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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걷기/충청 둘레길

원효깨달음의 길 - 내포문화숲길 4코스와 21코스

by 강가딩 2014. 6. 8.

 

원효깨달음의 길, 남연군묘에서 고산리마을(곰실마을 입구, 수평교)까지 걸었다.

  

걷기 좋은 길 하나를 건지고 왔다.

전국의 길동무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내가 사는 충청도에도 제주 올레, 지리산 둘레길, 외씨버선길 못지않은 멋진 길이 있다고.

 

한데 짜증이 났다.

그것도 엄청나게...

 

하지만 기분 좋은 짜증이었다

왜 이렇게 좋은 길을 만들어 놓고 알리지 않는 것인지.

 

서산, 당진, 홍성, 예산 등의 데이터 통합 및 개편작업이 끝나고,

새롭게 내포문화숲길 홈피가 선보이면 이런 문제는 말끔하게 해결될 것이다...그렇게 믿고 싶다.

 

참, 오늘 걸은 길은 내포문화숲길로는 4코스 전부와(남연군묘~고풍저수지/마애삼존여래상),

21코스 일부(고풍저수지~고산리마을)이다.

 

▲ 코스: 원효깨달음길 남연군묘~고산리마을

- 내포문화숲길 4코스 전부, 가야사지(남연군묘)~백제의 미소길~퉁퉁고개~수정봉~고풍저수지/마애여래삼존상

- 내포문화숲길 21코스 일부, 고풍저수지~고산리마을~(곰실마을 입구)

▲ 거리/시간: 약 13.5km, 4시간 30분

▲ 언제, 누구와: 2014년 6월 7(토),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급벙개로

 

 

 


내포문화숲길은 숲길이다

 

오늘 출발지는 남연군묘 입구다

 


현충일을 낀 3일간의 황금연휴,

지리종주를 하기 위해 그 어려운 세석산장에 예약을 하였으나,

이틀전 허리를 약간 삐긋하여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해서 현충일에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신샘님과 급벙개를 하기로 했다

대신 대전에서 차로 2시간 이내의 숲길을 가자고 했다

바로 그 적지로 선택한 곳이 원효깨달음의 길이었다

 

출발에 앞서 남연군묘를 보고 가기로 했다.

 

남연군은 흥선대원군의 아버지다.

대원군 이하응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2대에 걸쳐 천자가 나올 자리라는 말을 듣고

원래 경기도 연천에 있던 남연군의 묘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곳에는 본래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절을 불태우고 탑을 부순 후 이장했으며,

이장한지 7년 후에 차남 명복이 태어났는데 그가 곧 철종의 뒤를 이어 12세에 왕위에 오른 고종이다.

 

 1866년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으며,

이 일로 대원군이 서양에 대한 배척을 강화하는 쇄국정책을 실시하고 천주교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원효깨달음의 길,

아니 내포문화숲길 8코스를 재고 재서 선택하기는 했으나 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자신이 없었다

(오늘 길을 리딩해준 신샘님 말씀이다)

 

원효깨달음의 길은 가야산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이다

 

기회가 되면 가야산을 한번 올라갔다 와야겠다

 

가야산 건너편, 한서대에서 일락사 넘어 개심사로 가는 임도길과,

고풍저수지 입구에서 개심사, 해미성지로 넘어가는 아라메길 1구간 등은 이미 몇차례 다녀온 적이 있지만,

정작 가야산 산행은 아직 하지 못했다

 

원효깨달음의 길로 들어서자 우리의 막연한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너무도 멋진 길에 오히려 짜증이 났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왜 이렇게 좋은 길을 만들어 놓고 알리지 않는 것인지....

 

이 길에 대한 정보도 내포문화숲길 공식 홈피나,

내포문화숲길 카페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탈에서 GPX 파일을 다운받아 온 것이다.

분명 길을 만든 곳에서 제공해 주었을 것이기에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탈'에 올려져 있을 것이다.

 

공식적인 내포문화숲길 홈피가 개편되어 새롭게 문을 열면,

이 길을 만든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도 등의 정보를 얻는 일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난, 내포문화숲길을 이번까지 포함하여 세차례 걸었다.

 

지난해 걸었던 백제부흥군길 당진구간과(http://blog.daum.net/hidalmuri/761),

지난 주 걸은 내포 천주교 순례길(대치리~해미읍성 성지, http://blog.daum.net/hidalmuri/1083),

그리고 오늘 걸은 원효깨달음길 모두 예상외로 멋진 길이었다

 

전국의 길동무들에 우리 충청도도 이런 멋진 길이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거의 알려지지 않아 너무도 너무도 아쉽고 속이 상했다 

 

우린 이 고갯마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산길에서 내려오면 '백제의 미소길'과 만난다

백제의 미소길은 지루한 임도길을 잘 다듬어 놓았다

 

중간 중간 임도 옆으로 숲길이 만들어져 있고

쉼터도 만들어져 있었다

 

낙우송 길을 지나면

 

예산과 서산의 군경계를 넘게 된다

 

 백제미소의 길을 상징하는 솟대와 장승 공원도 만들어져 있다

 

길 양편으로 봄, 여름 나무 꽃들도 한창이다

 

덜꿩나무 꽃

 

빈도리

 

그리고 석잠풀

 

오늘 우리를 위해 차량 도우미를 해준 현철백작 선배님

 

퉁퉁고개 쉼터에서 백제의 미소길과 헤어진다

 

퉁퉁고개 쉼터에서 바라본 수정봉 방면(우측 산줄기)

 

퉁퉁고개 지나면서 산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그 산길은 매우 순한 능선길이다

