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 하늘길을 걸었다
대물꾼들이 말하길,
낚시터에서 찌를 바라보고 찌올림을 즐기고 손에 걸린 촉감을 즐기는 것 못지않게
낚시 떠나기 전 도구 손질하고 어데로 갈까 궁리하고 고민하는 사전 준비도 커다란 낚시의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북악 하늘길은 실제 걸은 시간과 거리는 매우 짧았고 생각만큼의 멋진 길은 아니었지만,
도보 관련 책자를 보고 상상하고 머리 속으로 걸어보았던 즐거움은 한없이 컸다
서울의 걷기 조은 유명한 길들을 하나 둘 걸으면서 서서히 몸으로 터득한 사실은,
인구 천만명 이상이 사는 회색 빌딩의 도시 서울에서,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흙길과 사람 손길 닿지 않은 산길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는 것과,
걷는 즐거움을 발길에서 오는 촉감과 자연과의 대화라기 보다는,
눈으로 느끼는 시각적 즐거움과 아직(?) 남겨 있는 자연적인 흔적의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아울러, 시골과 산길에서는 안내 리본 하나면 길을 찾을 수 있지만,
오히려 표지판이 홍수를 이루는 서울에서는 건물 숲에 가려 길 찾기 더 어렵다는 점이다
인왕산 스카이웨이 첨으로 가보았다,
북한산 둘레길보다는 오히려 더 나았고,
백사실 계곡은 서울에서의 계곡있이었을 뿐 너무도 과대포장되어 있었다...
등과정터, 탕춘대터, 세검정 등과 같은 역사적 장소는
TV나 영화에 등장하여 명소가 된 카페 산모퉁이보다 훨씬 미미한 존재였고, 사람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듯 했다
세검정에서 창의문으로 옆에서는 매연 뿜는 차들로 밀려있는 도로를 따라 회귀하도록 안내한 도보책자는,
너무도 도보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걷는 괴로움이 뭔지를 망각하지 않았나 생각되었다
▲ 코스: 경복궁역~사직공원~윤동주시인의 언덕~창의문~카페 산모퉁이~백사실계곡~세검정
▲ 거리/시간: 7.3km, 약 2시간 10분
북악 하늘길의 하일라이트 "윤동주 시인의 언덕"
경복궁역 1번 출구를 나와,
사직동 주민센터에 들려 용무를 보고 얼굴화장도 하고는 출발.....
사직공원으로 들어섰다
사직단
인왕산 스카이웨이
등과정터, 몇백년이 흐른 후 후손들이 그 곳에서 활을 쏘고 있다
위험한 도로를 피해 옆에 흙길을 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랐다
올랐다기 보다는 그냥 걸었다...
이 길에서 난 이 길이 가장 좋았다
조그만 공원을 그냥 돌았다
시인의 언덕에서 본 서울 시내
서울 성곽
창의문
카페 산모퉁이 가는 길
커피 프린스 1호점 '카페 산모퉁이', 차한잔 마셔야 했는데
백사실계곡 입구,
어느 시골에 가도 다 있는 그런 뒷동산 골짝이지만,
바로 여기 우리나라 수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천연기념물 대접을 받고 있다
오늘 도보 종료지 세검정터,
카페 산모퉁이는 표지판도 그럴싸 마니 붙어 있었지만,
세검정터는 매일 보면서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다
오늘 걸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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