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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걷기/대청호 오백리길

대청호반 법수리, 사음리 호반길을 걷다

by 강가딩 2010. 12. 20.


대청호반길을 갔다

 

지난해 1월 첨으로 깃발을 들었던 대청호반길,

중간 중간 참여자가 거의 없어 옆지기를 겨우 겨우 꼬드껴 이어간 대청호반길이,

오늘로써 만 2년째 23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전, 청원, 보은, 옥천 등 대청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 손이 타지 않은 숨은 좋은 길과 오지마을을 찾아 다녔고,

도중에 들린 시골 마을의 훈훈한 정과 인심을 듬쁙 받아 왔으며,

뜻하지 않게 만난 여러 해프닝들은 잊지못할 추억거리를 덤으로 안겨주었다

 

오늘 길은 "묘지 탐방"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대청호를 바라보는 조은 곳, 소위 문외한 보아도 명당인 곳에는 꼭 묘소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옆을 지나치며 걸었다

산아님께서 "죽어 명당에서 바라보기 보다, 살아 좋아하는 곳 한군데라도 더 걷겠다"는 말이 생각났다

 

대청호반 수위가 많이 내려갔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막상 가서 보니,

호반옆길은 아직도 물에 잠겨 거친 풀과 나무들이 보금자리를 틀어놓은 군데군데를 헤치며 걸었다.

하긴, 인생길이 어디 편하고 순한 길만 있겠는가, 

막히면 뚫고 에둘러 가는 것도 인생살이 아닌가?

 

마지막 나선 대청호반길,

다른 길과 달리 "지도도 있고 메나리님께 안내부탁도 했겄다",  

깃발의 명분을 완전 까먹은 채 나섰다.

준비가 소홀했음에도 "조은 길 함께 찾아갑니다. 알바도 즐거움입니다"라는 무식한 배짱으로, 

오늘 대청호반길도 함께 하지 않았으면 다시 가보기 힘든 그런 길을 즐겁게 다녀왔다. 가딩 생각

 

▲ 코스: 법수리(우무동)~농로~선착장~어부동 날망~산수리-대청호반~새말

▲ 걷기 거리/시간: 11.5km, 5시간 10분

▲ 언제, 누구와: 2010년 12월 19일(일), 인도행 대충방 식구들 24명과 함께

 



들머리 법수리, 날머리 사음리

  

기분 좋은 출발,

호반 가까이 내려와 대청호를 감상하면서 걸을 꿈에....

 

하지만, 그 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저 너머로 넘어가야 하는데 아직 길이 물에 잠겼다 

 

할 수 없이 돌아 나왔다

 

또다시 길이 잠겼다.

물 속으로 길이 뻔히 보이고 저너머 기어가도 5분이면 충분한 길을,

없는 산길을 만들고 헤치면서 돌고돌고 돌았다..

 

덕분에 연꽃단지과 국화단지를 조성해 놓은 공원도 구경하고..

 

공주부양 놀이도 하고,

 

바로 여기는 아까 물에 잠겨 5분이면 기어도 왔을 그 건너편에,

왼쪽의 산을 헤치고 헤쳐 돌아왔다.

여기서 보니 우리가 걸어 왔던 길이 눈에 덮여 있다

 

다시 호반길로 접어 들었다

 

그도 잠시 또 길이 막혔다

호반의 가장 멋진 조망터는 무덤가,

에헤라~~ 점심이나 먹고 가자..

 

점심먹고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누가누가 더 예쁘나...

 

산수리로 돌아 나왔다

 

 대청호반 깊숙히 마을이, 더욱이 교회가 있을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다

교회라기보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는 사랑방같았다

 

 

 

아직도 따지 않는 감들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호반 끝까지  내려갔다 다시 나오길 몇 차례 반복했다

역시 호반의 멋진 Viewpoint는 묘지...

 

 

여기서 단체사진 한방....빠진 행님 오늘 참석안한겨~~~

 

대전에서 시내버스로 건너오다 보니 대전인줄 착각하기 십상,

하지만 정작 이곳은 충청북도 보은땅,

아래 농장은 보은이 자랑하는 대추 농원이다

농원 쥔장께서 9월부터는 달걀토마토도 맛있다고 자랑한다

 

이제 조은 길만 있을 것 같은 그런 예쁜 산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대청호반길은 결코 실망을 주지 않았다.

가시나무와 두릅, 엄나무 단지가 길을 막아섰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을 지나니

 

드뎌 오늘의 가장 멋진 엘도라도, 대청반도에 도착했다

 

 

물 수제비 뜨기도 하고, 

마지막 남은 매화주도 털고... 

 

좌우로 펼쳐진 대청호도 감상하고

 

 

 

날망으로 향해...

사실 난 여기서 나가면 도보가 끝난 줄도 모르고 마지막에 따라 갔다.

깃돌이가 맞기는 혀?

 

 

 

 

시간도 제대로 못맞춰 다음 버스 올 때까지 한 시간을 저렇게 추위에 떨며,

 깃발을 잘 만나야 발이 행복하고,

총무를 잘 만나야 배가 행복한 법

오늘도 역시 영총은 빛나고 깃발은 어디 있는 줄 보이지도 않는다

 

오늘 우리가 걸은 길과 실제 걸어야 했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