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 둘레길/호남권 둘레길

신지도 명사갯길 - 숲길이 더 풍성한 명품 갯가길

by 강가딩 2019. 3. 27.


시건방을 떤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다

길에서의 또 하나의 경험이 앞으로 더 진중하고 겸손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


갯가길은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갯일 하러 나가고, 마실 다니던 길이다.

한데 명사갯길은 해안길, 백사장도 있지만,

해벽을 끼고 난 숲속 오솔길이 더 풍부하다


그래서 걷기꾼을 위한 길이다

오름 내림이 크지 않고 바다를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다

초보자들도 편하게


언제/누구랑/얼마나: 2019324(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어디를: 약 9.5키로(난 2km 정도를 더 걸었다) , 약 4시간,  명사갯가길 1코스(신지대교 휴게소~물하태~서봉각등대~명사십리해수욕장~울몰)

GPX 파일 신지도 명사갯길.gpx



<참고> 완도 1박 2일 일정(클릭하면 넘어갑니다)

- 첫날 점심(3/23일), 윤선도 원림/세연정과 동천석실

- 첫날 오후(3/23일), 뾰족산과 격자봉 트레킹

- 둘째날 새벽(3/24). 도치미 능선 트레킹(보길도)

- 둘째날 오후(3/24), 신지도 명사갯길





배낭 자크가 열려 흘리고 온 자켓,

지난 겨울에 산 새 것이고

호주머니에 현금도 들어 있었는데

뒤에 오신 분들이 친절하게도 나무에 걸어 놓았다


산꾼들의 도덕수준은 일반인을 능가한다고 말하면 비약일까?




명사갯길의 백미로 소개되고 있는 서봉각 등대로 가는 오솔길




명사십리는 바닷물에 모래가 부서지면서 우는 소리가 10리 밖에서도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어렷을 적 전라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귀가 따갑게 들었던 곳인데,

나이 육십이 되서야 오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지 않겠는가?




보길도에서 9시 30분 배로 나와

신지대교 휴게소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안되었다




명사갯길은 1코스와 2코스를 합해 약 15키로다

1코스는 신지대교 휴게소가 출발하여 명사십리 해변까지 약 10키로이고

2코스는 명사십리 해변의 끝자락 울몰마을에서 내동마을까지 약 5키로다




신지대교 휴게소 뒷편 나무데크로 올라선다

명사십리 해수욕장까지 6.1키로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이는 명사십리 입구까지 거리다




나무데크를 올라서면 능선길이 나타나는데

데크를 버리고 진달래가 손길하는 산길로 올랐다




산 길로 올라서면 내려가는 길을 찾기가 어렵다

거의 묵어서 보이지 않는다

데크길이 내키지 않고 산길이 유혹해도  갯가길을 고수하길




포장길을 잠시 걸으면 본격적인 명사갯길 1코스가 시작된다




우리는 대전으로 올라가는 시간, 길벗들의 걷기 능력 등을 고려하여 1코스만 걷기로 했다

물론 1코스 중간에 있는 상산을 다녀온 적이 있는 신샘님은 혼자서 가보지 않은 2코스로 날랐지만....




해벽을 끼고 난 숲길은 순하다




봄 꽃까지 피어 운치를 더해 주었다




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는데

여수 갯가길에 비하면 초보자용 갯가길이라 할 수 있다




물하태에서 점심을 먹었다

꺼리를 준비해와서 아침부터 유부초밥을 만들어준 햇살곰님 덕분에 점심이 풍성해졌다




여기에 진달래를 띄운 꽃술을 한 잔 겻들이니 신선이 부럽지 않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출발하려고 배낭을 챙기다 보니 자켓이 안보인다


한참을 돌아가서 다행히 되찾았다




건방을 떨어도 한참을 떨었다

추소리님이 배낭 자크가 열렸다고 했을 때 혹시나 뭐가 빠졌나 살펴보았으면 이 정도까지 낭패를 보지 않았을텐데




물하태로 돌아와 급한 맘을 조금 진정시키고 일행을 뒤쫒아 간다




신지도는 완도 앞 조그만 섬임에도 무려 40여명이 유배 온 유배 명소(?)중 한 곳이었다고 한다

천연두 예방접종 백신인 종두법을 들여온 지석영은 송곡리에 살며 '송곡리 촌사람'이란 별명을 얻었다고 하며,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도 흑산도로 유배 길에 신진도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서예가로 이름 높은 원교 이광사도 여기서 유배생활을 했다.

