

오래전 수북리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여름밤을 그렇게도 많이 보냈었는데....

 

마성산에서 내려오면 정지용 생가에 들려 문학적 갈증도 한 모금 채워보길 권한다.

 일부러 찾아오는 이도 적지 않고, 舊邑을 거닐면서 간판에 얹은 향수를 느껴보는 호사는 덤이다.

 

6월 코스

 

 

[7월] 토암대(오동) 버스주차장~산적소굴~대청호반~법수리~어부동 날망~산수리 호반길~사음리[대전, 보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임도걷기는 힘들어진다.

깊은 숲길이 정답이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청호를 바로 옆에 두고 호반길을 걸어보자.

굳이 길을 찾으려 하지 말고 호반을 따라 맘 내키는 대로 걸어 보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왕이면 장마가 시작하기 이전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도 좋다. 도저히 더워 걷기 힘들다면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물속에 살짝 담가보자.

발 사이로 집히는 말 조개를 잡는 것은 망외의 기쁨

 

가다보면 모래톱이라고 말하기 힘든 불쑥 나온 반도를 만난다.

그러거든 물수제비 한번 뜨고, 꼭꼭 숨겨둔 곡차 한잔 들이키자. 신선이 부럽지 않다

 

 

7월 코스(대청호반 산길걷기 8~9구간 참고)

 

 

[8월] 이백리~산불감시초소~봉수대~고리산(581.4m)~이평리 갈마당 1코스

~추소리~무소부니 '부소담악'[옥천]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계곡 트래킹이 무더운 여름 걷기에 제격이다.

하지만 비오듯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르는 산행도 그에 못지 않다.

고리산은 사실 겨울에 오르면 좋지만 가끔은 역발상도 필요한 법. 肉水를 제대로 뽑아보자.

고리산에서 바라본 대청호는 한려수도가 부럽지 않다.

 

고리산에 내려와 꼭 들려야 할 곳이 ‘물위에 떠있는 산‘이라는 뜻의 부소담악(芙沼潭岳)이다.

동네사람들은 그냥 병풍바위라고 하는데, 우암 송시열 선생께서 소금강에 비유할 정도로 극찬한 곳이기도 하다.

이 부소담악에 새롭게 단장한 정자 ’추소정‘에서 수박 한덩어리를 깨먹고 가자. 더위야 게섰거라~~

 

 

8월 코스

고리산 등산로는 잘 알려져 있으므로 생략한다

 

 

[9월] 안남초교~점촌고개~둔주봉(370m)~피실~호반길~독락정~안남초교~(금강 걷기)~가덕교[옥천]

 

대청호반 길에서 거리, 시간과 높낮이가 가장 적당한 길이다.

특히 둔주봉에 오르면 대청호를 배경으로 멋진 한반도 지형이 펼쳐진다.

 

피실로 내려와 호반을 옆에 끼고 걷는 소롯길, 와도 와도 질리지 않고 또 찾게 한다.

滿水가 되면 호반길이 물속에 사라지고 없다면 결코 당황하지 마라.

대청호에 갖히는 해프닝을 맛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이니까...

 

 

독락정에서 안남초로 나오는 길은 車道임에도, 인적도 거의 없다.

차들도 낮잠자러 들어가고 도로와 마을은 덩그러니 방문자들 차지이다.

혹시 나무 끝에 달린 초가을 햇볕이 따갑거든 마을 어귀에 있는 펌프로 등목을 해보라.

어렷을 적 동심으로 돌아가 있는 나를 보게 된다

 

9월 코스, 안남초에 회귀하면 종미리, 가덕교 방향으로 금강따라 걸으면 된다

 

 

 

[10월] 용촌리~막지리~뱃길~진걸~청풍정~국원리 입구 [옥천]

 

용촌리에서 막지리 넘어가는 임도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기쁨이 뭔지를 알려준다.

그것도 매우 커다란 함박 기쁨을.

생각보다 숲도 깊고, 거리도 제법 되고, 걷는 동안 이름 모를 들꽃, 파란 하늘, 돌배 등 가을을 맛볼 수 있다.

이왕이면 어깨 위의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느리디 느린 발걸음을 내딛어 보자.

 

 

막지리에 도착하거든 마을을 둘러보자.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마을 뒷산을 올랐다 내려와 보자.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져도 초딩시절 가을 소풍나온 느낌처럼 한껏 맘이 부풀어진다.

그리고는 진걸로 향하는 배위에서, 대청호 물위로 내려앉는 가을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막지리에서 진걸로의 뱃길은 이수길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진걸에서 청풍정으로 넘어가는 더블 S자 은행나무 구불길은 마치 지리산 넘어가는 함양의 오도재를 연상케 한다.

청풍정에 올라서는 대청호반을 안주삼아 시 한수 읊어 보아도 좋을 듯 하다.

 

 

10월 코스

 

 

[11월] 가호리 주차장~곡계고개~임도길~대청호반~가호리 주차장~

후곡리 사향탑~소전교~소전리 벌랏마을~나루터[청원]

 

가호리 버스 종점에서 인적이 끊겨버린 곡계고개를 향해 걷는 임도는 늦가을이 제격이다.

이 길을 걷고 있노라면 늦가을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히고, 머릿 속은 알지 못할 상념으로 가득 찬다.

또 한 살이 먹어 가는구나....ㅋㅋㅋ

 

 

대청호에 석양이 내릴 때 가장 아름다운 호반길이다.

하지만 석양이 꼭 내리지 않아도 좋다. 11월은 석양의 계절이니까...

 

소전리 벌랏마을은 대청호 주변 오지마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한지 체험마을로.

후곡리에서 벌랏마을 가는 길은 조금은 지루한 포장길이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지리산길 2구간이나 6구간과 거의 흡사하다.

이 길이 지루하여 자동차를 탄다면 그는 산꾼이다.

"멀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들도 함께 걷는 재미를, 유유자적 찜질방 도보의 참 맛을 느껴보길 권해 주고 싶다.

 

 

11월 코스

 

 

[12월] 분저리~매봉~성우산~송포리 대청호반~성우산 임도~분저리[보은]

 

‘가지 않은 길’은 늘 마음 깊이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은 가보고 싶었는데 가지 못했던 길을 가보자.

곳이 어디든 좋다.

정하지 못했다면 분저리 마을 앞산인 매봉을 지나 송포리 대청호반을 가보길 권한다.

호반끝까지 내려오면 ‘대청호반산길따라걷기’ 특별코스인 서탄리의 수몰촌이 건너편에 있다.

 

대청호반길은 사람 손길이 타지 않은, 누구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길이 태반이다.

그런 대청호반길에서도 꼭꼭 숨은 길을 찾아 나선다.

인생길이 어디 편하고 순한 길만 있겠는가.

막히면 뚫고 에둘러 가는 것도 인생살이 아닌가?

한참을 걷다 보니 옛 마을 흔적과 길 흔적이 나타난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올 한해 대청호반 걷기가 아무 탈 없이 마무리된 것을 감사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놓고 싶지만, 다가올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꺼히 보내준다.

 


 

12월 가지 않는 길, 길이 없는 길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