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에 맞춰 테마걷기로 내포 천주교 순례길을 걸었다.
오늘 걸은 길은 고통 속에 끌려가면서도
목숨으로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 했던 옛 순교자들의 천주교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길이다.
꼭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도보꾼의 로망인 산티아고 길을 걷듯이,
마음속으로 참회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어제 37도 이상 올라가 걱정을 많이 했던 때이른 무더위는 구름 차양막에 가렸고,
당초 대부분 시멘트 길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걷기 좋은 흙길이 많아 모두들 만족했다.
참, 오늘 걸은 길은 내포문화숲길로는 12코스의 충의사~해미순교성지 구간 중
충의사~대치2리 구간만 빼고 걸은 것이다.
▲ 코스: 내포 천주교 순례길 중 일부, 대치2리~한티고개~송덕암교차로~산수저수지 산길~해미읍성~여숫골 성지
▲ 거리/시간: 약 12.5km, 약 5시간(점심 매식시간 포함)
▲ 언제/누구랑: 2014년 6월 1일(일), 인도행 대전방 행님들과
한티고개는 천주교 신자들이 압송되어 끌려갔던 길이다.
그 길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오늘 우리는 내포 천주교 순례길 중 일부인 대치리~해미순교성지 12km를 걸을 것이다
내포 천주교 순례길은 내포문화숲길의 4가지 테마 길중 하나로,
약 50여Km나 된다.
오늘 출발지에 대한 주소는 내포문화숲길 홈피에서 얻을 수 없고,
서산 아라메길 홈피에서 구하는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경우를 접하게 된다
(대치리 입구 주소: 예산군 덕산면 대치리 226-8)
산행보다 걷기를 진행하는 깃발 입장에서 들머리 찾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일단 들머리를 찾고 나면 그 뒤부터는 비교적 쉽게 도보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치리 입구에는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잘 정비를 해놓았으면서 홈피에 지도나 GPX 파일,
혹은 들머리와 날머리에 대한 정보를 올려두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고로 내포문화숲길은,
충청남도 내포문화권의 주축인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4개의 지자체와
중부지방 산림청, 수덕사가 협력해 내포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따라
'원효 깨달음의 길', '내포 천주교 순례길', '백제 부흥운동길', '내포 역사인물길' 4가지 테마로 조성한
총 224KM의 유구한 내포 문화권 역사와 문화적 전통, 자연과 생태적 가치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 문화 숲길이다
(내포문화숲길 홈피)
또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무려 76억원을 투자하여 약 190km를 개설하였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지도 한장 구하기 힘들고,
마치 자기들만의 리그, 동네 사랑방 걷기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대치리 입구에서 해미읍성 성지까지는 11.3km라고 적혀 있다
오늘 이 코스를 잡은 이유는
교황 방문 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가 해미성지에서 예정되어 있고,
해미성지가 다른 어떠한 순교지보다 참혹했던 핍박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치리 입구에서 마을로 들어서자 약모밀(어성초) 꽃이 우리를 제일 먼저 반겼다
또한, 아시아 청년대회가 열리는 8월 16일,
해미 읍성꺼지 도보순례가 실제 예정되어 있어 미리 걸어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길도 비교적 순하고, 흙길도 제법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백당나무 꽃
오늘 깃발은 작은 글라라와 큰 글라라, 두 천주교 신자이다
그리고 마리아 애다님의 아들, 딸이 함께 참여했다
오늘의 바지 깃발 왕눈이
길에 대해 한번이나 읽어보고 왔을까?
한티고개에서 잠시 쉬었다
한티고개는 천주교 신자들이 해미로 압송되어 가던 길목이다
해서 한티고개부터 산아래까지 십자가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제 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신자들의 기도를 드리고,
비신자들은 처음 접하는 카톨릭 기도에 대해 의미를 물어보고,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한결같이 길이 너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그 옛날 천주교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통으로 넘었던 길이지만.....
꿀풀
젓가락나물
한티고개를 내려왔다
외계인의 침략
보리가 익어간다
마을을 지나
송덕암 교차로를 건넌다
오늘 걸은 내포 천주교 순례길은,
서산시가 조성한 아라메길 2구간과 겹친다
다만, 송덕암 교차로부터 해미읍성까지는 2개의 코스가 있는데,
걷기 좋은 흙길(산길)을 걷고 싶으면 송덕암 교차로에서 건너
산수저수지 옆 산길을 강추한다
일부는 길을 개척하여 걸었다....
흙길을 찾는다는 일념하에
도로를 걷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 않는가?
시골에서 자란 이들에게 논두렁은 그 자체로 추억이다
개울도 마찬가지로 추억이다
미국물칭개
언제 기회되면 내포문화숲길을 연구하여 제대로 걸어봐야겠다
산수저수지 못미쳐 왼편으로 임시 가설다리를 건넌다
산길이 약간 길기는 하지만 오늘 걷기에서 예상외로 건진 보물이다
세월을 낚는 중
이제 마을로 내려간다
벌써 열매가 빨갛게 익어간다(앵두, 보리수)
텔레토비
보라돌이, 귀염둥이 나나...
해미읍성에 도착했다
인파에 섞이면 진행이 어려울 수 있어 정문에서 성곽길로 올라
서문에서 내려와 동문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전에는 회화나무에 철사줄 등 고문의 흔적들이 있었는데 깨끗히 치워졌다
읍성은 교황방문이 예정되어 있는 탓인지
이전보다 훠씬 붐비고 활기차 보였다
동문이 잠겨 있어 성곽길을 걸어 정문으로 다시 나오는 길에
매식을 하려고 식당에 전화를 했다
해미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짬봉집 영성각은 주인이 중국에 가서 휴업중이었고,
또하나 인터넷에 소개된 '해인칼국수'에 전화를 했더니 아주 불친절하게 밀려 있고
전화해놓고 오지 않는다고 예약을 안받는단다...
그것도 매울 불친절한 음성으로
지난주 나주의 100년된 곰탕집 하얀집과 정말 비교가 되었다.
혹 해미에 와서 식사를 하실 분 해인칼국수는 별추가 아니라 아예 비추다.....
읍내에서 점심을 먹고 오늘 도보 종료지인 여숫골 성지로 향한다
해미읍성내를 나와 여숫골성지까지도 '십자가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당근 내포 천주교 순례길은 순례길인만큼 이 길을 따라 가도록 되어 있지만,
우린 걷기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 뚝방길을 찾아 걸어 갔다
혹 아래 GPX 파일을 따라 걸으실 걷기꾼은 이를 감안하길 바란다
여숫골 성지
여숫골이란 이름을 보고 옛날에 여우가 많았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천명도 넘는 천주교 신자들이 생매장 당한 이 곳에서 '예수마리아'의 기도소리가 울러퍼졌고.
그 소리가 마치 '여수머리'로 들렸는데,
그 뒤에 변형되어 여숫골이 되었다고 한다.
여숫골은 그런 의미에서 진둥범과 함께 생매장의 아픔을 그대로 나타내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누군지 아는 분?
해미순교성지 기념관
앞에서 볼 때와는 달리 뒷뜰이 굉장히 넒었다
진둠벙
팔이 묶여 끌려오던 신자들을 거꾸려 빠트려 이 둠벙 속에서 쳐박혀 죽게 했다고 한다
한복을 입은 마리아님과 아기 예수
날씨가 참 많이 도와줘서
의미있는 길을 뜻깊게 걸었다
오늘 걸은 길(나들이 앱)
GPX 파일을 첨부하였다
(이 길에 대한 지도나 GPX 파일 등이 별로 없고, 특히 흙길에 초점을 맞춰 걸을 때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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