'동국진체'의 완성자인 원교는 지리산 천은사, 두륜산 대흥사 등 여러 절집의 편액을 남겼다고 한다


이광사가  부귀영화, 가족, 모든 것을 잃고 늙으막에 신지도로 유배와서는

오로지 글씨에 빠져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감성을 토대로 한 동국진체를 완성했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귀양 가는 길에 들른 해남 대흥사에서


"조선의 글씨를 다 망쳐놓은 것이 원교인데 어떻게 그가 쓴 '대웅보전' 현판을 걸어놓을 수 있는가"라고

초의선사에게 비판했다고 한다


한데,  9년 후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다시 들려  

"옛날 내가 귀양길에 떼어내라고 했던 원교의 현판을 다시 달아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원교는 1777년 신지도에서 숨을 거두었다




봄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제비꽃




솜나물도 벌써 보였다




서봉각 등대 가는 갈림길




옆지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들은 쵝오라는 손짓을 하면서 되돌아 나오고 있었다




브로맨스도




이 길에서는 그네를 한번 타보시길





서봉각 등대는 완도항을 드나든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준 무인 등대다




 80년대 초 횡간도 무장간첩선 침투사건 이후 등대지기와 전경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하얀 등대만 남아 있는 곳이란다

바다 건너로 땅끝이 보인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되돌아 나왔다




명사갯길에는 마삭줄을 비롯해서

사스레피 나무도 많았다




명사십리(明沙十里)가 눈에 들어왔다




신지도의 명사십리(薪智鳴沙十里) 해수욕장은 모래를 밟으면 우는 소리가 나서 속칭 '울모래등'이라 하며,




명사(明沙)가 아닌 명사(鳴沙)라 쓰고 있다고 한다.




명사십리 백사장에서는 맨발로 걸어야 맛이다

때가 때이니만큼 그냥 걸었다




오히려 낭만을 모르는 나는,




오로지 걷기에 더 중독된 나는,




이 백사장에 자리를 펴고 수평선을 바라보면 일명 "멍때리기"를 해보라는 권고(?)를 무시한 채,




흘리고 온 자켓을 찾아오느라 버린 시간에 쫒겨 서둘러 걷는 무모함을 반복했다




심지어는 지루함마저 느껴져 백사장을 버리고 해송길로 올라섰다




그 덕분일까, 후미 일행들을 잡았다

별로 달갑지 않는 기록이다




울목마을에서 명사갯길 1코스 걷기를 마무리 했다




오늘,

아니 1박 2일 동안 수고했다....가딩




오늘 걸은 길(오룩스앱)

흘린 옷을 찾으러 간 궤적이 보인다

돌아올 때는 도로를 걸었다




고도표


나중에 기회가 될 때,

아마도 신지도 옆, 약산도 삼문산과 조약돌 해변에 혹 비박을 오게되면 2코스를 걸어보리라

그 때는 생일도나 소안도도 가보고.....




도보가 끝나고 대전으로 올라오는 길에

강진 병영면에 들려 한번은 들려볼만한 돼지 불고기로 저녁을 먹었다




신샘님 상에는 특별히 2인분을 주문했다




병영면 시장모습

5일장이 열리는 날만 문을 여는 목욕탕이 있고




어쩌면 이름은 나지 않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돼지 석쇄 불고기 선술집도 있다

담에 강진 올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려보기로....




하멜은 강진에서 7년간 체류했단다

그 때 살기 위해 나막신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신지도 명사갯길.gpx
0.06MB