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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걷기/옆지기와 떠난 길

복사꽃 피는 무릉도원, 금강 벼룻길과 잠두길........옆지기와 함께 걷는 길(25)

by 강가딩 2014. 4. 12.


복사꽃이 만발한 금강의 벼룻길, 잠두길을 다녀왔다.

 

어느 때 가도 좋지만,

복사꽃이 필 때 가보지 못해 아쉬웠던 무릉도원길,

오늘 옆지기와 함께 복사꽃 향에 흠뻑 취하고 왔다.

 

▲ 코스:

- 금강 벼룻길: 2.6km, 1시간 10분

- 금강 잠두길: 2.2km, 약 40분)

▲ 언제/누구랑: 옆지기랑, 2014년 4월 12일(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 비단강

그 비단강에 연푸른 물감을 풀었다....벼룻길 각시바위 동굴 앞에서

 

무릉도원 찾아가는 길,,,,복사꽃 만개한 잠두길

 

 

무릉도원 찾아가는 길에 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오늘 퇴원예정인 어머님 뵈러 광주갈려고 시간을 비어 두었는데,

퇴원이 담 주로 연기되었단다. 

 

금강 벼룻길 가기전 먼저 들린 곳은 붉은 복사꽃 홍도화 축제가 열리는 금산 홍도마을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봄은

옆지기와 함께 봄꽃 보러 갈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낼 해외출장이 있어 새벽같이 인천공항에 가야 하고 해서

복사꽃 필 때 꼭 가보고 싶었던 금강의 무릉도원길을 찾아가기로 했다.

 

한데, 내가 찾아갈려 했던 무릉도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붉은 도원에 도착해 버렸다

 

꽃이 만개한 시기를 맞추긴 참 힘들다

월급쟁이들의 희망 주말, 한번만 놓치면 그냥 지나가버린다.

 

오늘, 분명 10여일 빠르기는 하지만

초여름처럼 더웠던 올 봄 날씨에 기대를 걸고 출발했다

 

홍도마을의 홍도화 축제는 4월말경 열리는데,

올해는 1주일 당겨 세째주인 19일에 열린다고 한다

 

홍도 마을을 중심으로 약 7km 도로변이 전부 붉은 복사꽃이다.....

 

일주일 먼저 온데다 아침 일찍 찾아온 탓에 홍도마을은 우리 둘 차지였다

 

막내 양념딸 학교에 자습 보내주고

유성 IC를 통과하니 9시 30분이다....

 

홍도마을과 벼룻길은,

충남 금산과 전북 무주로 道가 다르나

거리로는 15분이면 충분하다

 

벼룻길 가는 길에 상굴암 마을에서 벚꽃길을 만났다

지난주 다녀옸던 섬진강 벚꽃 축제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약 1키로 가까이 비단강을 끼고 펼쳐진 벚꽃 향연은

옆지기에 대한 미안함을 가시게 해주는데 충분했다

 

대티교 삼거리에서 밤소 체육공원으로 들어가 파킹하고 출발한다

 

벼룻길,

몇차례 왔지만 모두 부남면사무소에서 걸어왔다

역방향은 이번이 첨이다

 

차량 회수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빡센 도보보다는 옆지기와의 데이트 산책이 주목적이기도 하다

 

복사꽃 길을 지나자 전설을 품고 있는 각시바위 동굴에 이르렀다

 

 

부남면 소재지의 초등학생들이 이 동굴을 지나 무주읍내까지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동굴을 지나자 연푸름의 향연이 펼쳐졌다

 

여기가 바로 벼룻길이다

 

오늘은 때를 제대로 맞췄다

벼룻길은 비단강에 연푸름 물감을 풀어놓는 4월말, 5월초에 오면 가장 좋다고 한다....  

 

금낭화 밭을 만났다

 

(산)괭이눈(?)

 

현호색

 

까마귀밥 꽃(?)

 

이제 벼랑길이다

한데 아찔한 벼랑이 아니라 애들이 학교에 다니는 착한 벼랑길이다....

 

산벚꽃이 산을 덮었다 

 

평소 산나물 캐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던 옆지기가 쑥을 뜯는다

 

매화말발도리 꽃 같은데...감이 안잡힌다

 

조팝나무 꽃이 참 예쁘다....

 

벼룻길이 끝나는 과수원에서 원점회귀하였다

 

과수원에는 사과나무 꽃이 올라오고 있었다

 

조금 지나면 으름도 꽃을 피울 것이다

 

돌아가는 길,

옆지기는 길은 같은데 올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고은의 시 '그 꽃'이 생각났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되돌아 나오니 날씨가 화창하게 개었다

 

오늘 우리가 걸은 벼룻길과 잠두길은 예향천리 금강마실길의 한 구간이다

 

이제 잠두길을 찾아갔다

 

이전에 버스가 다니던 국도였는데....

 

지금은 걷기꾼 뿐 아니라 복사꽃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바뀌었다

 

봄에 벚꽃과 진달래, 철쭉을 보러 가지만,

복사꽃길을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는다

 

붉은 복사꽃 홍도화마을은 식재하여 가꾼 것이지만,

 

바로 이곳 복사꽃으로 물든 잠두길은 自生의 개복숭아 꽃길이다

 

오늘 옆지기와 함께 한 무릉도원 길은 이 시 한편으로 그 소감을 대신한다

 

 

복사꽃 아래 천년 (배한봉)

 

 

  봄날 나무 아래 벗어둔 신발 속에 꽃잎이 쌓였다

 

  쌓인 꽃잎 속에서 꽃 먹은  어린 여자아이가 걸어나오고,

머리에 하얀 명주수건 두른 젊은 어머니가 걸어나오고 허리 꼬부장한 할머니가 지팡이도 없이 걸어나왔다.

 

  봄날 꽃나무에 기댄 파란 하늘이 소금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파문지고 있었다.

채울수록 가득 비는 꽃 지는 나무아래의 허공, 손가락으로 울컥거리는 목을 누르며,

나는 한 우주가 가만가만 숨 쉬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장 아름다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 들의 길.

 

  차마 벗어둔 신발 신을 수 없다.

 

  천년을 걸어가는 꽃잎도 있었다.

나도 가만가만 천년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한 우주가 되고 싶었다.

 

 

 

 전망대에서 옆지기는 용포교 방면으로 걸어가고,

난 차량을 회수하러 돌아 나왔다

 

 

 

 

돌아 나오는 길,

아까 보았던 그 길인데....그 말이 되풀이되었다

 

 

 

 

잠두길을 나와 무주의 유명한 어죽집 금강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되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