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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반 산행

팔공산 갓바위, 돌풍에 길을 멈추다

by 강가딩 2011. 10. 25.


팔공산의 갓바위를 다녀왔다

 

본래는 갓바위에서 신령재, 동봉, 오도재를 거쳐 수태골로 넘어가는 종주 코스를 계획했으나,

도착해 보니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되고 있었고 거센 돌풍까지 불었다

팔공산 산행은 바위가 많은 산길이어서 우중의 안전을 고려하여 갓바위에서 반대편의 갓바위 휴게소로 내려왔다

 

안전 때문에 세시간도 못되어 산행이 종료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단풍이 절정을 향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 코스: 갓바위 관음휴게소 주차장~선본사~관봉 갓바위~관암사~갓바위 주차장

▲ 거리/시간: 약 6km(안내 지도상으로 약 4km), 2시간 30분

▲ 언제/누구랑: 2011년 10월 22일(토), 토요산사모 회원들과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갓바위 약사여래불

 

갓바위 관음휴게소, 출발부터 비가 계속 내린다

 

 

갓바위 축제가 담 주 열리나 보다

 

선본사 문을 지나고

 

금룬교를 건너 갓바위로 본격 오르기 시작한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계곡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거세게 흘렀다

 

여긴 삼성각

 

갓바위

 

너무 바람이 세서 우산대가 부러졌다

그럼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자들은 불공을 드리는데 여념이 없다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약사여래불 앞에서는 각종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초와 공양미를 팔고 있었다

풍진 세상에 사는 민초들의 고해는 거의가 비슷하나 보다

 

눈을 돌려보니 단풍이 가까이 와 있다

 

이렇게 멋진 단풍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내려가야 하다니.....

 

빗줄기가 약해진 하산길, 여유를 갖고 단풍에 셔터를 눌러본다

 

 

여긴 관암사

 

 

 

오늘 산행은 정말 짧게 끝났다

대신 화장실에 붙어 있는 글귀로 마무리한다

<중략>

팔공산 높은 자락 흰구름 흘러가고

약사여래 부처님이 미소 지으시며

육도중생 살피시며 지옥중생 구하시려

오랜 월 비바람에 무상법을 설하실 때

이 몸은 허상이니 자유로와지라 하네

자유로와지라 하네

 

마치 우산을 놓고 오는 것처럼 내 자신도 거기에 두고 왔으면

더욱 자유로와졌을텐데....

어느 낙서장에 본 이 글귀처럼, 처마 끝으로 내리는 빗물이 내 몸을 씻고 내려가 줄까?

 

 오늘 걸은 길(G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