 

걸어온 뒷편으로 가야산 자락이 따라온다

 

오늘 길의 가장 높은 곳, 수정봉이다

 

하산하는 능선길도 순하다

그리고 의외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고풍저수지 옆에 주차를 해놓고 가야산을 한바퀴 돌고 가는 코스가,

이 지역의 주민들이 애용하는 길로 보인다

 

고풍저수지 옆으로 내려왔다

 

내려와서 보니 마애삼존불, 용현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저 멀리 보이는 가든에서,

아라메길 1코스의 유가방가옥에서 걸어 왔을 때 점심으로 어죽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이른 점심을 먹을 겸 가보았더니 문이 잠겼다

 

강댕이 미륵불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발길을 돌렸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고풍 저수지 옆에 내포문화숲길 안내소가 있었다

하지만 문은 닫혀 있었다

 

내포문화숲길 서산구간 안내도가 소개되어 있다.

 

아라메길 1코스를 두번째 걸으러 왔을 때(마애삼존불~개심사~해미읍성)는

서산시청 아라메길 등 관계자가 직접 나와 환영해 주었고,

팔봉 아라메길 문의했을 때는 직접 관계자가 세세한 설명을 해 주는 등

서산시의 길에 대한 애정은 매우 남달랐다. 

 

고풍 저수지 안으로는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고풍저수지 옆길을 걸어

 

 

산길을 넘어간다

 

산길은 이번에 새롭게 조성된 듯 하다

 

만들지 얼마 되지 않은지 아직 거칠고

찾아오는 걷기꾼이 거의 없는 듯 하나

 

시간이 지나면 제법 걷기 좋은 길로 탈바꿈할 것 같다

 

내포문화숲길은 널리 알리는 일 외에 몇가지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면

많은 길벗들이 오지 말라 해도 찾아올 것이다.

 

그 중에서 두가지만 언급하면,

현재 조성된 코스들이 조금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알기 쉽게 네이밍과 코스번호를 부여하는 것도 검토하면 좋을 듯 하다

 

예를 들어 원효깨달음의 길이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나는지가 조금 애매하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걸은 길이 내포문화숲길로 치면 8코스와 4코스 일부인데,

8코스와 4코스가 이어지는 것이 어딘지 어색하다

 

이제 하산이다

 

그리고 거리도 조금은 조정하면 좋을 듯 하다

 

예를 들어 멀리서 왔는데 8코스 9,0km, 3시간 30분 걷고 가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하다.

오늘 우리도 날씨가 무더울 것으로 생각하여 4시간 30분, 13.5km를 걷고 왔지만 약간은 부족하고 아쉬었다

제주 올레나 지리산 둘레길, 외씨버선길 등처럼 적당한 거리와 시간분배 등도 다시한번 재검토가 필요할 듯 하다

 

마을로 내려선다

허리가 굽은 어르신께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시면서 보리수 따먹고 가란다...

 

또하나, 길만 만들어 놓으면 다 되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도 중요하나

그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식당, 교통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제주올레를 기획하고 만든 서명숙님이

제주 올레의 뒷이야기를 에세이로 담은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에

제주의 버스기사 얘기가 나온다

 

읽은지 제법 시간이 지나 정확하지는 않으나

뭍에서 찾아오는 도보꾼들이 버스를 타서 올레 코스 내리는 곳을 물어보았을 때, 

버스기사들의 무뚝뚝한 태도가 매우 걸려 버스기사들을 대상으로 친절서비스 교육을 했다고 한다

 

서명숙 대표님의 우려와는 달리,

걷기꾼들이 많아지면서 버스가 활기차지고

젊은 처자들이 물어보니 할머니 할어버지만 상대했던 무뚝뚝한 아저씨들도

자연스레 친절해졌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대중교통편이 제공되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내포문화숲길과 유사하게,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의 4개 시군에 걸쳐 조성된 외씨버신길처럼

외지에서 찾아온 도보꾼이 언제든지 묻고 대답해주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다.

난, 외씨버선길 갔을 때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매우 친절했다

 

담배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제대로 아물지 않은 어린 감들이 길 위를 덮었다

 

우린 바로 오늘 도보를 마친 곰실마을 입구(수평교)에 세워두고 택시를 불러 남연교로 이동했다

전날 택시회사에 전화를 해서 가격을 물어보니 2만원,

많아야 25,000원이면 된다고 했다

 

난, 지난 달에만 걷기를 가서 두번의 택시를 탔다

한번은 남원에서(혼불문학관에 비홍재까지),

한번은 해남 땅끝마을에서 삼남길 1코스를 끝내고 자연사박물관에서 3코스가 시작되는 차경마을까지... 

 

두차례 모두 오늘보다 훨씬 거리가 멀었지만 요금은 오늘보다 훨씬 적게 냈고,

내가 충분히 납득할만한 요금이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35,000원을 냈다

 

지도상으로 검색해보니 곰실에서 남연균묘까지 16,000원이었고

면천에서 우리를 태우러 온다해도 25,000원이면 충분했다

 

바로 이런 미비한 소프트웨어가 이 지역에 오는 도보꾼들의 인상을 흐리게 만든다

바로 전날 2만원, 25,000원이면 충분하다고 해놓고 바가지를 씌우는....(우리 보기엔)

 

이런 세세한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그나마 도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운산면에 들려 먹은 서리태 검은 콩국수는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오늘 실제 걸은 길(나들이 앱)

 

GPX 파일도 첨부하였다 

Track20140607원효깨달음길8구간.gpx

 

 




 


4-03-22 삼남길5__20140322_0842.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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